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8년 제주.
4.3 사건을 떠올리실 겁니다.
주인공 '아진'(김향기)은 토벌대를 피해 남편이 먼저 올라간 한라산으로 피신합니다.
어린 딸과 시어머니를 남겨 두고서. 설마 노인과 어린아이에게 해코지를 할까 생각했지만 그건 큰 오산이었죠.
산을 오르던 아진은 군인들이 마을을 전부 불태웠다는 소식을 듣고 딸을 찾아 하산을 결심하고,
마을 사람들이 다 죽은 가운데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딸 해생은 엄마를 찾아 산을 오릅니다.
이렇게 서로를 찾아 헤매는 두 사람의 처절한 생존 여정이 영화의 중심축입니다.
'한란'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제주 방언의 완벽한 구사.
지금까지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영화 가운데 가장 정밀한 방언 재현을 이뤄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배우 전원이 완벽한 제주어를 구사하기 위해 엄청 준비하고 연습하고 노력했겠죠. 칭찬 받아 마땅합니다.
1948년 대학살이 벌어지던 당시의 제주는, 지금과 달리 한반도 여타 지역과는 사실상 다른 공간이었습니다.
영화는 그 '말들'을 통해 제주가 얼마나 독자적인 세계였는지를 강렬하게 전달합니다.
빨갱이 색출과 진압을 명분으로 들어온 당시 국군, 즉 이승만 정부군의 모습은 영화 속에서 침략군의 모습입니다.
일본 제국주의가 물러난 지 몇 해도 지나지 않아 제주는 또다시 야만적인 군대에 의해 짓밟히고 있었던 거죠.
'한란'은 제주에서만 자라는 난의 이름이죠. 독자적이고 자생적인 그 땅은,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무참하게 유린당했습니다.
영화는 그 역사를 모녀의 생존 이야기로 들려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말은 가히 충격적입니다.
6살 어린아이에게 '폭도'라는 이름을 붙이는 그 사람들은 진정 사람이 맞습니까?
첫댓글 그래서 이번 고교야구에서 일어난 일들을 관대하게 넘어가선 안 된다고 생각해요.
4.3도 5.18도 국가로부터의 폭력은 더더욱 제대로 된 교육이 꼭 필요하지요.
맞습니다^^ 역사 교육을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
차마 마주할 수 없어 망설이다, 이런 영화를 나마저 안 보면 안 되지 하곤 용기를 내서 보았습니다. 4.3답사에서 본 그 현장들이 살아나서 힘들었어요.
힘든 영화지만 진실을 똑바로 알기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