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습한파가 3한4온도 없이 이으지고 있습니다
포근했던 그동안의 날씨로 마을의 배추는 아직 밭에서 꽁꽁 얼어있는데
다행히 저는 김장을 끝낸 터라 마음이 이렇게 부자일 수 가 없습니다
먼저담은 것은 잘 숙성되어 차곡차곡 김장고에서 자고있고
마지막 26, 29일 김장은 아직 바깥에서 이렇게 숙성중에 있습니다
배추절임부터 갈무리까지 남편이 폰에 담았는데
보통의 김장법과 조금 엉뚱한 부분이 있을 것 같아 옮겨보겠습니다
우리집 배추의 키를 보세요 숟가락 길이를 넘지않습니다
배추를 적실 소금물의 농도는 염도계로 1.9%를 나타내는데
바닷물이 3.5%인 것과 비교해 보세요
무엇보다 절임통을 모두 스텐다라이를 고집합니다
소금물을 묻힌 배추는 켜켜이 조금씩만 넣어주는데 대략 4~5켜씩 넣습니다
2시간후에 아래 위 위치를 바꾸어주고 2시간 후에 다시한번 그리고 2시간후 처음1.9%의
간물을 배추가 잠길정도로 붓고 6시간정도 더 두면서 골고루 뒤적이면서 적당한 간의 유무를 확인하고 씻어 건져서 물기를 텁니다
보통의 가정에서는 배추를 가지런히 쌓아두고 2~3시간 물을
흘러내리게 하는데 우리가 배추를 털어서 물을 빼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배추간을해서 씻어 건진 배추를 1~2시간 소쿠리에서 물바짐을 시키면
배추가 얌전히 물빠짐이 잘 된 배추는 배추의 싱싱함이없이 짜고
염도가 적당히 잘 되어있는 배추는 주름진 배추사이사이 물기가 1~2시간동안에 서서히
스며들어 배추가 다시 살아나 밭으로 가려고 하지요
그래서 재발리 물기를 제거하기위해서 어깨 아프고 힘들지만
1쪽당 8번 정도 털어서 합니다
(이것은 매우 중요한 과정이고 많은 김장을 한꺼번에 할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
껍질벗겨 갈아서 멸치젓에 재워둔 5일경과된 왕새우 빛갈은
5일전과 달리 분홍색을 띕니다
여기에 준치 +다시마로 우려낸 육수를
1:1비율로 하고 고춧가루 파 마늘 설탕을 넣는데 이때 설탕량이 또 김치맛을 좌우합니다
우리집같이 푸른잎이 노란 속닢보다 훨씬 많으면 1통기준으로 7스푼을 넣고
푸른색이 거의 없는 알배추 라면 3~4스푼이면 되는데 이때도 들어가는 파의 양에따라
설탕량이 가감됩니다(파의 쓴맛대문에)
설탕이 많아 다소 의아해 하겠지만 유산균은 당을 먹고 그 세력을 키우는데
설탕이 없던 시절 쌀풀을 끊여붓거나 홍시나 호박을 넣었던 김치도 그런 이유이지요
김치속의 발효당분은 그 어떤 발효액보다 우수하다는 이론이 있습니다
양념을 묻히는 우리집 배추
춤이 짧고 짙은 녹색이 많은 것이 특징(이 농사법은 따로 올리겠음)
키가 짧아 실로 묶습니다
무우는 6시간정도 약간의 소금에 절여 충분히 물기를 뺀 것인데 크기가 제 손바닥을
넘지않습니다
어린 무가 아니라 늦게심은 역시 밀도높은 단단한 무우입지요
한켜만 넣습니다
이것은 청 이파리 김치입니다
밭에서 나온 배추는 제일 겉잎은 버리고 다음겉은 우거지 덮은데 쓰이고 그 다음겉은
말려 엮어서 시래기된장용으로 걸어두고
이렇게 처음부터 3종류로 분류합니다
그다음 몇장을 떼어 모아서 따로 간을 해서
담는데여기 들어가는 양념은 젓갈은 20%정도를 덜 넣고 대신 육수낸 국물을 20% 더 넣고 설탕도 20%더 넣습니다 두켜 정도는 6시간 동안 절여둔 납작무우를 충분하게 양념을 발라
넣어주는데 잘 곰삭혀서 꺼내 찢어 먹으면 옛스러운맛으로 찐 고구마와 잘 어울리어 우리부부가 즐깁니다
날짜와 이름표가 선명하지요?
우리손자 오며는 먹을 백김치도 이름표를 달았습니다
가지런히 누워있는 청 이파리김치의 얌전한 모습 보실까요?
배추를 심어 밀도높은 배추를 얻기위해서는 가을 강우량을 체크하고 일기예보에 민감하게 대처하는데 단순노동이지만 성가시고 시간을 투자해야 하니 동네 어른들은 저를 유별나다고 흉보면서
김치맛은 칭찬합니다
건강이 허락하는 날까지 누가 뭐라 캐 싸도
저는 이렇게 살낍니더...
관심있는 귀촌인은 따라 해 보세요
※ 보통 김장용 배추는 이쪽 남쪽지방에선 음력절기로 처서에 심는데(양력 8월 23일전후)
저는 가을 전체날씨를 체크하고 20일 정도 늦게 심지요
올해는 가을이 길고 온화 하다고 해서 추석이 훨신 지난 9월 중순에 심었는데
3일 정도만 빨리 심었으면 원하는 100%의 배추가 되었을 터인데
조금 못 미쳤습니다
오 뉴월만 하루볕이 무서운게 아닙니다
파종기의 하루볕은 수확기엔 엄청난 차이를 보이지요
농사를 지으면서 터득한 경험입니다
수확기가 다가오면 비를 피하기위해 대형 비닐로 밭을 덮고
비닐이 바람에 날리지않도록 돌로 꼭꼭 눌러주는작업
절여진 김장배추를 힘 들여 털어주는 작업
이런 단순노동은 맛있는 김치맛을 아는 우리남편의 몫입니다
오늘 부산의 이효권동기생과 운동이 잡혀있어 완전무장하고 출타합니다
시간 빡빡하다고 엄살 이시더만 지난밤에 깎아둔 마지막 곶감걸이를
햇볕에 내 거는일을 기어코 하고갑니다
요즘 곶감맛에 푹 빠져있으니까요
이 추운 날씨에...
내일은 건조된 시래기 짚으로 묶는 작업이 기다립니다
월동준비가 마무리되는 작업이지요
이제 우리부부 아랫목에서 느긋하게 연속극도 즐기고
괜찮은 영화도 한 프로씩 하고
1월에있을 45주년 총동기회에 출품할 작품도 점검하면서...
오지 전원생활을 벗어나는 서울나들이는
언제나 가슴설레이는데
1월 15일이 설레이게 다가옵니다
그때 만나게 될 동기가족들
오랫동안 못보아서 그리운 얼굴들
그때까지
안녕히....
첫댓글 김장하시는 과정이 수학 문제 푸는것 같습니다. ㅜㅜㅜ
선배님 내외분의 오붓한 전원 생활이 참 따스합니다.
용철 후배님 거운 12월 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