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파이어 로미오 미사일
3군 합동타격에서 테러범 암살까지 수행하는 현존 최강의 소형전술미사일
'닌자폭탄'이라는 별명으로도 유명한 AGM-114R-9X 헬파이어 로미오 미사일의 예상도 <출처: NAVER 무기백과사전>
개발의 역사헬파이어와 헬파이어 II는 기본적으로 미 육군과 해병대의 대전차미사일로서 개발되었다. 그러나 뛰어난 정밀타격능력으로 인하여 헬파이어는 대규모 기갑전의 대전차 임무에 국한되지 않고 대테러 전쟁에서 알카에다나 탈레반 등 테러집단의 고위지도자들을 암살하는 임무에 적극 활용되었다. 임무의 성격이 달라지면서 헬파이어 II에서는 기존에 경성표적에 특화되었던 성형작약탄두를 대신하여 연성표적이나 건물 내부의 표적을 공격하기 위하여 고폭파편탄두(AGM-114M)나 열압력탄두(AGM-114N)를 채용하는 등 변화를 도모했다.
무인기에서 헬파이어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미군은 이제 고정익기나 회전익기 구분없이 유연하게 다목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소형 전술미사일을 합동군 차원에서 요구하게 되었다. <출처: 미 공군>
특히 공군이 무인공격기에 헬파이어를 채용하면서 이러한 요구는 더욱 절실해졌다. 애초에 저고도·저속의 헬기를 플랫폼으로 하는 미사일이었으므로 자세변환이나 고고도 투발에서는 제한이 있었으므로 결국 AGM-114P와 P+ 같은 고정익기 전용모델까지 나오게 되었다. 파생형이 복잡해지자 미 국방부는 2002년부터 초반 3군 합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표준화된 미사일을 구매하는 AGM-169 JCM(Joint Common Missile, 합동공통미사일) 사업을 시작했다.업계의 경쟁적 참여속에 2004년 5월 록히드 마틴이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JCM 사업은 개발기간 4년을 목표로 시작되었다.
미 국방부는 헬파이어와 매버릭을 동시에 교체할 JCM사업을 추진했지만 이프간과 이라크의 양면전쟁으로 인한 예산부족으로 결국 사업은 취소되고 말았다. <출처: Lockheed Martin>
그러나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의 2개 전선에서 전쟁을 수행하던 미 국방부는 결국 예산부족으로 사업액을 감액했고, 이로 인하여 개발비용과 기간이 늘어나게 되었다. 결국 2005~6년에 미 의회는 JCM 사업을 추진하는 것보다 헬파이어II를 개량하는 것이 훨씬 더 비용이 절감된다는 이유로 JCM 사업을 취소시켜버렸다. 결국 JCM을 대신하여 다기능 표준미사일로써 개발된 것이 바로 AGM-114R 헬파이어 II이다. 그러나 헬파이어 II R형은 JCM 후속이라는 독특한 위상 덕분에 헬파이어II로 뭉뚱그려 분류되기 보다는, '헬파이어 로미오(Hellfire 미사일 중의 R(Remeo)형 이라는 뜻)'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기존의 헬파이어 I/II를 모두 교체하기 위하여 개발된 것이 바로 헬파이어 로미오이다. <출처: Lockheed Martin>
헬파이어 로미오는 다목적 미사일이라는 정의에 맞게 기갑차량이나 방공시스템부터 소형고속정이나 SUV 차량 또는 동굴 속의 적 전투원까지 다양한 목표를 제거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록히드마틴이 개발을 담당하여 2009년 10월 초도시험발사에 성공했고, 2011년 3월 6번째 시험발사까지 성공하면서 실전배치를 실시하고 2012년에 초도작전능력을 인증받았다. 애초에 단일기종으로 다양한 목표를 교전할 수 있는 능력을 전제로 했기 때문에 헬파이어 로미오는 기존의 모든 헬파이어 II(K/M/N/P)를 교체대상으로 한다.
헬파이어의 구매현황 및 도입계획표 <출처: 미 육군>
한편 테러와의 전쟁이 가속되면서 헬파이어 로미오도 변형모델들이 등장하고 있는데, 바로 AGM-114R9 시리즈이다. R9 시리즈는 주로 대인공격용으로 개발되어 테러조직 지도자 등 고가치표적(HVT) 제거 임무에 사용되고 있다. 특히 R9X는 독특한 형상으로 암살임무에 특화되어 언론으로부터 '닌자폭탄'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특징헬파이어 로미오는 반능동 레이저 유도방식의 다목적 미사일이다. 지상차량, 회전익기, 고정익기, 그리고 수상함 등 어떠한 플랫폼에서도 발사가 가능하며, 발사준비에서 폭발까지 전 과정에서 기존의 헬파이어 계열에 비하여 향상된 능력을 부여하는데 중점을 두고 개발되었다.
헬파이어 로미오는 반능동 레이저유도방식의 대전차미사일로 기존의 헬파이어 II와 외견은 유사하다. <출처: Art Station>
우선 고정익기에서의 투발이나 함정에서 수직발사의 경우 360도 방향으로 교전해야 하므로, 헬파이어 로미오는 3축 관성계측장치(three–axis inertial measurement unit)를 채용하여 플랫폼의 자세전환 없이도 교전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유도장치 및 항법장치의 개선으로 헬파이어 II의 이전 모델들보다 더욱 높은 고도에서도 투발이 가능하다. 또한 CCHM(Captive Carry Health Monitor)를 장착하여 비행진동으로 인한 미사일의 이상진단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하였다.
헬파이어 로미오는 헬파이어 II K형과 M/N형의 특징을 조합해서 만든 단일탄두 모델이다. <출처: GD-OTS>
다목적 탄두는 GD-OTS(General Dynamics Ordnance and Tactical Systems)에서 생산을 담당한다. 기본적으로 탄두는 선구탄두와 주탄두가 존재하는 이중성형장약으로 K형과 유사하다. 하지만 주장약에 파편슬리브를 장착하여 폭발과 파편비산효과를 확산시킬 수 있도록 하여 헬파이어 II K형과 M/N형을 결합하는 효과가 날 수 있도록 하였다. 이는 이미 헬파이어 II K2형에서 시도되었던 형식이다.
K2A에 적용된 강철파편슬리브. 빨간색으로 표시된 부분이 슬리브의 장착위치로 주장약이 위치한다. <출처: 미 육군 PEO솔저>
한편 탄두에서도 여태까지 헬파이어 II의 모든 개선사항이 결합되었다. 탠덤탄두인 헬파이어 II K형은 선구탄두에 LX-14 약 1kg(2.2파운드), 주탄두에 LX-14 5.7kg(12.6파운드)를 적용했으나, 파괴력을 높인 개량형인 K2는 장약으로 폴리머결합 장약인 LX-14 대신 둔감성 장약인 PBXN-9으로 교체했었다. PBXN-9으로 교체함으로써 구조적 변함이 없이 무게를 감소시킬 수 있으며, 파형형성을 방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K2A형에서는 강철파편슬리브(Steel Frag Sleeve)를 적용하여 폭발시 파편이 15m 정도 비산하면서 연성표적을 파괴할 수 있도록 했다. K2B에서는 슬리브로 강철대신 탄탈륨을 적용하여 장갑관통력을 높였다. 헬파이어 로미오에는 IBFS(Integrated Blast Frag Sleeve)라는 이름의 파편슬리브가 적용되었다.
헬파이어 II의 K형(맨위), K-2형(중간), K-2A(맨아래)의 파괴실험장면. 미사일은 모두 차량의 엔진블록을 겨냥했는데, 폭발은 K-2가 제일 컸지만 파편 및 폭풍효과까지 전부 포함하면 K-2A가 뛰어난 파괴력을 자랑한다. <출처: 미 육군 PEO솔저>
한편 헬파이어 로미오는 R2라는 변형도 존재하는데, 이는 사실상 기본형인 AGM-114R과 유사하지만, 폭발고도(HOB, Height of Burst) 센서를 추가한 모델이다. 이에 따라 차량이나 건물 등의 타격 시에 원하는 고도에서 폭발하도록 하여 파편과 폭풍으로 인한 살상의 효과를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또한 헬파이어 로미오는 이외에도 R-3, R-8, R-9, R-12, R-13 등 다양한 버전이 존재한다. 이중에 주목할 만한 것은 R-9 계열이다.
AGM-114R-2 미사일의 구성과 폭발시 효과 <출처: NAVER 무기백과사전>
R-9 계열은 주로 무인공격기에서 운용하는 고가치표적 공격용 미사일로, 폭발력보다 물리적 충돌에너지로 대상을 무력화하여 부수피해를 줄이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우선 AGM-114R-9E는 부수피해 감소(low collateral damage) 모델로 탄두에 장약을 줄여 폭발범위를 제한한 모델인 반면, AGM-114R-9H는 부수피해 최소화(very low collateral damage) 모델로 장약을 최소화하여 파편분산에 의한 피해를 거의 없도록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헬파이어 미사일의 2021년 교전 장면. 헬파이어 로미오를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출처: 유튜브 Fortitude 채널>
최근에는 전혀 새로운 형태인 헬파이어 R9X의 존재가 알려졌는데, AGM-114R-9X는 탄두에서 장약을 제거하고 직접 충격으로 목표를 무력화하는데, 미사일의 외부에 6개의 접이식 블레이드를 달아 하강시에 펼쳐지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블레이드를 장착한 이유는 비행하강시 안정적인 자세유지에 더하여 살상력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헬파이어 로미오 계열 중에서 암살용인 AGM-114R-9X 미사일. 6개의 블레이드가 펴지며 폭약이 들어있지 않은 채로 충돌한다. <출처: NAVER 무기백과사전>
-유용원의 군사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