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올림픽 개막식 리허설 참관 후기
지난 토요일에 개막식 리허설에 다녀와서 후기를 남기려고 한다.
먼저 난 평창올림픽이 망하지 않길 원한다. 거기에 퍼부은 세금이 얼마인데 망하길 원하나.
일본 모 티비에 보도된 말처럼 한국에서 정치적으로 이용되는 이번 올림픽이 개인적으로 너무나 안타깝다는게 일단 내 총평이다
1. 개막식 대기 줄
8시에 개막식이었는데 도착한 시각은 약 6시40분이었다.
아무리 적게 잡아도 주변 1km가 넘는 대기줄을 2열로 두번을 둘렀고 그게 고작 4천명이었다니 내가 도착하기 전에는 아예 입장을 막아뒀나라는 생각이 든다.
원인은 기계고장. 안내하는 인원 말로는 티켓리더기와 보안검사 기기가 20개 중 2개를 제외하고 작동하지 않는단다.
결국 6시40분부터 줄을 섰지만 7시50분까지 게이트까지도 못갔다. 게이트 안에도 줄이 엄청나게 길었다.
결국 8시가 되자 시큐리티검사 안하고 그냥 들여보내는 일이 발생했다. 개막식에 테러에 대한 대비는 없다고 생각한다
2. 추위
남자들 중에 군대에서 새벽 4시타임에
근무선 사람들은 다 알거다. 그 추위보다 더 심하다.
근무지에선 최소한 바람을 막아주는 유리나 비닐이라도 있지. 이건 쌩바람을 맞으며 입장 대기 포함 최소 4시간을 버텨야 한다.
내복,후드티,오리털내피,900짜리 파카입고 도둑마스크까지 써도 소용없다. 거기에 오리털 침낭 두개를 가져가서 밑에 깔고 위에 덮었다.
30분이후부턴 춥다.
10살짜리 아이랑 같이 갔는데 한시간 반 이후부터 주변에 아이들이 울기 시작하고 내 아들도 못버티겠단다. 1층에 비닐로 부스 만들어뒀는데 아무 소용없다.
오뎅국물을 퍼 먹어도 나도 참을 수가 없었다. 결국 10시에 탈출했고 거기부터 셔틀 타는데까지 쌩바람 맞으며 20분 도보, 셔틀 줄서는데 15분.
우린 일찍 나왔지만 끝까지 본 사람들은 지옥이었을거다
3. 개회 환영사?
행사 초반에 입장에 대한 안내 후
환영사 라고 해야하나, 뭔가 말하는 순서가 있다.
이게 뭐지 싶어서 2010, 2014 동계올림픽, 2012,2016 하계올림픽 영상을 찾아봤는데 환영사 같은건 없었다.
내가 잘못 들었는지 모르겠는데 환영사가 있다면 그 의도는 뭘까하는 생각이 들더라
4. 대한민국 국호는 없다
개회식 동안 대한민국이라는 단어는 듣지 못했다.
딱 한번 IOC위원 연설 중 REPUBLIC OF KOREA라는 단어가 마지막이다.
5. 한반도기
대한민국 입장 시 한반도기를 들고 입장한다. 뉴스에서 볼때는 그런가보다 하고 봤는데
그걸 실제로 보니 기분이 진짜 개떡같았다.
주변 반응들도 좋지 않더라. 얌전히 보던 사람들이 뭐라뭐라 얘기를 하는 장면도 보이고 오뎅사러 일어나는 사람들도 많았다.
우리가 낸 세금은 개회식의 이 순간을 기점으로 현 정권의 정치적 이벤트로 전락한다.
6. 각종 공연들
내용은 스포(spoil)하지 않겠다. 전체적으로 안타까웠다.
진정 이 리허설이 개막식과 똑같은 거라면 기대하지 않는게 좋다.
영국 런던올림픽과 러시아 소치에서 보여줬던 자랑할만한 역사도 없는것도 문제지만, 한국적인 개회식 공연을 연출한다길래 뭔가 비주얼적으로 압도할만한 이벤트를 기대했다.
난 큰 기대를 걸고 방문했고 최근 4개 올림픽 개회식을 다시 보고 간 나는 실망을 금할길이 없었다.
정말 대기업이 후원하지 않아서 그런지 최근 올림픽을 짜집기한 수준으로 보였다.
안타깝다.
결국 보여줄게 없는 우리로서는 최신 기술과
돈으로 발라야 하는데 내가 기대한 것에는 근처에도 가지 못했다.
지난 아시안게임이 런던올림픽을 짜집기 했다면 이번에는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K팝 공연을 뺀 정도다.
하이라이트는 중간에 진짜 입으로 욕이 육성으로 튀어 나오는 이벤트가 있을거다.
올림픽을 정권에 대한 정당성 입증으로 활용한다는 발상 자체가… 와… 정말 말이 안나오더라.
개막식 보다가 티비에 뭐 집어던지지 않게 주의해라.
진심이다.
총평이다.
이번 올림픽 준비를 지켜보는 과정에서 의문점들이 있었다.
왜 자기가 생명처럼 보호하는 지지율을 50%대까지 깎아먹으면서도 북한을 옹호하는가
왜 북한은 고작 단일팀에 4명 출전하는건데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출전하려 하는가
왜 대한민국 국호와 국민들의 자존심을 뭉게가면서 북한을 띄우려하는가
왜 세계 최대 이벤트인 올림픽을 이렇게까지 만들정도로 급박한가
약속은 약속이니 자세히 묘사하지 못한 점 미안하다. 하지만 내가 느낀 분노와 실망감은 어느정도 전달되었길 바란다. 오늘부터 북폭은 불가피하다는 것에 동의하게 되었다
퍼온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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