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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툰사람들의 논픽션이야기! 전국연극제 5관왕수상작
<선녀씨 이야기>
20년지기 친구와 함께 온전히 우리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부푼 마음으로 대학로를 향했어요.
공연시간보다 이르게 대학로 아트센터 K 네모극장에 도착하여
1층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선녀씨를 기다렸답니다.
사실....
어머니께서 돌아가신 후 어머니를 주제로하는 연극은 보지않으려고 했었거든요.
'어머니' '엄마'라는 말만 들어도 눈물이 주르륵 흐르고
라디오든..... TV든..... 엄마와 관련된 이야기가 나오면 주체할 수 없을 만큼 울음이 터져서요.
하지만
워낙 선녀씨이야기가 최고의 공연임을 알기에
오늘은 한없이 울자!라는 마음으로 용기를 내었답니다.


어머니역의 고수희님.....
연기파 배우임음 익히 알고 있었지만.....
가슴 절절한 어머니역을 완벽히 보여주셔서 진한 감동을 받았어요.
최고라는 단어가 부족할 만큼 최고의 배우인 고수희님..... 박수를 보냅니다.
선녀역의 이재은님.....
귀엽고 예쁘고 상큼 발랄한 모습을 그동안 보여주셨는데
오늘은 진짜 인생의 굴곡진 선녀씨가 되셨네요.
드라마보다 연극이 100배 더 잘 어울리시는 것 같아요.
연극무대에서 자주 뵜길 바라며.... 정말 멋지셨어요.
아들 종우역에 임호님.....
연극무대에서 낮익은 임호님을 보니 정말 반가웠어요.
아들 종우의 아픔과 고뇌 그리고 엄마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제 마음 같아서 더욱 공감했어요.
몸을 아끼지 않는 연기..... 환호를 보냅니다.
어버지역의 한갑수님.....
저의 경우 나름 공연을 많이 보고다녔다고 자부했는데
한갑수님을 오늘에서야 뵈었다니 아직 갈길이 멀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의 바로 앞에서 제눈을 보며 연기하시는데
온 몸에서 소름이 돋았답니다.
처절하게 혼신을 다해서 연기하시는 모습 정말 최고였어요.

선녀씨이야기의 주요 내용 올려볼께요.
.......
참 모질고도 고단한 삶이예요.
아들이 귀한 집안의 일곱 번째 딸로 태어나 아들보다 먼저 나왔다고 해서 이‘선녀(先女)’란 이름을 달았답니다.
신랑 얼굴도 못 보고 결혼했는데 남편은 다리가 불편한 몸에 열등감 투성이고
끊임없이 아내를 의심하고 때려요.
온갖 허드렛일을 하며 4남매를 키우지만 자식 복도 없는 선녀씨....
맏딸은 다단계 판매에 빠져 큰 빚을 지고, 폭력을 행사하는 남편을 견디다 못해 이혼을 해요.
집을 팔아가며 혼수를 마련해 의사에게 시집 보낸 막내 딸은 정작 바리바리 먹을 것을 싸들고 찾아오는 엄마를 창피해 하고 구박하구요.
착실한 첫째 아들은 데모판에 휩쓸려 목숨을 잃고
밖으로 떠돌던 둘째 아들은 엄마를 때리던 아빠에게 반항하다 집을 나가버리는
정말 엉망진창인 집안이죠.
선녀씨이야기는 장례식장에서 시작됩니다.
15년 만에 돌아온 둘째 아들 종우가 영정 사진을 쳐다보며 “선녀씨”라고 부르자,
영정 속 선녀씨가 걸어 나와 아들 옆에 털썩 주저앉고는 “니하고 한잔하고 갈란다. 엄마 살아온 얘기 들어볼래?”라고 말을 합니다.
극은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풀기 위해 두 명의 선녀씨를 등장시키는데
젊은 선녀씨는 이재은님이, 중년 이상부터는 고수희님이 연기하는데 정말 완벽하답니다.
두 명의 선녀씨는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극을 진행하고 서로의 이야기에 간섭하기도 하는데 정감이 넘치고 재치 있어요.
정말 울었다 웃었다하다 보며 어느새 공연이 끝나버렸어요.
선녀씨이야기
100여분의 시간이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를 정도로 속도감 있고 재미있게 흘러가요.
우리네 어머니들의 삶을 볼 수 있는 공연이예요.
눈물과 웃음 그리고 감동이 가득한 공연이예요.
정말 강력히 추천합니다!!!!
가실땐 손수건 꼭 챙겨가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