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한 아이디어지만, 기존 형사 짝패영화에 약간의 변형을 가한 것만으로도 다양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사과 경위 강영준(조한선)은 동료 형사의 비리 수사 중 거대한 마약 유통망이 부산에서 시작되고 있음을 간파한다. 영준은 부산 경찰과의 공조 수사를 요청하고 직접 부산으로 내려가 수사를 지휘한다. 이 과정에서 8년 동안 왕래가 없었던 아버지 강민호 반장(안성기)과 재회하는 영준. 서로가 영 못마땅한 두 부자는 사건 해결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파트너가 된다. 그러나 각자 자신의 스타일을 고집하는 탓에 수사는 진척이 없고, 소원했던 부자 사이는 더욱 위태위태한 순간을 맞는다.
아버지와 아들을 ‘짝패영화’의 주인공 삼은 것만으로 <마이 뉴 파트너>는 일단 주목할 만하다. 무척 단순한 아이디어지만, 기존 형사 짝패영화에 약간의 변형을 가한 것만으로도 다양한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성격 또는 스타일 차이로 티격태격하는 남성 콤비가 곡절 끝에 서로를 이해하게 된다는 장르영화의 도식을 부자관계로 풀어냄으로써 본연의 관습을 새로운 방향으로 끌고 갈 수 있었던 것이다. 형사물의 외피를 두른 채 가족영화의 명제를 흡수하고자 하는 이 영화의 시도는 새로운 질감의 장르영화나 가족에 대한 접근을 기대하게 한다.
하지만 이러한 다양한 가능성을 실현하기보다 <마이 뉴 파트너>는 장르적 재미에 충실해지려 한다. 끊임없이 펼쳐지는 액션이 가장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두 부자가 8년 동안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었던 속사정은 그리 중요치 않다. 부자간의 거리감을 치유하는 과정은 형사 둘을 묶은 기존 짝패영화처럼 동고동락하는 동료애와 크게 다르지 않다. 영화는 부자간의 오랜 앙금을 털어내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성격 차와 세대 차를 극복해나가는 짝패 이야기를 통해 장르 본연의 재미에 전력투구한다.
실제로 가장 볼만한 대목은 에피소드 중간 중간 등장하는 두 부자의 ‘실전형 수사’와 거기서 자아내는 참신한 웃음이다. 주인공 영준은 내사과 경찰로서 자신의 역할에 대해 고민하고, 아버지와 끊임없이 갈등하며, 거대 마약 커넥션을 추적하다 목숨이 위협받는 복합적인 상황에 처하지만 그러한 무거운 톤을 오래 유지하지 않는다. 김종현 감독이 <슈퍼스타 감사용> 이후 4년 만에 선보인 <마이 뉴 파트너>는 패자에게서 진중한 드라마를 건져 올렸던 전작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르다. 익숙한 기승전결을 따라 장르의 재미에만 치중한 영화는 다소 밋밋한 오락영화의 꼴을 하고 있다.
첫댓글 잘 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