인터넷으로 물건을 주문하는 시간은 나로 하여금 집중케 할 수 있어 좋다. 중독성으로 구매 하는게 아니라 필요 한 것을 웹 서핑 하며 비교 분석하는 그 프로세스가 흥미롭다.
아내의 화두중 제일로 치는 것이 나의 건강이며 운동이다. 본태적으로 나는 몸 움직이는 것을 싫어한다. 양반의 혈통을 받은 관계로 힘드는 몸을 쓰는 일은 하인이나 머슴으로 하여금 움직이게 하고 나는 비스듬히 누워 흘러 가는 구름을 관하거나 돈 안되는 음풍농월이나 씨부리는 게 일상이다.
집요한 아내는 수영으로 정하여 통보한다. 나도 포물선인 배를 바라보면서 더 이상 늦추어 안되겠다는 결심으로 중요한 장비의 하나인 수영복을 인터넷으로 검색하여 선수들이 입는 듯한 무릎까지 내려오는 멋진 놈을 클릭하여 주문 하였다.
아내는 내 결심을 모르고 있다가 수영복이 도착하자 얼굴에 도화꽃이 핀다. 바로 집 근처 수영장을 손수 방문하여 1달치를 끊어 채근한다. 결국 이틀째 수영을 하고 있다. 25m를 예전 낙동강에 헤우적 대며 배운 수영 솜씨로 치고 나가 보지만 물살 가르는 할매보담도 못 나간다.
숨이 가쁘고 온 삭신이 살려달라고 옘병을 하지만 양반의 체면을 버리고 매일 아침 멱을 감아야한다. 세상의 사는 살이도 바꼈다. 운동이 예전에는 생산력에 작용하던 것이 이젠 장비나 자동화가 대체함과 과도한 영양 공급으로 따로 경비를 들여서 몸을 만들어야 하니 앞뒤가 안 맞다.
올해는 날씨도 고르지 않고 대형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으니 봄이 이제 코 앞에 왔어도 마음은 진작 분홍 빛이 아니다. 기도하는 마음을 모으고 아타까운 심정을 감추지 못하나 결과는 늘 우리에게 실망만 안겨준다.
세상 일은 항상 좋은 일과 나쁜 일이 동시에 일어나는 법인데 요즘은 좋잖은 일만 연속이니 그렇다. 사람만 우울증이 걸리는 것이 아니라 날씨도 세상살이도 우울한 것 같다. 원인으로는 스트레쓰가 일순위로 꼽힌다. 허나 그 스트레쓰나 긴장감은 살아나감에 있어 방어에 필요한 생존 수단이다. 적당량으로 유지 하는 것은 오로지 자신의 자기 관리 몫이다.
나도 한 때 경증의 우울감으로 힘 든 적이 있다. 마음 살핌과 명상 수행을 오랜동안 생활화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선듯 극복하기가 힘 듦을 관찰하고 석가모니 부처님도 예수도 인간 이었음에 우울 하였을 것이다라는 가설을 세우고 우울감을 세월로 흘러가게 만들었다. 우울한 상태를 관찰 하고 거부 하지않고 비올 때 비 맞는 것 처럼 받아들임 으로 이제는 우울감으로 부터 살짝 벗어 나 있지만 언제가는 또 올 것이다. 삶이 그런 것이니까.
천안함 실종 승무원들의 무사 귀환과 최진영씨 편안한 영면과 태안 청포대 공무원 교통사, 버스 계곡 추락으로 사망한 사람들의 죽음이 다시 피어나는 꽃으로 승화 하길 기도한다.
4월 인데도 날씨가 아직 춥다. 이런 너스레를 떨 수 있도록 하루를 내어준 시공간 존재계에게 감사를 드린다.
첫댓글 다녀갑니다.
금년에는 뒷밭에다 감자 네고랑에
어제는 대파까지 모종을 심었는데
밥 먹을 시간도 모자라니
나는 아무래도 쌍놈 출신 갑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