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은 전완묵의 초청을 받아 아내와 함께 백운호수 나들이를 가는 날이었다. 보통 여인네 같으면 당연히 감격해야 할 일이건만 우리 집 마누라님께선 피지 못할 사정이 있다며 미안하지만 나보고 혼자 가란다. 화가 좀 나긴 했지만 참아야지 어쩌나 반대 급부로 무엇을 요구하나 그것만을 생각하며 강남에서 일을 보고 이호영 사물실로 갔다. 거기에는 장풍길과 윤영상이 점심을 같이 했다며 담소를 하고 있었다.
오랜만에 만나는 윤영상이 누구보다 반가워 한다. 영상은 내 글을 잘 읽고 있다며 내 팬임을 내 비친다. 그 말 한 마디에 이 윤길수 기분이 짱이다.
화제는 단연 박천규에게 내가 보낸 러브 레터에 관한 이야기였다. 70을 코 앞에 둔 우리들 사이에도 이처럼 애틋한 연정에 가까운 우정을 나눌 수 있으니 얼마나 근사하냐 는게 호영의 촌평이었다.
나는 호영 내외 차에 편승하여 두 사람만의 오붓한 시간을 뺐으며 회식장인 산나물 천국에 도착했더니 유광열 부부가 와 있엇고, 오늘 손님을 초대한 완묵이 부부도 보였다. 곧 바로 장풍길 부부가 도착하여 약속 시간 10 분전에 전원 집합이 끝났다. 영감 버리고 어딘가에 가서 신이 나 있을 나의 마누라 이영지 여사만 빼고...
완묵이가 나를 보자 마자 내 마누라 이영지 여사만을 찾는다. 우리 집 마누라 바람이 났는지 영감 버리고 어디론가 가 버렷다고 하니까 완묵이 왈 "길수 너는 안와도 되지만 니 어부인은 꼭 와야 하는데 왜 안 모시고 왔느냐고 "해서 내 김을 확 빼버린다.
어쨋거나 회식장인 산나물 천국은 산뜻한 목조 2층 새건물로 멋 스런 자태를 자랑하고 있었고, 주변 환경도 쾌적하여 환경도 가을의 정취를 즐기기에 안성맞춤이었다.
별미 구은 고구마에 이어 음식이 들어 오는데 완전히 푸른 초장이다. 10 가지도 넘을 것 같은 나물들이 소담스럽게 담겨저 있고, 몇 가지 쌈 까지 곁들여 있다. 이름하여 웰빙 식단, 완묵은 왕년에 59kg의 체중을 부티 나게 늘리기 위해 약을 먹었었다는 호랑이 담배 먹던 시절 이야기를 하다가도 참석하지도 않은 내 마누라를 거론하고 호영이 한 마디 거드니까 여기에 풍길이 어부인까지 가세한다.
유명한 마누라 모시고 사는 덕분에 나는 갑자기 화제의 중심에 놓이게 되었고, 동정의 눈길을 보내지만 거기에 기 죽을 윤길수도 아니기에 맹열히 반격도 하고 내 주장도 펴면서 떠들어보지만 마누라 없는 외톨이의 서글픔을 어쩔 수는 없구나.
화제는 다시 다른 곳을 향하고 과거와 현재 사이를 오갔지만 야한 와이담은 나오지 않아서 잔뜩 준비해간 레퍼터리는 써 먹을 기회가 없다. 하지만 화기애애한 속에 분위기는 고조 되어가고 주류 광열이와 완묵이 술잔을 주고 받았고 비주류 풍길이와 나는 받은 술잔을 처다만 보아도 기분이 좋다. 주류도 비주류도 아닌 호영은 호기 있게 다양한 화제를 끄 집어내었고, 왕년에 폼 잡는 자리에 있었던 광열이는 근엄하게 한 마디씩 할 때마다 무게가 실린다. 말이 없는 풍길은 가끔씩 지 어부인과 무언가를 속삭이는데 괜히 옆에 있는 내가 질투가 난다.
그리고 옆 자리에서 포도주 잔을 주거니 받거니 하던 어부인들은 한강 이남 최고 명문 대고의 아내됨에 자긍심을 느낀다고 했는데 인사 치레인지 뭔지 모르겠지만 기분은 좋다.
이 때 완묵이 어부인께서 집에서 정성스럽게 마련해온 사과며 배며 딸기 등을 예쁘게 담은 과일 접시를 내어 놓는데 그 정성에 감격한 일행들이 완묵이 장가 잘 갔다고 여기저기서 찬사를 보내자 완묵이 너무 좋아라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하는 그 모습도 가관이다.
드디어 숭늉이 나오고 커피 잔이 돌아가면서 회식은 마무리를 향해 가고 있다.
아 ! 이렇게 부담 없이 대화 나누며 동부인하여 즐길 수 잇다는 것,,각박한 세상에 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 영원한 우리들의 우정이여 ! 다음 차례는 이 윤길수가 책임 지기로 하고 박수로써 회식을 끝냈다.
나느 광열이 어부인께서 모는 아들 한테서 기증 받았다는 새 차를 타고 수지 맞는 동네 수지를 향에 달려가고 있었다.
첫댓글 완묵이만 장가를 잘 간것이 아니고 길수 풍길 호영 광열 모두 장가를 잘 간것 같구나. 허물없이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이 축복이 라고 생각하네.
길수야 며칠 전 우리 집을 찾은 한 수녀님에게 "이 양반 짝 사랑한다는 사람의 메일을 받았다"고 내 작꿍이 이야기하는 바람에 순간 눈이 휘둥그레졌던 수녀님이 얼마나 웃었는지 알아? 그러면서도 수녀님은 "그런 동창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냐?"고 하시더라.
영상아 그 날 점심 고마웠고 길수의 초대 응했다니 곧 만나기를 기대한다 완묵이가 장소물색을 위해현지답사까지 했다니 그 성의가 괘씸(?) 하네 광열이 어부인 아들의 선물 쏘렌토 받고기뻐하는 해맑은 모습 너무 보기 좋았네 이영지여사가 안오면 길수 끈떨어진 연이라는 것을 똑똑히 알았지 ?
이날 완묵이 부부의 환대 고마웠고, 이 글을 올려준 길수도...
잘 했군 잘 했어 그러게 대릉인이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