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일보|경제
서민층 옥죄는 고금리… 자영업자 대출 연체 7.3조 사상최대
황성호 기자 , 이축복 기자
입력 2023-10-05 03:00업데이트 2023-10-05 07:27
[‘新3고’ 덮친 한국경제]
신용위기 커지며 ‘빚 폭탄’ 시름
‘최고 19%’ 카드 리볼빙 최대 규모
빚 못갚는 20대 1년반새 16% 늘어고금리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신용 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액은 7조 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고 기록을 갈아 치웠고, 연체율 또한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서민들의 급전 창구로 최고 19%가 넘는 수수료를 내야 하는 카드 리볼빙(일부 결제대금 이월 약정) 서비스 잔액도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올 4분기(10∼12월)에도 고금리가 지속되며 서민 경제가 한층 더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 계속되는 고금리에 자영업자 ‘빚 폭탄’
4일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자영업자의 전체 금융기관 대출 잔액은 1043조2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갈아치웠다. 3개월 새 9조5000억 원 불었다. 특히 6월 말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액은 역대 가장 많은 7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연체액은 지난해 말 4조1000억 원에서 6개월 새 78.04% 급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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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체율도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다. 올해 6월 말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은 1.15%로 2014년 3분기(7∼9월·1.31%) 이후 8년 9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3곳 이상의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들도 부실이 터질 경우 금융업 전반의 문제로 번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의 도화선이다. 2018년 말 101만8000명에 그치던 자영업 다중채무자의 수는 올 6월 말엔 177만8000명까지 불어났다. 금융회사의 세부 업권별로 보면 중저신용자가 주로 이용하는 저축은행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이 6.42%로 2016년 3분기(6.91%) 이후 6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보이는 등 위험 수위까지 상승한 상태다.
서민과 저신용자의 자금 사정이 악화되면서 카드 대금의 일부만 먼저 결제하고 나머지를 나중에 갚는 리볼빙 서비스 잔액도 사상 최대로 늘어났다. 당장 카드 결제대금조차 낼 수 없어 12.1∼19.4%의 수수료를 ‘울며 겨자 먹기’로 감당해야 하는 금융소비자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4일 여신금융협회 공시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국내 8개 전업카드사(롯데·비씨·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카드)의 리볼빙 잔액은 7조3782억 원으로 역대 최대였다. 1년 전(6조8110억 원)과 견줘 8.33% 증가했다.
연령별로는 20, 30대 청년층의 빚 문제가 심각하다. 한국신용정보원에 따르면 고금리로 빚을 감당하지 못하는 금융채무 불이행자는 2021년 말 74만7800명에서 올 6월 말 77만7200명으로 3.9% 늘어났다. 이 중 29세 이하 청년층은 같은 기간 8만2800명에서 9만5700명으로 15.6%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 서민 빚 부담에 공적 보증기관도 부실 우려
서민들의 빚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가운데 집주인이나 자영업자의 빚 보증을 하는 공적 보증기관들의 부실도 늘고 있다. 4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한 해 전세 보증사고 예상액은 3조7861억 원이다. 지난해 보증 사고액인 1조1726억 원의 3.2배에 달하는 수치다. 보증금액이 늘면서 올해 12월 HUG 보증배수(자기자본 대비 보증금액 비율)는 60.5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보증한도에 도달하면 HUG가 취급하는 모든 보증의 발급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에, 정부는 올해 9월부터 HUG의 보증한도를 자기자본의 60배에서 70배로 확대한 상태다.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자영업자에게 적극적으로 보증을 해줬던 신용보증기금 역시 부실률이 커지면서 건전성 우려가 제기되는 상태다. 햇살론 등 서민 전용대출을 대출자가 갚지 못해 정부가 대신 갚아주는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도 고금리가 장기화되는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3일 긴급 회의를 소집한 데 이어 한국은행도 4일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국내 경제 충격 가능성을 살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코로나 사태 이후 최근 몇 년 동안 경기가 좋지 않아 서민들이 대출을 많이 받은 상황에서 고금리가 지속되며 부담이 커지고 있다”면서 “4분기에도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
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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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t
2023-10-05 05:09:47
강대국들의 고금리정책이 지속되면 금융체질이 약한 나라들과 돈이 없는 자영업자와 서민들이 그 피해를 보게되어있다! 이제는 우리나라도 나름대로는 경제가 상당히 성장한 먼큼 국가에서 중장기적으로 금융체질을 강화시키는 정책을 적극 개발해서 국제적인 금융파동에 대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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꿐꾸는청년
2023-10-05 04:37:32
저금리 20년을 겪다보니, 3% 남짓한 금리가 고금리라고 이리 난리를 치니 정말 웃긴다. 남의 돈을 거저 쓰다가 이제 좀 댓가를 지불하려니 고통스러운가 보네? 20년 전 이전에는 5%가 넘는 금리가 일상적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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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ullee뽀리영감
2023-10-05 05:54:50
금리는 오르는데 DSR규제로 대출마져 막히면 '부도'나라는 소리밖에 더 되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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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그지깽깽이
2023-10-05 08:15:40
정부나 여당이나 야당이 내년 총선용으로 빗을 탕감해주기를 바라는 인간들이 절라 많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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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nnedie
2023-10-05 08:22:42
1997년 IMF 사태 직후 은행 금리는 20%가 넘었었다. 현재는 3-4%이고 미국보다도 많이 낮은데 무슨 고금리 타령인가? 금리는 오르기도 하고 내리기도 하는 것인데, 그것도 생각 안 하고 대출을 받았나? 세금으로 개인 이자를 갚아주자는 말인가? 아니면 경제는 어떻게 되든 금리를 무조건 내리자는 말인가? 내년 선거 때문에 한은에서 정부 눈치를 보느라 금리인상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 실정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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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크
2023-10-05 06:36:44
"It's the economy, idiot. " 1992년 클린턴의 대선구호는 이변을 일으켜 무명의 클린턴을 대통령에 당선시켰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외교,안보,국방의 성공으로 재선을 낙관하다가 경제부진으로 일격을 당했다. 이후 자유민주주의 체제 국가에서 유권자의 지갑 두께가 선거의 당락을 결정하는 영리주의 투표가 글로벌 스탠더드가 되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윤석열 정부가 부시의 데자뷰를 보듯이 불안하다. 하나만 제안한다. 불법공매도를 미국,프랑스처럼 엄하게 처벌하면, 주가는 상승하고, 1,400만 주식인구의 몰표를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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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가운강아지2
2023-10-05 08:36:11
부자들을 위한 국민의힘. 서민을 위한 정책은 전혀 없는 정당
부동산 해결하라고 지지했건만
이건 민주당보다 못하네. 정말 실망이다. 추경호 원희룡 ~
그래놓고 지금와서 표달라고~~ 헉! 어이없음
강서구청장 총선 민주당 되라고 기원하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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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moon5207
2023-10-05 08:39:46
'배고파 못살겠다 죽기 전에 살길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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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ooh
2023-10-05 08:33:58
코로나 기간 문재인 정부에서 소상공인 도와준다고 저금리로 돈을 빌려준게 이제 부메랑이 되어서 돌아오는거지. 코로나 영향도 있었겠지만 아니었어도 망했을 가게들도 많았을텐데 거기에 돈을 빌려주니 소상공인들이 갚을 수 있을리가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