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어머님이 전라도 지역을 다녀본 곳이 없다는 말이 불현듯 떠올라서
그리고..추석명절에 휴일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시골에 내려가지 않은 점이 캥겨서..
어머님을 모시고 "전라도 사찰 순례" 같은 거창한 이름을 걸고 ^^
숙박지와 일정을 일절 정하지 않고..그냥 마음편하게 물흘러가듯 가는
여행을 꿈꾸고 10월25일 군산으로 출발, 부안, 고창, 해남을 거쳐 보성, 벌교로 해서
3박4일의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습니다.
덤으로..요즘 사춘기가 한창인지..자기는 사랑하지 않는다고 사고치는
둘째늠도 데리고 진지한(?) 대화의 시간도 갖고 말이죠..
어머님은 부산에서 군산으로 버스를 타고 출발...랑데부해서
몇년전 군산에 내려가서 소일하는 고모님을 들러 인사도 하고..뒷뜰 소나무가 천만원, 오백만원짜리라고 하네요 ㅋㅋ
철조망도 안치고 살아도 되는 좋은 동네인것 같아요.. 월명공원 부근 등 시티투어하고, 군산수산물센터에서 맛있는
회도 먹고..고모님이 사준 공짜 회가 되서 더 맛있는것 같아요....^^
변산 내소사를 들렀습니다..어머님은 참배하시고..저는 무소속(?)이라 합장만 하고 법당 주변을 기웃거렸죠..둘째늠이 뭐가 불만인지 꼬맹이 쳐다보고 인상쓰고 있네요 ^^ 꼴이 여자라고.왜 이리 쉽게 삐지는지 ....휴...여자3명 데리고 사는거 너무 고달픕니다..
임금님 수명이 짧은것도 다 여자때문이 아닌지...
템플스테이 행사참여중인 외국인
울트라앨프가 있어서 어머님을 빗대어 살짝 찍었습니다..촬칵 소리에 날 쳐다보는 분들에게 어머님을
가리키면 씩 웃었습니다...이런것을 보고 "썩소"라고 그러지요.. ㅎㅎㅎ
하룻밤을 변산댐 부근에서 민박으로 자고..다음날..경치좋은 해변길 드라이빙합니다..
혹시 이거보고 기억나시는 분...작년에 변산 채석강 문어잡이 카약킹할때 들렀던 곳이죠..위도인가?..물 빠지면 섬과
기적의 길이 생긴다네요..관광객들이 열씨미 조개잡고 있네요..음..그 때 파도가 좀 있어서 이 앞에서 카약이 뒤집어진 분도 있었는 데 ㅎㅎㅎ
부안 곰소염전을 들러 구경합니다..어머님은 "진짜" not중국산 소금 한포대를 택배로 주문하시고 (돈은 내가 내고 ㅠㅠ;;)
염전 아저씨한테..꼭 진짜 좋은 소금보내달라고 신신당부 합니다...이렇게 중국산 아닌것을 사기 위해서는 원산지가도 믿기 어렵다는......염전 아저씨의 추천을 받아 인근의 "곰소 젓갈마을"에 가서 오징어 젓갈 2통 구했습니다. 여러 다양한 젓갈이
있었지만...주인아주머니는 솔직한 분인지 오징어젓갈과 조개젓 이외는 다 중국산이라고 하네요...음...이런 원산지에서도
한국산 찿기가 쉽지 않다는...오징어젓갈은 너무 맛있어서 여행중에 아침저녁 해먹으면서 ...다 먹어버렸습니다....
(점심만 지역특품으로 외식을 했죠)
고창 선운산 선운사로 왔습니다..산세가 아늑하고 대찰답게 사찰이 정감이 넘칩니다..하루이틀 이 부근에서 거주하면서 이 분위기에 젖어들고 싶었습니다....관람을 하고 난후 사찰부근에서 지역 특품 "풍천 장어"를 맛있게 먹었고요..
둘째 늠 교육도 시킬겸 고창 고인돌 유적지도 들렀네요..멋진 박물관도 있고...하지만 주차장에서 고인돌 군락지와는
거리가 상당히 있어 거동이 불편한 어머님은 박물관 부근에서 쉬시고..툴툴거리는 둘째늠을 데리고 고인돌앞에서
증명사진 찍습니다..
고창 다음에는 어디로 갈까? 목포 등등 고민하다가..일몰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서.그냥 해남 땅끝마을까지
달립니다..날이 어둑어둑하기 직전 도착....어머님을 확실한 증명사진 찍어주고요..그리곤..좋은 민박집 찿으러
다닙니다..
다음날 새벽 땅끝마을의 대표적인 포토포인트앞에서 일출을 기다렸습니만, 아쉽게도...구름이 방해를 하네요..
많은 아마추어 찍사들이 진을 치는 모습을 보니..똑딱이 카메라 들고 그 사이에 끼워있는 제 모습과 겹쳐서 웃음이 나오네요..
우리나라 사람처럼..예술감각이 높은 나라도 없을것 같아요.. 핸드폰카메라 들고 준망원렌즈낀 큼직막한 DSLR카메라
사이에 촬영자세하고 있는 아주머니를 보니 더 그런 생각이 듭니다요 ^^.
보길도로 카훼리타고 건너갑니다...해송마을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는 남해바다는 바다의 논입니다..양식장이
빈틈이 없을정도로 바다에 깔려있군요..낚시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여기서 여름휴가 보내는것도 좋을듯싶습니다..수도권에서
오기는 너무 힘들고요..
윤선도 선생의 거주지였던 "부용정"의 한국식 정원에 홀딱 반했습니다...자연과 더불어 풍류를 누린 옛사람의
복에 부러움이 절로 들고요..윤선도 선생이 삼전도 국취에 실망해서 제주도로 귀향하다가 뱃길에 잠깐 정박한
이곳 보길도가 산세가 너무 좋아서 그냥 주저앉아 살았다지요...
연못에 걸터있는 남도의 대나무를 사진에 담아봅니다..제 어렸을적 집 부근에도 대나무가 많았는 데...
보길도 우측 남단의"뽀족산"까지 드라이빙 신나게 해 봅니다.. 구름으로 인해 바다빛이 층을 이루네요...보길도 가실적엔
차를 가지고 가는것이 여러모로 좋습니다..훼리탑승 돈값을 충분히 하네요..
식당은 잘 골라야 할듯합니다...밑반찬과 매운탕의 맛이 도회지사람 입맛과 거리가 좀 있는 곳에서 식사를 해서 그런지
다음에 혹 여기 선창가 식당가에 온다면 식당몰색에 시간이 다소 걸릴것 같아요..
오후 느지막히 땅끝마을로 다시 와서...인근의 달마산으로 올라갑니다...통신기지 입구까지 차길이 있어
노약자 모시고 가볼만 합니다...달마산 도솔봉의 도솔암이 바위틈새에 운취있게 남해 바다를 지켜보고 있군요.
2년전에 회사 동료들하고 이곳까지 산행하러 온적이 있었는데 때가 아닌데도 눈이 내려 여기 암자 뜰에서 스님의
목탁소리 들어가며 잠시 쉰적이 있었지요..
도솔암에서 찻길이 있는 통신기지 입구까지 별로 먼거리가 아닌걸로 기억이 나서 어머님 모시고 온것인데 ...생각보다 더
시간이 걸렸고.심장이 아픈 어머님에게는 상당히 고통스런 시간이 되어서....후회를 좀 했습니다.
그기에다가 스님도 잠시 출타중이라..빈집에 우리끼리 노닥거리다가...아쉬움 가지고 하산했지요..
해가 질려고 했지만..다음날 여유있게 투어를 하기위해서...해남에서 다시 1박을 하지 않고...강진 소금강을 거쳐 보성으로 달려갑니다.
새벽에 잠자는 둘째딸은 그냥 내버려두고..어머님과 펜션앞 차밭 구경을 합니다..이곳은 보성녹차밭 2단지쯤 되네요..멀리
보성앞바다가 보이고요..
아침을 먹고....보성녹차밭의 대명사인 대한 다원에 들렀습니다...영화에 나왔던 숲길이군요...애인과 와서
이 길을 새벽무렵에 걸으면..정이 새록새록 쌓이겠어요...^^
우리 작은늠 뒷 모습을 눈에 담아봅니다..언젠가 저늠이 옆지기와 함께 이곳에 다시 왔을 때...지 아비와 할매와 함께 와서
걷고, 쉬고..구경했던 것을 기억한다면....저는 그걸로 대만족이 될겁니다.^^
제가 양념꼬막을 좋아해서..벌교 꼬막시장을 들렀습니다...여기서 꼬막을 사서, 시장통에 있는 "우리식당"에 가면
꼬막을 삶아서 주네요..3명 한끼 식사준비하고 다 합쳐서 만원....음...양념하지 않고 그냥 삶은 꼬막은 많이 먹기가 좀
거시기 하네요..어머님은 ..남은 꼬막을 일일히 까서..부산 집에 혼자 있을 동생늠 준다고 비닐에 담아 챙기는군요..
어머님 마음이란...... 거참....
순천만과 연결된 곳..갈대밭을 둘러봅니다... 포토포인트는 다음의 여백을 위해 들르지 않고 통과....
순천터미널에서 어머님을 부산행 버스에 태워드리고......구례-전주-군산으로 해서 서해고속도로로 진입, 집으로 달려갑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어머님이 평소 가보고 싶었던 곳을 다녀와서 그런지 마음이 홀가분합니다...넓은 곡창..평야..아름다운 산하..맛있는 음식..천년 고찰... ...한동안 전라도 풍광으로 내 마음이 넉넉해질것 같습니다......
첫댓글 잘 보았습니다. 저도 시간내어 여행이나 댕겨와야 하것네요.
희망찬님이야 늘..여행다니는 기분이실테니...다른 분처럼 여행에 대한 감성을 고조시키기가 쉽지 않겠어요..
조이님 효도여행 정말 잘보았습니다...
조이님의 지극한 효심을 보았습니다.......즐거운 여행이 되시었기를.........
여행 줄발전 산중조사님의 조언에 덕 많이 봤습니다...건강하시죠? ^^ 임실을 지나가면서도 시간에 쫓겨 들르지 못한점 미안합니다
효자의 모범이십니다. ㅎㅎㅎ. 저도 중학교때부터 아버지와 대화가 없었던 것 같내요. 이제 내년부터는 함께 카약도 타고 전국을 돌아다녀야겠습니다. 노아 470에 아버지와 아들그리고 손자가 함께 여행하는 것을 기대해 주세요. 올바른 카약 문화를 만들려고요.....
평소 게으른 놈이 이럴 때 티 낸다고 그러지요 ^^
올해 4박5일 남도 여행 했는데 참으로 좋았던 모습이 세롭습니다. 이젠 보길도 보다는 청산도를 권유하고 싶습니다. 완도항 옆 수산센터에서 회사가자고 뒤에 좌판에서 한잠 마시고 청산도 들어가시면 10여년전에 제가 보길도에서 느꼈던 그 인심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청산도는 보길도 바로 옆인데 갈려하면 완도에 나가서 다시 배타고 들어가야 하는데 카약만 있으면 바로 넘어가면 될듯 ㅎ ㅎ 오늘도 꿈을 꿉니다
다음에 기회가 있다면 더 여유있게 남도투어를 하고싶네요..그 때 꼭 청산도에 다녀오도록 하겠습니다 ^^
제 눈엔 사진은 하나도 안 보이고 조이님의 어머님과 가족을 사랑하시는 모습만 보입니다.우리 카약타는 이는 왜 이리도 멋진지요.
풍하님이 주변 분들 챙겨드리는 것을 보면.. 풍하님이 멋진 분이죠! ^^
좋은 투어하셨군요...저도 꼭~ 가족과 함 가봐야겠습니다..죄수생 수능 마치면...ㅋㅋ
울 엄마 생각이 나네요~~~ 한달에 한번 겨우 가서 뵙는데.... ㅠㅠㅠ 본 받을 조이님 이십니다.
한달에 한번...대단하시네요..저는 멀다고..그리고 형님이 어머님 옆에 사신다는 점을 핑계로..년례행사로 인사하러 가고요..어머님과 아웅다웅 하지만 늘 옆에 있으면서 챙겨드리는 형님을 보자면...제가 하는 것은 너무 쉬운거지요...
돌아다니시느라 고생마니했습니다.보성녹차밭 까지 갔다오셨네요.
새벽에 녹차밭 사이로 산책하니...마음이 청량해지더군요...아쉬운 것은...인근...녹차밭 꼭대기 눈에 보이는 곳에 펜센단지를 짓는 것을 보니..좀...
멋지군요... 우리나라만 다돌아도 ....^^
어머님과 오븟한 시간을 보내셨네요, 아직도 거동에 불편이 없으실 정도로 건강하신가 봅니다. 이래저래 부럽습니다.
심장이 안 좋아서 아파트 한층 올라가기가 힘드시죠...그래서..거동을 조금이라도할 수 있는 지금 이 때가 귀중합니다만...그건 그렇고..편주님 바쁘신가봐요 ^^
예, 하는 일도 그렇고 무엇보다도 더욱 맥빠지는 일이 생겻었습니다. 해경이 단독 레져신고를 안 받아준답니다. 그래도 무작정 나가버리면 그만인데 조이님 아시는 것처럼 제가 한 메너하쟌습니까. ㅎㅎ 올해는 그저 이대로 조용히 보내려구요. 내년에나 다시 힘내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