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학교가 기독교학교가 되었어요
- O교회와 W고등학교 이야기
작년 하반기, 수원의 한 교회에서 교사 세미나 강의를 했다. 강의를 마치고 선생님들과 인사를 나누는데, 한 선생님이 상기된 얼굴로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목사님, 저희 학교도 아까 말씀하셨던 영훈고처럼 기독교학교가 되었어요.”
나는 깜짝 놀라 되물었다.
“아~, 선생님. 일반학교인데, 그 학교가 기독교학교가 되었다는 건가요? 재단이 바뀌었다는 건가요?”
“네, 맞습니다. 교회가 인수를 하게 되었는데요, 그렇게 된 지가 얼마 안 되었어요. 기독교학교로 변화할 준비를 해야 하는데, 목사님께서 오늘 해주신 영훈고의 사례가 도움이 될 것 같아서요. 언제 오셔서 말씀을 전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얼마 후, 경기도의 한 교회에서 연락이 왔다.
“저는 경기도의 O교회 담임목사입니다. 저희 교회 교사 세미나 때 목사님을 초청해서 말씀을 듣고 싶습니다. 저희 교회가 있는 학교를 교회가 인수해서, 이제 기독교학교로 가려 하는데, 목사님의 말씀을 먼저 교회 교사들에게 들려주었으면 해서요.”
불현듯 나는 수원에서 만났던 그 선생님이 떠올랐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수원에서 만난 그 선생님은 O교회가 인수한 학교의 기독교사였다. 나는 담임목사님께 가겠다고 했다. 그리고 이야기를나누며 기독교학교로 바뀌게 된, 좀더 자세한 사항을 들을 수 있었다.
담임목사님의 말씀을 요약하면 이렇다.
10여 년 전, 경기도에 O교회를 개척할 무렵, 학교의 체육관이나 강당을 빌려 예배 장소로 사용코저 했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계속 기도하며 찾던 중, 현재 W고등학교의 이사장께서 이야기를 들으시고, 장소로 허락해주셨다는 것이다. 그분은 기독교인이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결단을 해주었다고 한다. 참으로 놀라운 일이었는데 여기에는 하나님의 간섭이 있었다.
그렇게 일반사립학교인 W고등학교 강당을 빌려 예배를 드린 것이 10여 년, 학원 이사장께서 학교를 운영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 그리고 이사장은 교회에 학교를 운영할 생각이 있는가를 확인했고, 교회는 다음 세대 청소년들을 복음으로 양육할 비전이 있어, 절차 과정을 밟아 W고등학교를 인수하게 된 것이다.
교회의 장로님을 새로운 이사장으로 세우고, 이제 기독교학교 체제로 가야 하는데, 어떻게 무엇을 해야 할지 몰라 방법을 알려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하던 중에 그 선생님을 만나, 내 이야기를 들었다는 것이다.
나는 목사님의 설명을 들으며, 영훈학원(영훈초, 영훈국제중, 영훈고)을 기독교재단으로 바꿔주신 하나님을 다시금 떠올렸다.
모교인 영훈고에서 국어교사로 있던 중, 2000년도에 들어 제자들과 학교의 복음화를 위해 동아리를 만들게 하시고, 학교를 위해 기도하며 섬기게 하신 하나님, 학교 안에 교회가 세워지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하셨던 하나님, 그 음성에 순종하며 15년의 집중적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께서는 그 기도에 응답하시며, 오륜교회를 재단교회로 하여 영훈학원을 통째로 기독교학교로 바꾸어 주셨다. 또한 학교 안의 강당에 영훈오륜교회를 세워주셨다.
그렇게 역사하신 하나님께서 또 한 번 W고등학교에 일하신 이야기를 들으니 내 눈에는 감격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학교를 개교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일반학교를 기독교학교의 건학이념으로 중간에 바꾸어 가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영훈학교를 기독교학교 체제로 바꿀 때 참 어려운 일이 많았다. 시스템과 환경, 교육 내용뿐만 아니라, 가장 어려운 요소는 다름 아닌 학교 안의 교사들이었다. 기독교학교가 아닌 때부터 있었던 선생님, 또한 사립학교이기에 평생을 근무해야 하는데, 중간에 기독교를 건학이념으로 하는 종립학교로 바뀐다면 당혹스러운 분은 당연히 있을 것이다. 그래서 교사들을 위해 많이 기도하고, 기독교의 본질인 주님의 사랑을 서서히 스며들도록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기독교학교의 수준은 결국 기독교사의 정체성을 가진 선생님들의 헌신이 어느 정도인지로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얼마 전 기독교재단인 K대학교는 이단교회로 인수되었다고 한다. 역시 기독교재단이었던 A대학교는 타종교 단체로 인수되었고, 또 한 기독대학인 C대학은 일반 기업이 인수되었다는데 이 모든 것에는 돈의 문제가 컸다. 돈이 없어 운영하기가 어려워 그럴 수밖에 없다는 말이었다. 이 말을 들은 기독교인들은 얼마나 안타까워했던가.
하지만, 한쪽에서는 이렇게 힘든 일들이 발생해도 또 한편으로는 W고등학교의 복음화를 이루시는 하나님의 소식을 듣게 하시니, 하나님께서는 어떤 상황에도 여전히 일하심을 볼 수 있었다.
학교가 기독교학교, 하나님의 학교가 되는 것은 하나님께서 하시는 것이다. 우연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께서 매우 기뻐하시는 것이다. 그동안 W고등학교의 복음화를 위해 기도했던 분들이 계셨고 학생들이 있었다고 한다. 하나님께서는 그렇게 남겨진 하나님의 사람들의 기도에 기쁘게 응답하신 것이다.
교사 세미나를 하고 약 2주 후인 3월 중순, O교회의 담임목사님과 이사장께서는 기독교학교로 W고등학교를 변화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분들인 교사, 교회 교역자, 행정실장 등 10여 명을 한 자리에 모았다. 그 자리에 나를 초청해주었고, 나는 2시간 남짓 기독교학교로 가는데 필요한 여러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나는 최선을 다해 영훈학교가 기독교학교로 바뀌는 과정에 대해 상세히 예를 들어 말씀을 드렸다. 이야기를 나누다 또 나누다, 하나님께서 그 당시 극적으로 영훈학교에 역사하신 일과 또 W고등학교에 역사하신 일을 이야기할 때는 감사와 감격의 눈물이 핑 돌았다.
또한 영훈학교의 예가 W고등학교가 기독교학교 체제로 정착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에 또 한 번 감사했다.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섭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2027년도부터 W고등학교가 기독교학교로 본격적으로 나아가려 한다고 했다. 그래서 약 2년간은 잘 준비하려 한다고 했다. 학생들의 채플도 27년도부터 시작될 것이다. 다양한 복음의 활동이 있을 것이고, 그로 인하여 생명이 잉태되고 살아나는 역사가 있을 것이다.
그렇게 큰 교회가 아님에도 하나님께서는 O교회를 W고등학교에 심어두시고, 하나님의 때에 하나님의 학교로 변화시켜 가는 놀라운 역사하심에 찬양과 경배를 드리지 않을 수가 없다. 목사님께서는 20가지의 기도 제목을 정리해서 보내주셨고 나는 그 기도 제목을 보며 매일 기도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O교회를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교회로, W고등학교를 기독교학교로 잘 세워가실 것이다. 또한 하나님의 마음을 품은 하나님의 사람들을 통해서 계속 일하실 것이다. 간증이 넘치도록 그렇게 역사하실 하나님을 신뢰하며, 또 한 번 기도를 올려드린다.
지금도 살아계셔서 역사하시는 하나님께 찬양과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할렐루야,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