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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진감 일대 영호남 지역을 개발하는 동서통합지대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한려대교(사업비 1조4000억원)를 건설하는 대신, 같은 위치에 사업비가 덜 드는 해저터널(5000억원)을 뚫는다는 것이다.
2일 국토교통부와 전남도는 “동서통합지대의 대규모 교통 SOC 중 하나로 한려대교보다는 사업타당성이 높은 해저터널 건설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도로나 철도 등 대형 사업에 앞서 얼마나 경제성이 있는지를 따지는 예비타당성 조사를 하는데, 다리를 세우는 것보다는 해저터널의 경제성이 더 낫다는 것이다. 그동안 영호남 지역에서 정부에 건의했던 한려대교는 여수시 낙포동∼남해군 남해읍 차산리 간에 해상교량(4.4㎞)을 놓아 4차로로 연결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한려대교는 돈이 많이 들기 때문에 사업비 대비 경제성을 분석하는 예비타당성 조사에서 불리하다. 반면 사업비가 다리에 비해 30%가량인 해저터널은 들어가는 돈이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경제성이 높게 나와 정부가 해저터널 건설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예비타당성 검토 등 관련절차를 거쳐 해저터널 건설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국내 최장 해저터널은 부산시 강서구 송정동과 경남도 거제시 연초면 송정리를 잇는 거가대로에 완공된 가덕해저터널이다. 가덕도와 중죽도을 잇는 3.7㎞의 왕복 4차로인 이 터널은 세계 최저(48m) 깊이의 침매터널이다. 침매터널은 땅 위에서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터널 블록을 바다 밑에 설치하는 방법으로 만든다. 이는 국내 기술로 충분히 여수∼남해 구간에도 해저터널을 뚫을 수 있다는 말이다.
또 보령∼태안을 잇는 보령해저터널(6.9㎞) 건설도 지난해 착공했다.
한편 전문가들은 여수∼남해 구간의 정확한 터널 길이 등은 측정되지 않았지만 해저터널이 건설된다면 가덕해저터널보다 긴 4㎞ 이상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오광록기자 kroh@kwangju.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