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의 그 뜨거웠다는 모닥불은, 도착해보니 재만 남아있었고...
오뎅 한그릇과 깡소주로 고픈 배를 채우고 징검다리 오기만을 학수고대 기다리던 님들과, 짧았지만 푸근한 시간을 보냈다.
부산팀들은 차량 다섯대로 시간대를 맞춰 따로 출발했다.
(길동가족)(블루,마토)(홍춘이,헤라,아이들 넷)(대흐미,은행털이)(버섶,허준,도브,텔라,아구몬)아구몬 할머니는 어느차에 탑승하셨는지 모름(죄
송).
오후 다섯시, 버섶님이 홈플러스앞에서 붉은 체크 남방에 만연의 미소를 머금고 서 있던 그 모습은,여러분들이 보셨다는 신성일 부처의 그것과 버금가지 않았을까?
곧이어 나타난 도브님은 한아름 간식과 김밥등을 준비해오고...안동에서 드셨다는 간고등어도 아구몬의 익살과 입담을 들으며 먹었던 김밥맛보다 더 짭짤하고 맛깔스러웠을까?
부산의 대표스타 허준님을 만나고 아구몬을 잘 부탁한다던 엄마의 걱정스런 눈빛을 뒤로하고 안동을 향해 버섶님의 우리 차는 힘차게 달리기 시작했다.
어두워지기 시작하고 몇번 길동님과 통화를 하던 버섶,계속 달리기만 했는데 고속도로에서 길동님의 차를 발견하다니...휴대폰의 위대함을 다시 한번 더 실감했던 시간이었다.
그리고 베스트 드라이버~ㄹ에게도 찬사를....
어둠이 양껏 짙어졌을때야 도착한 안동예절학교,,,아침에 헤어졌다 저녁에 만나건만 모녀(도브와 유리공주)는 이산가족 상봉을 방불케 했다.
늦게 도착한 내게 착한 마토는 군고구마를 눈꼽만치 떼주고...
식당에 들어서는데 왜 그리 서먹하던지...애써 표정관리를 하고 인사하고,,사진에서만 보던 종원님을 처음보고 실물이 훨 낫다는 생각을 하고
앞으로, 미리 가 보는 답사에 인물 사진은 정수 성수 사진만 올리라고 건의 하고 싶었다.
시끌시끌했지만 난 어디서나 언제나 맘만 먹으면 잘자니까 좀 추웠지만 금방 곯아떨어졌다.
또 한번 드르륵 문 여는 소리에 눈을 뜨니 새벽 4시 30분,피곤할텐데 모두들 일찍 일어나는 모습들이 예사롭지 않은 여행꾼들 같았다.
아침식사를 하고 식당문을 나서다 난 그날의 첫 감탄사를 터뜨렸다.
안개속의 뜰! 겨울이 오는 첫 길목을 보았다.
`국화꽃 저버린 겨울 뜨락에 창 열면 하얗게 무서리 내리고.....`
이 노랫말을 지은 이는 여기 이곳에서 이 뜰을 보았으리.
서리맞은 은행잎을 주워들고 노래를 했다.
아무도 들어주는 이 없는 노래를...길게 자꾸 불러보았다.
드디어 그 아름답다는 주왕산을 향해 달렸다.
얼었던 몸이 차츰 녹기 시작하자 염치 없이 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에라 모르겠다 아줌만데 좀 잔다고 흉이 될까..
감동 잘 하고 잘 자고 잘 노는건 내 타고난 천성이다.
입벌리고 자는거 아마도 버섶님이 룸미러로 봤겠지.
주왕산 주차장에 도착했을때 두번째 감탄사를...
어느밤에 살며시 옷을 갈아입었을까.새빨간,샛노란.
그곳에서부터 계속되는 감동의 물결들을 속으로만 쓸어안았다.
그도 그럴것이,대추나 약초들이 둥둥 떠 있는 동동주도 내겐 감동이었으니, 말하여 무삼하리.
기암괴석이라는 말은 거기에서 제 집을 찾았으리라.
이곳이 우리나라 3대 바위산중 하나라는데 설악산은 가봤으니 이제 월출산만 남았다. 그곳도 가봐야 하겠다.
바위 아래로 흐르는 맑은 물에 손이라도 담그고 싶었는데 일행을 따라 길을 따라 그저 묵묵히 걸었다.
아는 이도 별로 없어 얘기 할 사람도 많지 않았지만 그만큼 더 많이 느끼고 더 많이 가슴에 담을 수 있어 좋았다.
몇년전 10박 11일의 길고도 먼 여행길에서도 아는 이 없이 다니며 그것을 얼마나 즐겼었던지 그 기억이 새록 새록 올라왔다.
제 2폭포에서의 퀴즈문제, `2폭포를 다른 말로 무엇?`.....
`세컨드 폭포` 종원님의 조크에 모두 웃고,,,,
오랜 경험에서 나오는걸까?
이 많은 사람들을 하나로 모으는 힘은 무얼까?
누가 나와서 노래를 했다.
지나가는 사람들을 모두 제 자리에 세워놓는, 아름답다는 말보다 강한. (뭐랄까..압도한다는 말이 더 어울리려나?) 목소리를 가진 저 여인이 누구냐고 물었더니 `맵시`랜다.
내가 참 좋아하지만 가사를 못외워 부르지 못하는 `한계령`을 들었다.
단풍으로 온통 물든 나무와 거대한 바위와 착한 사람들과 같이 들었던 그노래는 내 기억의 한편에 조용히 자리 잡았다.
`전설의 주왕굴` 난 아주 단순하다.
그래서 아무 전설도 그대로 믿어버린다.
주왕이 아침에 동굴에서 나와 떨어지는 물을 받아 세수를 하다 적이 쏜 화살을 맞고 죽었다는 그곳을 둘러보며 마음으로 명복을 빌었다.그리고 생각했다. 어떤 심정이었을까...얼마나 허무했을까..적과 싸우다 장렬하게 죽음을 맞이하는것도 아니고, 나라를 위해 목숨을 맞바꾸는것도 아니고, 순교도 아니고, 세수하다 죽다니,,,
원망스러울 그 물을 한모금 받아 마시는데 기분이 참 묘했다.
제3폭포에서 맵시님의 노래를 한곡 더 듣고 하산(?)했다.
이름이 기억이 나지않는 어느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옆자리에 앉았던 허준님 아이 둘과 영웅님 아이는 숟가락 잡는것부터 예사롭지 않더니만 된장에 척척 비벼서 얼마나 잘 먹던지...성격 좋아보이는 두 엄마의 공덕이 아닐까. 인스턴트만 찾는 요즘 아이들과 달라보여 참 좋았다.
디저트로 엿장수 아주메가 나눠준 엿을 먹는데 이 다 빠지는줄 알았다.
이제 배도 부르고 신발도 한번 벗었다 신으니 발도 시원!
주산지로 향했다.지금 들어 오는 차들은 아예 길에서 꼼짝도 하지 못했고 운전하던 분들은 조는것이 아니라 아예 잠을 자고...
안타까웠다.절경을 바로 눈앞에 두고 차를 지켜야만 하는 문명의 희생자들이여,
차로 10~15분정도 가고, 걸어서 조금 올라가니 소문으로만 듣던 주산지가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잔잔함과 고요, 그밖에 무슨 말을 하겠는가?
그 오랜 세월을 우리를 보기위해 기다린, 위대하지만 소박한 자연앞에 잠시나마 머리를 조아려 본다. 영화때문에 더 유명해진 이곳이 훼손되지 않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말도 한마디 나누지 않았던 그들이었는데도 막상 떠난다니 섭섭하던것은 왠 조환지...
버스를 향해 손을 흔들었던 우리들이나, 작은 우리들 차에 손을 흔들던 그들이나 마음은 하나가 아니었을까..?
징검다리는 부산까지 와서 영웅님과 만나 식사를 하고 각자 왔던 그곳으로 다시 돌아갔다.
내게 이번 답사는 처음이고 징검다리 가족과는 두번째 만남이었다.
답사후기를 써야겠다는 생각은 하지도 않았었는데 여러 사람들이 쓴 글들을 읽으며 왠지 동참하고픈 강한 마음이 들었다.나도 모르는 새 모놀 가족을 좋아하게 된것 같다. 아마도...
내 마흔 셋의 가을은 추억할 것들이 너무 많아 이젠 어지러울려고 한다.
첫댓글텔라님!...마흔 셋의 가을은 추억할 것들이 너무 많다구요?...점점 더 많아 질텐데요 답사 후기 쓰느라 아직 안주무신건가요? 아님 지금 일어나신 건가요? 저는 밤새는 일이 평소 생활이다 보니 아직 잠자리에들지 못했네요 새벽에 반가운 님에글 잘 읽고 이젠 자려고 해요...행복 하세요...^^*
솔직히 얼굴이 기억이 나지 않아요^^ 여기 나오는 닉들은 대게 기억이 나는데...그리고 부산은 인원이 많아 재미있게..즐겁게..오잉?난 외토리같아서 즘 많이 섭섭하네요^^ 어찌되었건 아주 좋은 시간을 하신듯하네요~!!그리고 저 다음에는 이빨 안빠지는 엿으로 준비해드릴께여~!!ㅋㅋㅋㅋ
첫댓글 텔라님!...마흔 셋의 가을은 추억할 것들이 너무 많다구요?...점점 더 많아 질텐데요 답사 후기 쓰느라 아직 안주무신건가요? 아님 지금 일어나신 건가요? 저는 밤새는 일이 평소 생활이다 보니 아직 잠자리에들지 못했네요 새벽에 반가운 님에글 잘 읽고 이젠 자려고 해요...행복 하세요...^^*
늦게 만났지만, 반가웠어요...그 밤에 기분좋게 한잔하신 풀벗님이 5~6장정도? 텔라님 얼굴사진 찍어서, 내게 봐달라고 해 거의 편집상태였지만...ㅋㅋㅋ
텔라님... 만나뵈서 반가웠습니다.. 10월초.. 징검다리 벙개때.. 저도 있었는데.. 텔라님.. 근처에 계셨다고여? 음.. 연락이라도 되었다면.. 그때 뵐 수 있었을텐데... 담에는 더 반갑게 인사드리겠습니다...^^
텔라님...참 글을 잘 쓰시네요..실은 대장이라는 위치가 사람들과 가까와지기 힘들답니다. 넓게는 알지만 가깝게 지낼수 있는 시간이 없어요..그것이 늘 아쉽지만....작은 만남을 하나로 묶는 역할을 하게 되어 늘 보람을 느낀답니다.
굉장하군요*^^ 텔라님! 모놀과 함께 일취월장 건승하시길...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눈인사만 나누고 변변히 말한마디 건네보지 못했군요^^ 조용히, 차분히 약간 멀찌기 떨어져 계시려는 듯 해서 말붙이기가 어려웠어요..... 마흔셋의 가을, 겨울, 그 다음해의 봄, 여름도 늘 모놀에서 함께 해요 자주 뵈요^^
아~~~ 한 편의 글이 비오는 부둣가를 더 낭만적으로 만드네요. 텔라님 만나서 반가웠습니다. 앞으로도 텔라님의 추억은 모놀과 영원히 함께할 겁니다.
좀 더 일찍 인사를 나눌것을....아쉽습니다. 다음 만남을 기대할께요.
솔직히 얼굴이 기억이 나지 않아요^^ 여기 나오는 닉들은 대게 기억이 나는데...그리고 부산은 인원이 많아 재미있게..즐겁게..오잉?난 외토리같아서 즘 많이 섭섭하네요^^ 어찌되었건 아주 좋은 시간을 하신듯하네요~!!그리고 저 다음에는 이빨 안빠지는 엿으로 준비해드릴께여~!!ㅋㅋㅋㅋ
만나서 반가웠습니다.털털하고 인사 잘 하는게 징검다리 가족 들이죠..
첫 답사에 많은 감상이 녹아든 글이네요. 함께 해서 저도 행복했어요. 또 뵈요.
텔라님 애기가 다친거 같더니 괜찮은지요..마흔셋 저두 님처럼 별책부록 다때놓구 이런여행을 할런지...
다음기회에는 우리텔라님 실력 발휘할수있도록 자리를 마련하죠
웃다가 떡이 목에 걸릴 뻔 했읍니다. 우수등급으로 승진 축하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