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크낙새-1
나는 가끔 골프장이나 뒷마당건너의 원시림의 죽은 나무위에서 까만 몸집에다 나무를 쪼아도 흔들림이 없는 원추형의 뾰족한 상투 모양을 한 진홍색의 벼슬을 가진 큰 새(38cm)를 볼 수 있는데 나무를 쪼을 때 펙펙 소리에서 온 우드 펙커(woodpecker)라 하는데 내가 본 큰새종류 중에서는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간직한 새로서 평가하고 있다.
물론 연못가에 죽어서 넘어진 나무위에 나란히 앉아 일광욕을 즐기는 거북이들보다도 또는
티잉(teeing)그라운드 주위의 연못에서 기러기가 여러 마리의 병아리들을 거느리고 수컷이 앞에 서고 어미가 뒤쪽에서 감시하면서 골골거리며 한 줄로 떠다니는 것들도 귀엽긴 한데 크낙새가 희귀조이니 멸종을 우려하는 마음이 앞서고 사촌쯤 되는 이 새도 희귀조 이긴 하지만 머릿속에 자리 잡은 크낙새에게는 비교가 안 된다.
두 마리가 나무 위를 옮겨 다니면서 우는 것을 들으면 크낙새(46cm)는 크낙크낙하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내가 듣기에 이새는 희희낙락(嬉嬉樂樂)하는 것처럼 들리고 그들이 요산요수(樂山樂水)를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내 생각으로는 부리로 나무에 구멍을 파는 소리의 크기로 보아서 죽은 나무만 골라 속에든 벌레를 확인하려고 탁탁 쪼니 목탁 정도로 소리가 커서 멀리까지 들리는데 뇌진탕에 안 걸리는 것이 이상 정도이다.
머리뼈는 두꺼우며 뇌는 수분이 적고 주위에는 스폰지로 쌓여있는데 부리의 속도는 총알만큼이나 빠른데 부리를 사용안 하면 쥐의 앞 이빨모양으로 자라서 너무 길어진단다.
가까이서 자세히 보면 목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고 몸을 꼿꼿이 하고 아이들이 박치기를 할 때 상대방의 어깨를 양손으로 붙들고 잡아당기며 들이받듯이 2개의 앞으로 향한 발톱과 뒤로 향한 2개의 발톱 총 4개의 갈고리모양의 발톱으로 힘을 얻기 위해 나무껍질을 잡아당기며 쪼는데 1초 동안에 15번 정도가 되니 뚜르르 하는 소리로 멀리까지 들리는데 오동나무를 쪼으면 오동나무로 만든 가야금처럼소리가 더크다.
숲속에서 사는 나무는 인간세계보다도 경쟁이 더 심한데 작은 나무는 햇빛이 모자라니 자라지를 못한다.
왼쪽의 등걸은 직경이 약 75cm인 백년도 더된 참나무인데 돈은 들여 잘랐는데 내가 참나무(표고)버섯이 자라라고 구멍을 뚫고는 종균을 넣어놓았다.
이 닥다구리는 산 나무는 껍질에 구멍을 뚫어 진을 먹고 죽은 나무는 껍질 밑에 기생하는 벌레를 먹는데 보통 새의 혀는 입 뒤 쪽에서 시작 하는데 비해 이새는 달리 긴 혀를 가지려고 머리뼈 뒤쪽에서 시작 “U”자 모양으로 돌아 나오니(약 10cm)길며 혀끝에 끈끈이를 만들어 깊은 구멍속의 벌레를 하루에 20마리정도 먹는다고 한다.
우리 집 뒤의 원시림(原始林)인 삼림(森林)속에도 이들이 서식하고 있는데 그들은 사람들과의 접촉이 잦지 않아서 인지 나를 무서워하지 않고 본척만척 이니 근거리에서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
내가 한국 방문 때 공항버스표를 얻어 인천공항에서 에버렌드라는 곳까지는 무료로 도착시켜 주었는데 전화로 처남을 불러내어 처가로 향하는데 오후의 뤄시아워 추레픽 시간이어서 길이 막히는데 차안에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한국노인 5명이 3개 독립가옥에서 나란히 사는 집터는 넓어서 12에이커(14,688평)나 된다고 하니 처남이 1인당 주거 소유면적이 약 2천 9백 평이 된다하여 내가 처음으로 정말 넓은 곳에서 사는구나 하는 생각을 해 봤다.
회사를 경영하는 사람은 모든 사물에 주판알을 퉁기는 머리를 가졌으니 역시 무언가 나와는 다르다는 생각이다.
나무들은 죽으면 잔가지부터 먼저 썩게 되며 나중에는 몸 둥치만 남아서 우두커니 서 있게 되고 그나마 접지(接地)부분의 습기가 많은 곳이 먼저 썩어서 결국은 넘어져서 완전히 썩게 되는데 이런 나무들을 숲 속에서 많이 볼 수 있다.
이런 것들이 거름이 되어 후손들을 성장시키고 썩은 부분에 벌레가 기생하게 되어 이 들에게 먹이를 제공하게 되는데 먹이의 공급이 한정되다 보니 개울이 있는 우리 집 뒤에 위치한 크디큰 52에이커의 숲에는 다른 새들은 여러 마리가 살고 있지만 이새는 단지 2마리만이 살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한번은 날던 독수리가 공중에서 수직으로 낙하하여 개구리를 채가는 것을 목격한 일도 있다.
새들이나 들쥐들도 이들에게 먹이로 제공되는데 그들은 새들을 유인할 목적으로 나무에 숨어 앉아 새소리로 잘도 재잘거린다.
중간 가지가 없는 곧은 나무들을 보고 사람들은 재목(材木)을 생각 하지만 그들에게는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 위하여 위로 솟아 햇빛을 좀 더 많이 받으려고 총력을 기울인 고생은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데 만약 다른 나무들보다 키가 작았다가는 옆쪽에 사는 다른 나무들의 그늘 밑으로 들어가니 경쟁에서 영원히 탈락된다.
밀림의 나무들은 햇빛(光)과 햇볕(陽;뜨거운 기운:陽光)이 부족하니 잎사귀가 위쪽에만 있지만 옆가지가 많고 혼자 사는 복 많은 독립수는 그들이 볼 때 부러운 존재일 것이다.
첫댓글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크낙새가 참으로 아름답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