묄비 중학교2)의 특수학급에는 여러 형태의 지적장애 학생들이 다니고 있다. 이중 6명은 특수학교(Sarskola)3)에 속해 있어 특수학교의 커리큘럼에 따르고 있고, 나머지 2명은 정규학교에 속해 정규학교의 커리큘럼에 따르지만 특수학급에서 공부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2명은 가끔, 특히 스웨덴어, 수학, 영어 등 기초과목에 한해서, 이들 과목의 성적을 취득하기 위해 정규학급에서 강의를 듣기도 한다. 특수학교에 속하면 성적이 없고, 그래서 성적취득을 위해 학교에 다니기 보다는 성인이 되었을 때 사회생활을 최대한 혼자서 독립적으로 해나갈 수 있도록 기초학습과 생활실습을 하는데 그 초점을 두고 있다. 이들 특수학교 학생들은 고등학교 수준에서의 특수고등학교에도 성적과 관계없이 입학할 수 있다. 이들이 성인이 되었을 때는 성인으로서 지적장애인에 맞추어진 특별한 직장에서 일을 할 수 있도록 취업지원, 주택지원, 경제적 지원 등을 받을 권리가 있다. 이처럼 한 학생이 특수학교에 속하는 것은 이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심리학자가 실시하는 지능테스트를 통해 진단을 내린다.
1) 학생의 진단 특별지원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판단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필요”이다. 학생이 필요로 하면 지원과 보조를 해야 한다. 특별지원을 하는데 있어서 진단(Diagnosis)이 필요조건은 아니다. 이전에는 진단을 남용하는 경우가 허다했다. 그래서 어느 한 해에 학생이 문제가 있다고 진단이 내려졌다가도 그 다음 해엔 새로운 조사에서 문제가 없다는 진단이 내려지곤 했다. 현재 스웨덴에서는 진단을 내리는데 아주 신중을 기하고 있다. 진단이 내려진 학생들에 대한 다른 학생들의 인식이 좋지 않고 선입감도 강하기 때문에 진단을 통해 학생을 완전히 낙인찍을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문제를 보는 관점이, 어떤 개인 학생이 어떠한 환경에서 언제나 갖고 있는 “개인 특정적 관점”보다는 주위 환경에 따라 문제가 되고 문제가 안 될 수 있는 “관계에 기초한 관점”으로 점점 변화하고 있다. 이 후자의 관점에 의하면 모든 사회는 무엇이 정상인가 하는 가치를 정해 놓고 이 정상의 테두리에서 벗어나면 비정상 또는 문제로 간주하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면 사회나 환경이 어떤 학생을 비정상으로 만든다는 얘기다. Morby 중학교에서는 “관계에 기초한 관점”을 의식하여 학생을 관계 속에서의 학생으로 보고 학생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학교가 학생에 맞추어 나가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위에서 언급한 대책들이 맞는지, 다른 대책을 강구해야 되는지 등을 평가한다. 뿐만 아니라 주위의 학생들이 어떤 행동을 하는지도 눈여겨본다.
2) 중학교의 특별지원필요학생 지원
>> 입학전 지원 요구 파악 학생들이 Morby 중학교에 입학하기 전 매년 4월에 Morby 중학교의 학생지원팀 (구성요원: 교장, 보건교사, 진로담당교사, 상담교사)의 일부는 인근 초등학교들을 방문한다. 이 방문에서 양학교의 학생지원팀들은 Morby 중학교로 입학하는 학생들 중 어떤 학생들이 “특별지원필요학생”인지에 대한 정보를 나눈다. 이 정보에 따라 Morby 중학교는 가을 새학기를 편성한다. 이 방문회의는 Morby 중학교가 특별지원필요학생들을 맞이할 수 있는 준비를 하도록 도와주는 아주 중요한 회의로서, 시·청각장애인이나 지체장애인을 받을 수 있는 시설과 준비가 되어 있는지, 특수교육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점검한다. 이런 회의에서는 보통 시각장애나 지체장애, 청각장애 등 드러나는 장애학생 보다는 드러나지 않는 형태의 장애를 가진 학생이 더 많이 발견된다. 배우는데 어려움이 있는 학생, 난독증(dyslexi)을 가지고 있는 학생, 지능정도가 낮은 학생, 집중하는데 어려움이 있는 학생, 문제 가정에서 성장하는 학생, 학생들을 사귀는데 어려움을 지닌 학생, 정신적 질환이 있는 학생 또는 떠들거나 싸움질을 잘하는 학생들이 바로 이런 카테고리에 속하는 학생으로 특별한 지원을 필요로 한다. 정상적인 지능을 가진 학생들 중에서도 위에 언급한 문제 이외의 다른 이유로 일 년에 몇 명은 교육목표를 달성하기위해 특별한 지원을 받아야 하는 학생들이 있다. 인근초등학교를 방문하고 그곳 학생지원팀들과의 회의를 통해 특별지원 내용과 정도, 그리고 규모를 파악하고 이를 기초로 학급을 편성하고 어느 과목을 어느 시간에 배정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 입학 후 지원 요구 파악 학생의 모든 문제를 입학 전에 파악할 수는 없다. 일부 학생들은 전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가 Morby 중학교에 입학 후 문제가 생기는 경우도 있다. 이는 중학교 교육이 그 이전의 교육보다 수준이 높은 데서 기인하는 경우가 많다. 이 때 각 교과교사의 역할이 크다. 교과교사들은 학생들을 매일 접하기 때문에 학생들의 성격이 어떤지, 행태가 어떤지, 가정적 불화 등이 어떤 형태로 학교에서 표출되는지, 불안과 우울증과 같은 현상을 보이는지, 나아가 학업진도나 성적에 큰 굴곡이 있는지, 학업목표 달성에 문제가 있는지를 파악해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학생지원팀에 보고를 한다. 일부 학생의 문제는 한 학기에 한 번씩 있는 “학급회의” 이전에는 발견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학급회의는 각 학급에 강의를 하는 교사들과 학생지원팀의 회의로, 이 회의 때 학생 개개인의 학업진척과 행태에 대해 토론을 하고 전체적으로 학급 자체가 잘 운영되는지도 점검한다. 이 회의는 그야말로 이 학교를 다니는 모든 학생들을 위해 학교가 잘 대응하는지, 특별한 지원을 필요로 하는 학생들에게 특별한 지원을 해주는지를 점검하는 아주 중요한 회의다. 자식의 학교생활, 학업, 정신적 및 심리적 상태에 대해 우려하는 학부형들은 학교의 학생지원팀을 만나서 상의하고 도움을 청할 수 있다. 가끔 학생들 스스로 학생지원팀을 찾아 문제를 상의하는 경우도 있다. 어떤 학생의 문제가 학생지원팀에 전달이 되면 학생지원팀은 “학생지원회의”를 열고 담당학생, 학부형, 멘또르교사4)와 상의하여 대책프로그램을 만들어 낸다. 학생이 우울증이 있거나 가정에서의 문제로 고통을 겪고 있는 경우는 콤뮨의 사회국 담당서기관이나 청소년정신담당의사와 연결시킨다. 가정에서의 문제로 고민하는 학생들은 대체로 상담교사와의 대화만으로도 정신적 안정을 되찾고 학업에 충실할 수 있는 경우가 많다.
>> 교과 지도 특별지원을 필요로 하는 학생을 4-8명 정도의 작은 그룹으로 만들고 과목당 세명의 교사를 두 학급에 배치함으로써 두 학급이 강의하는 것과 똑같은 내용의 강의를 같은 시간에 소그룹에서도 하게 한다. 그러나 이런 소그룹 학급을 영구화하지는 않는다. 즉 학생들의 필요에 따라 그룹의 규모가 결정되며, 특별지원이 필요하지 않을 경우에는 정규학급으로 돌아가 학업을 할 수 있도록 한다. 소규모 그룹 지도 교사는 가능한 한 특수교육을 받은 교과 교사를 배치한다. 특수교사라 하면 “배우는 데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에 대해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하는 문제에 전문적인 지식이 있는 교사로, 대체로 전과목에 걸쳐 수업을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에 교과교사는 자신이 강의하는 과목에 전문적인 지식을 갖고 있는 교사다. Morby 중학교에서는 특별지원필요학생들에게 교과교사를 우선적으로 배치한다. 나아가 이 교과교사들에게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을 잘 가르치게 하기위해 특수교육을 받도록 한다. Morby 중학교와는 달리, 다른 학교에서는 정규학급에서의 학업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을 한정된 시간 내에 작은 그룹으로 만들어 특수교사가 이들을 담당하도록 한다. 이런 경우에 특수교사가 운영하는 학급을 일종의 열등반으로 인식해 이런 학급에 속하는 것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Morby 중학교에서는 이런 학생들에게도 특수교수법을 교육받은 전문 교과교사를 배치하고 정규학급과 같은 내용 및 수준의 강의를, 같은 진도로 나가도록 하고 있다. 배우는데 어려움이 있는 학생들을 교수하는 방법을 표준화해서 얘기할 수는 없다. 어려움의 원인이 무엇인가가 중요한데 특수교육을 받은 과목교사들은 원인에 따라 설명이나 지원하는 방법을 달리한다. 그러나 학습 수준을 낮춘다는 말은 아니다. 예를 들어 집중력이 떨어지는 학생이 25명씩이나 되는 큰 정규학급에서는 주위가 산만해 다른 학생들로부터 쉽게 방해를 받아 교사의 강의나 자신의 과제에 집중하는데 큰 어려움이 있다. 이러한 학생은 소그룹에서 수업을 받으면 집중력이 훨씬 높아져 학업에 문제가 없음을 자주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