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추석연휴는 잘 보내셨어요?
저는 중국에 잘 다녀왔습니다.
어제는 하루 종일 자다 깨다 하고,
오늘은 가볍게 산책을 하고 사우나에 다녀와서 후기를 쓰고 있습니다.
처음에 인천항에 돌아와서는 여기가 중국인지, 한국인지 도통 몽롱하기만 하더니
이제야 제대로 한국인 것을 알겠네요...
자 그럼 이제 중국여행을 되돌아 보아야 할 듯 싶은데요...
두서없이 써도 두서 있게 읽어주세요...^^

먼저, 중국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소를 묻는다면?
저는 단연 황산을 꼽겠습니다.
음~ 몇몇 분은 황산을 한국의 설악산과 비슷하다고도 하시던데요...
아마도 그 보다는 좀도 규모가 크고 높지 않았나 싶습니다.
저희는 산 중턱까지는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고, 그 이후는 잘 정비된 길을 따라 정상까지 올랐습니다. 산의 꼭대기에는 호텔이 있어, 황산을 꼼꼼히 보고자 하는 분들은 그 곳에서 하루나 이틀을 머물며 구경을 한다고 합니다.
혹 기회가 되면 그런 방법도 좋을 듯 싶습니다.
단 몇 초 사이로 운무에 가렸다 나왔다 하는 산세는 그야말로 기가 막혔습니다만,
산행은 좀 시시했습니다...그동안 산행에서 단련된 다리가 좀 풀릴듯하니 끝났으니까요...^^
다음으로 가장 기억에 남는 애피소드를 묻는다면...
달밤에 기차역에서의 뜀박질을 꼽고 싶습니다.
일행 모두 알고 있는 기차시간도 달랐을 뿐더러, 걱정 안하셔도 된다던 가이드가 뜬금없이 버스에서 내리더니 ‘뛰세요’ 하는데, 뛰어간 결과 저희 3호자의 몇 분은 기차에 오르고 나머지 4분은 기차역내에는 들어갔으나 기차에는 못 오르고, 나머지 17명은 역내에 진입도 못 한 채 다시 버스에 올라 경찰의 호위를 받으며 다른 역으로 이동, 간신히 기차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덕분에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습니다만, 역시나 고생한 만큼 기억에 남습니다.
음식은 소문대로 우리 입에는 잘 맞지 않았습니다.
특히나 밀가루 음식이 많고, 기름져서 채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역시나 저도 그랬구요.
덕분에 아까운 식사를 한 끼 건너뛰었습니다. ㅠ.ㅠ
그래도 과일은 먹을 만했습니다.
처음 먹은 과일은 귤이였는데, 우리돈 1000원에 한 20개 정도 되었던 것 같습니다.
우리 귤과 다른 게 있다면 시퍼런데, 다 익은 과일이고, 맛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돌아오는 배 안에서 먹은 ‘우리안(?)’이라는 과일인데...
겉모양은 파인애플 같고 속 모양은 사람의 뇌가 두 쌍 들어 있는 것 같은데,
맛은 발효되는 바나나 맛이랄까....
처음 입에 댔을 때는 쾌쾌한 냄새 때문에 역했지만,
곧 역한 냄새는 무뎌지고, 고소하고, 달콤한 맛만 기억에 남아 다시 손이 가는
과일이였습니다.
그런 과일을 먹으려면 한국에서는 10만원 이상 투자를 해야 한다는데,
덕분에 제 입이 좀 호강했습니다.
뭐니 뭐니 해도 여성분들이 가장 기겁을 했던 것은 역시나 화장실...
워낙 겁을 줘서 제게는 생각보다 양호했습니다만, 언니들은 기겁을 했습니다.
저희가 처음 들렸던 화장실은 한 뺨 정도 되는 깊이에 온갖 배설물들이 다 보이고,
칸의 구분이나 문이 없어서, 서로가 서로의 일보는 모습을 모두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화장실이였습니다.
그래도 남녀 구분은 있었고, 벽으로 막아져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은 볼 수 없어서
제게는 생각보다 양호했습니다.
이후에는 그런 화장실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만,
역시나 칸칸이 구분이 없는 화장실은 많았습니다.
아무래도 중국은 문짝의 가격이 무척이나 비싼 가 봅니다.
중국 사람들이요...
사실 저희가 만난 중국 사람들은 호텔등지의 사람들이라
보통의 중국인들이라 보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생각해 보면, 역시나 순박해 보였습니다.
금방 얼굴이 붉어지기도 하고, 머리를 긁적이기도 하고...
쑥스러워 하는 모습이 그래 보였습니다.
단, 황산 현지의 가이드는 제외로 하겠습니다. 솔직한 제 심정입니다.
중국 여자들이 미인이라 해서 좀 유심히 살펴봤습니다.
가게 앞에 물건을 팔러 온 여자들은 키도 자그마하고, 얼굴도 발갛게 튼 것이
조선족이거나, 소수 민족이 아닐까 싶고,
호텔등지에서 만난 여자들은 물론, 개중에 미인들을 뽑은 거겠지만,
그런 점을 고려하더라도 얼굴은 확실히 작았던 것 같습니다.
얼큰 저는 몹시도 부러웠습니다. ^^
송대 옛거리에서는 짠순이인 저도 몇가지 물건을 구입했습니다.
중국에 유명하다는 붓도 사고, 조카들 선물이며 중국 과자도 좀 샀습니다.
가이드 말대로 저는 곱게 20%만 깎아서 샀는데...언니들 흥정하는 것 보고 한 수 배웠습니다. 아~ 나는 아직도 멀었구나...어쩐지 너무 쉽게 깎아주더라 했더니...
거의 반값도 안되는 가격에서 시작해서 반값에 사면 맞는 가격이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아직 인생 한참 더 살아야 할 듯 싶습니다. ㅠ.ㅠ
연애 사업이요?
완죤 망했습니다.
햇빛에서 자주 만났던, 생기언니, 연개소문님, 그리고 부산에서 온 쫄기 언니,
저 이렇게 넷이 함께 했습니다...
혹시나 길을 잃을까 염려해 저 좀 챙겨달라고 부탁을 드렸더니,
너무나 철통같이 방위를 해 주셔서 도통 작업을 걸 시간도 작업에 걸릴 시간도 없었습니다.
저녁에는요?
어찌나 규칙적으로 잠이 오는지, 저녁 먹고 10시만 넘기면 배안에서건, 기차 안에서건,
냄새나는 호텔에서건 그대로 잠이 들고 말았습니다.
도대체 신이 있기는 한 건지...
어떻게 하룻밤을 못새우냐고요...
그래가지고 무슨 역사적인 사건을 만드냐고요...ㅠ.ㅠ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다음부터는 여행 갈 때 반듯이 변비약과 함께 잠 안오는 약도 챙겨가겠노라고...
그리고 아는 사람이 함께 가게 되면,
여행 떠나기 한 달 전부터 안면 몰 수 하겠노라고...
설사 집에 못 돌아오는 한이 있더라도...
그래도 함께 했던 저 이외의 세 사람에게 감사합니다. 벌써 그립습니다.
연개소문님 세 여자 챙기느라 힘들었습니다.
6박 7일을 함께 다니자니, 스트레스 받는 일도 많았을텐데.......
그럴때면....‘휴~ 덥다’ ‘휴~덥다’하시는거 있죠....어찌나 미안하던지...
그래도 돌아오는 배 안에서 어떤 분 왈...
‘아니 저 남자한테는 왜 저리 여자들이 따르냐며
아무래도 무뚝뚝한게 매력인가 보다면서 몹시도 부러워했다는 말씀’
분명히 들으셨죠?
또, 산행에서는 별로 이야기도 많이 나누지 못했던 생기언니...
어찌나 생기가 넘쳤던지...덕분에 즐거웠습니다.
마지막으로 저와는 너무 다른 서구형 미인인 쫄기 언니...
언니의 미모 앞에 거북이 완죤 기 못피고 다녔습니다.
함께 해서 즐거웠습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고 다음에 꼭 산에서 함께 했으면 합니다. ^^*
첫댓글 거북조교님 무서워서 다들 접근 못한건 아닌지 ^^ 인사만 하고 많은 얘기 못나눴네요. 다음 여행에선 더 멋진 추억 만드세요. 산에서 만나요 ^^
그러게요...제가 왜 조굔지는 아는 사람만 알겠죠? ..나는 눈이 빠지게 기다렸는데, 아무도 접근을 안하던데요...ㅠ.ㅠ....ㅋ ....엠피님과는 산에서 또 만날 거니까...대간도 한번 뛰어 보시면 어때요? ^^
6구간때 오시나요? 6구간 신청했는데.
6구간때 뵙겠네요...^^
거북이, 황산 다녀온 모양이로구만. 잘 다녀 온 것이제. 응..화장실...지금도 거기 중국에는 지방에서는 여전히 오픈(?)된 화장실이 많다고 하던데...재미도 있을것도 갖고...(?) . 지금도 나 시골에가면 일부러 퇴비를 만들려고, 배설물을 버리지 않고, 모았다가 버리곤 하는데..ㅎㅎ.일부러 그 곳을 이용하기도 하지. 물론 현대식 화장실은 따로 있고 말이야. 황산을 제대로 가슴에 담을려며는 일주일 정도는 그 곳(황산)에서만 있어야 한다고 하던데.. 장엄은 하겠지. 좋은 여행을 다녀왔으니, 앞으로 많은 시간이 흐른뒤에도 잊지 않고 ,오랫동안 마음에 쌓아 두고서 삶의 활력소가 지속되어지기를 바래. 언제 한 번 산행을 해야 하는데...
네....여행이 좋은 건 시간이 지날 수록 아름다운 기억으로 자리잡기 때문인 거 같아요...포도주나, 고추장처럼...여행의 추억도 발효가 되는 걸까요? ...ㅋㅋㅋ... 산행에서 뵐께요...^^
엥~ 이렇게 예쁜 천사님이 늘 외롭게 지내셨다니 아쉽네요.^^*ㅎㅎㅎ.... 아름다운 추억의 후기글에 감사를 드립니다,,,,,, 사랑으로~*(^_^)*~
외롭지는 않았는데요...ㅎㅎㅎ 그냥 좀 뭐랄까 너무 평범했다는...^^* ...그래도 아름다운 여행이였죠...^^
엥? 거북님 아닌줄 알았어요 넘 이쁘다요 먹거리랑 사람들이랑 문화랑 그리고 사업애기랑 도막도막 재밌어요 거북님이랑 같이 다니신 분들도 마니 행복했을겁니다.
제 일행들은 제가 너무 열심히 자서 심심했다는 후문이...ㅠ.ㅠ
삭제된 댓글 입니다.
네...황산은 정말 멋있었답니다. 다음에 꼭 한번 가 보세요...저도 기회가 되면 제대로 한번 더 가 볼라고요...그나저나 누구세요?...ㅋ...6구간에는 오실거죠? ^^
잘 보고 갑니다... 다음엔 방어를 좀 느슨하게 하세요 ~~~~~
네....그럴라고요...후회 막급이요...ㅋ ^^
근데 글씨는 또 왜 이러는 건지...오늘 하루종일 컴이 말썽...사진은 내일 보내드릴께요...올릴사진도 올리고...
앙증맞은 우산이 잘 어울리시네요.....ㅋㅋㅋ....정말 행복한 여행이었나봐요...빨리 한국에 적응하시고 건강한 모습으로 산행에서 뵙지요........^^
ㅋㅋㅋ...너무 건강해서 큰일인데....적응이 잘 안되고 있는 거 어찌 아셨을까? ^^
사진 이뿌게 나왔네요...재미있었구나..거북이님 저 사진 보내주세요~~~
어제 아침에 모두다 보냈는데...이메일 주소를 몰라서 투데이꺼는 올릴까 했었지요......쪽지로 멜 주소좀 알려주셔요...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