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이번주야 말로 쓸 말이 부족합니다.
이건 나름의 이유가 있는데요.
필자가 이번주 상당기간 입원했기 때문입니다.
이번주는 수험일기보다 병중일기가 되겠네요.
제 수험은 점점 어디로 가고 있는 걸까요??
GS3기전 마지막 주말입니다.
자, 가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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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반 실강 수강자
GS3기 대기중 손승주 / 문일 / 송명진
김유미 (동차반,온첨)
* 상남자특 : 초성따위 쓰지 않음.
# 관우운장
필자는 어릴적부터 말버릇이 하나있음.
"무릇 사내란..."임.
주로 버티기 힘들거나 몸이 아플 때 하는 말임.
가오가 육체를 지배한 상태랄까. 그래도 힘들때 이게 꽤 효과가 있음.
당연히 합리적인 이유는 없음.
중학교 시절에 친구들이랑 사우나 갔다가
'누가 가장 오래 버티느냐' 라는 내기에서
"무릇 사내란..." 하면서 버티다가 기절 직전까지 간 경험이 있음.
사실 이때도 친구들은 먼저 나갔는데,
사내다움을 보여주고자 계속 버티다가 혼절하듯 누워있었는데
사우나 직원이 발견하고 끌고 나옴.
지난주 수험일기에 필자가 감기걸린 것 같다는 말을 했는데,
이번주 월요일에도 지인과 약속이 있었음.
아침 샤워를 하고 나오는데 하늘이 핑핑 도는 거임.
필자 상태가 너무 안좋아보였는지 어머니께서 필자에게 질문함.
어머니 : "필자야 너 어디 안좋니??"
필자 : "무릇 사내란... 켁...."
이때 필자 다리에 힘이 풀리며 넘어짐.
이제 나이가 들어서 이족보행도 힘들어지나 했음.
심각성을 느낀 어머니께서 필자와 동네 병원에 방문.
이때까지만 해도 링거 한대 맞고 약속에 나갈참이었음.
저번주 일기에도 방문했던 그 병원이었음.
열을 재보더니 의사샘이 열이 일주일째 그대로라고 함.
큰병원 가볼 것을 권유해서 그렇게 큰 병원으로 이동함.
예약없이 갔다가 한참을 기다린 필자.
피검사를 먼저 하기로 결정함.
이 그림이 무엇이냐.
바로 삼국지의 관우가
중국 최고의 명의 화타에게 치료받는 그림임.
독화살에 맞은 관우에게 화타가 이를 치료하는 방법은
"팔을 째고 뼈에 스며든 독을 긁어내야 한다"고 하자
관우는 별일 아니라는 듯,
자신의 팔을 긁어내는 수술을 바둑을 두며 태연하게 받았다는 일화가 있음.
불법시술같기는 함. 이게 말이 되나?
여튼 채혈실에 도착한 필자.
아픈와중에 채혈해주시는 간호사분이 너무 아름다우셨음.
갑자기 몸이 나은 것 같았음.
필자도 관우 운장처럼 채혈해야겠다고 생각함.
이게 악연의 시작이었음.
이날, 필자는 채혈을 4번했음. 자꾸 검사항목이 늘어남.
한번 하고 결과 나오면 추가로 이것 저것 검사하자는데
필자가 선인장도 아니고 바늘을 몇번 꽂는 건지.
왜 한번에 안하는지 궁금했음.
피검사 결과가 좀 안좋아서 CT촬영과 초음파 촬영등을 예약하고
이날 병원에 입원함.
채혈실의 간호사 분께서 또 오셔서 링거를 꽂아주셨음.
간호사 : "자꾸 바늘 들어가서 힘드시겠어요"
필자 : "무릇 사내란..."
링거에 익숙하지 않은 필자.
밤새 팔이 욱신욱신 아팠는데,
'사내란 침묵을 지켜야할때가 있는 법' 하면서 버팀.
다음 날 팔이 멍이들어서 텔레토비의 보라돌이처럼 되어있었음.
필자의 사랑은 여기서 끝났음.
다음날 보니 간호사님이 드라큘라로 보이더라.
지나가는 필자 팔 보더니 식겁하심.
# CT촬영
입원 이튿날 아침.
창문에서 쏟아지는 따사로운 햇살.
메이플 월드에 도착한건가? 싶었음.
정신을 진짜 놓아버림.
여러분도 그런 경험 한적 있음?
아픈걸 인정하지 않을때는 괜찮다가.
막상 병원에서 병을 진단받고 확인 받으니
그때부터 몸이 아프기 시작함.
교통사고 나고나서 시간이 흐른뒤 정신차리고 아픈것 같달까.
CT촬영이 있는 날이라 필자는 좀 떨렸음.
일단 필자같은 사나이들은 대부분 촬영이라는 단어에 쫄기마련임.
필자는 인생네컷 경험도 몇번 없단 말임.
몸에 조영제를 주입하고 영상의학과 남자간호사분이랑
농담따먹기하면서 시간 보내고있었음.
큰병원은 대기시간이 너무 김.
결과적으로 필자는 간염이라고 함.
어쩐지 몸이 피곤하고 아프더라.
버티면 나을줄 알았는데, 여러모로 바보 같은 생각이었음.
의사샘이 "혹시 이렇게 될때까지 안아프셨어요...?"
하는데, 필자는 당당하게 "제가 수험생이라..."라고 대답함.
곁에 부모님이 계셔서 어쩔 수 없었음.
"메이플 하이퍼 버닝 이벤트 때문에..."라고 했다간
질병사가 아니라 타살로 생을 마감할 것 같았음.
필자는 목요일 아침에서야 퇴원할 수 있었음.
CT 결과가 늦게나와서 어제 확인했는데
폐랑 간에도 결절(?)이 있어 추적검사를 해야한다는데,
혹여 나중에 죽을병이라면 필자의 2차 책들을 모두 대학동 어딘가에 숨겨두겠음.
원피스의 골D로져 처럼 "필자의 2차책은 실존한다!"하고 장렬하게 전사하겠음.
심지어 거의다 새책임.
# 산타클로스
말했다시피 필자의 생일은 수요일(21일)이었음.
퇴원이 목요일이어서 이번년도 생일은 병원에서 보냈음.
집에 돌아와보니 생일 선물들이 도착해있었음.
필자는 두살 터울의 여자호적메이트가있음.(여동생)
1년 중 여동생이 필자에게 친절할때가 몇번 안되는데,
그 중 하나가 필자의 생일때임.
필자의 생일선물을 가져가기 위함임.
집에 돌아오니 이미 필자 생일선물 다 뜯어보고 분류도 해놨더라.
필자는 주위 지인들 생일을 어느정도 챙기는 편임.
요즘은 세상이 좋아졌기에 기프티콘을 많이 쓰지만,
몇년 전까지만해도 직접 택배로 선물을 주고 받음.
필자는 아날로그적인 사람이라 신문물 수용이 느림.
여튼 택배로 선물을 주고 받는 관계는 대부분 오랜 지인인데.
올해는 필자가 수험생에 환자라서 그런지 영양제가 정말 많았음.
생일선물 받은것 자랑은 아니고,
수험일기 양채우기용임.
택배로 도착한 선물 중 황당한 것 몇가지만 소개해 드리겠다.
1. 전작귀
이게 뭔지 알고있음?
무슨 만화 캐릭터라고 함.
이걸 보내주신 지인은 굉장한 오타쿠라서
이런 인형이 집에 수십개라고 함.
손편지까지 너무 정성스레 보내주셔서 요긴하게 쓰고 싶은데
이십대 후반 남성에게 인형은 너무 어려운 선물임.
부두술로 인형저주를 내릴때라도 사용해야겠음.
2. 여성용품
놀랍게도 이거 실화임.
택배 열어보니 생리대와 쓰다 넣은 휴지있음.
이거 보낸 지인은 남자인데,
필자도 주변 지인들이 군대갔을때 김정일 사진 인쇄해서
보낸다거나 하는 식으로 장난을 좀 많이 쳤는데,
덕분에 매년마다 이렇게 쓸모없는 선물들이 옴.
필자는 이 일을 기억할 것입니다.
3. 디지털카메라
올해 받은 선물 중 가장 신기했던 것.
요즘은 손바닥보다 작게 디지털카메라가 나오더라.
애석하게도 신기함은 잠시였고 이게 마지막 사진임.
지금은 동생이 뺏어가 버렸음.
올해는 이상하게 바디 관련 제품이나 향수, 향초 이런게 많기도했고
책이나 LP같은 것들도 많이 있었음.
아무래도 나이들 수록 지인을 실제로 대면하기는 힘들어 지는데
이제는 서로가 서로보다 더 중요한 일들이 많이 생겼나 싶기도 함.
필자도 나이들 수록 타인의 삶에 무감각해져서
이제는 선물이 부담같기도 하고,
주변 지인들 생일에 케잌이나 작은 기프티콘등으로
대신할때가 많은데, 선물을 떠나서 축하한다는 말 한마디가
아직 잊지 않고 있구나 싶어서 감동이긴 함.
그래도 일년에 한번인데, 작은 선물이
서로가 서로에 대한 이미지가 어떻게 남아있는지
짐작하게 하는 것들이기도 하고,
상대가 어떤걸 소중하게 생각하는지 느껴져서 신기하기도 함.
더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기 위해서
좋은 사람 되어야겠다고 다시 한번 다짐함.
일단 다음주 부턴 다시 학원가야하는데
몸관리 부터해야겠음.
결국 1회독도 못하고 3기를 마주하게 생김.
다음 주에는 '저 공부 이렇게 많이했어요'
할 수 있도록 열심히 살고 오겠음.
아~ 시험 10년뒤에 붙을 듯 ㅋㅋㅋ
-끝-
헉 감사합니다! 멋진 남편을 두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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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어플에는 새글 알림기능이있다고 합니다(안써봄)
지금은 몸 괜찮으세요ㅠㅠ ?? 간염이라니...😰
심각하게 읽다가 메이플 버닝 머시기 이벤트 읽고 빵터졌ㅋㅋㅋㅋㅋ
생일선물도 예사롭지 않네여 ㅋㅋㅋ
건강 관리 잘하세요 !! 벌써 3기 개강이라니 ㅠㅠㅠ
이제 그만하려했는데 6차전직 출시가...
네 몸은 괜찮습니다! 같이 3기 화이팅해요!!
언제올라와용
헐 역싀 꾸준히 기다려주시는 안훈씌
삭제된 댓글 입니다.
그래도 견딜만하게 아프더라고요 (눈이 노래지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