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 수수께끼
1. 그는 어떻게 제사장이 되었는가?
2. 그의 가문은 어디에 속하는가?
3. 그의 삼중직은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사무엘에 대한 궁금증은 정기적으로 이 그룹 방에
올라옵니다. 제 기억에 두번 정도 이 문제를 다뤘죠.
그룹방 검색하면 글이 뜹니다.
아래 질문이 올라와 댓글로 답변드렸는데,
다시 한번 정리해보는 게 좋을 듯합니다.
.....
1. 사무엘은 제사장 가문?
사무엘은 제사장 가문이 아닙니다.
레위인 중에서 고핫 자손, 고핫 자손 중에서
아론의 가문만이 제사장 가문이기 때문입니다.
그외 고핫, 게르손, 므라리 삼 대 레위 아들들의 가문은
모두 레위인으로 성직을 수행했습니다.
사무엘은 역대기 증거에 의하면
명백히 레위 지파 고핫 계열입니다.
그런데 고핫계열 중에서 아론 가문이 아닙니다.
고핫이 네 아들을 낳았는데,
아므람, 이스할, 헤브론, 웃시엘입니다.
아므람-아론 이렇게 연결됩니다.
사무엘은
이스할-고라- 한참 후대 - 사무엘
입니다. 제사장 계열이 아닙니다.
결국 놀랍게도
사무엘은 배역하다 멸망당한 "고라"의 후손입니다.
망한 조상의 후손으로 위대하게 쓰임 받은 겁니다.
참고로 고라는 망했으나, 아들들은 아버지와 결별해
가문을 우뚝 세우죠. 그래서 고라 후손들이
레위인으로 후대에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시편도 여러편을 남깁니다.
아부지는 아부지고 아들은 아들인 겁니다.
사무엘의 아버지 엘가나는 역대상 6장에서
명백히 레위 출신인데 사무엘상 1장에서
에브라임 사람으로 소개됩니다.
그 이유는 사는 지역을 배경으로 소개했기
때문이라 봅니다.
원래 엘가나와 사무엘이 살던 레위 도성이
에브라임에 있었겠죠.
그러나 엘가나는 에브라임의 4개의 레위 도성인
세겜, 게셀, 깁사임, 벧호론 중에 거하지 않고
라마다임소빔(약칭 라마)에 삽니다.
그 이유는 분명하지 않습니다.
한 가지 사실은 사사시대와 사무엘 시대(역시 사사 시대)
당시는 대단히 영적으로 느슨해
레위인들이 레위 도성이 아닌 여러 곳에
흩어져 살았다는 겁니다.
그리고 북왕국의 제사장들은 모두 불법이었습니다.
합법적인 제사장은 예루살렘 성전에서 일하는
제사장들입니다. 따라서 북왕국의 사례가
사무엘 제사장직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오히려 여로보암이 벧엘과 단에 제단을 쌓은 것은
불법적 행위였고 바로 이 일로 인해
이후 "여로보암의 길로 갔다"는 수치스런 딱지가
붙어 다닙니다.
......
......
2. 그러면 어떻게 사무엘은 제사장이 될 수 있었나?
누가 임명했나?
저는 이것을 하나님의 주권과 자유하심에 의한
"대타의 역사"라 표현합니다.
그는 일회성 "대타 제사장"이었습니다.
저는 하나님이 엘리 제사장 가문을 폐위하시고 그를
직접 세우셨다고 봅니다.
사무엘은 성전에 봉헌되어 거기서 자랍니다.
그런데 어릴 때부터 그가 제사장 훈련을 받는 것이
암시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두 가지 사실을 암시할 수 있습니다.
첫째, 사무엘이 제사장 집안인 엘리 가계에 입양되었을 가능성.
둘째, 엘리가 깡패가 된 두 아들에 대한 희망을 접고
제자 제사장을 키웠을 가능성..
두 경우 모두 혈통의 한계를 넘게 됩니다.
첫번째의 입양은 구약에 몇몇 사례가 나타납니다.
아브라함도 후손을 안주시니 자신의 종을 입적시켜
혈통을 이어가려 하죠.
구약 시대에 이것은 가나안 일대의 전통이자
관행이었고 문헌들에 여러 입양 사례가 나타납니다.
그러나 두번째 가능성이 더 크다고 봅니다.
당시 영적으로 어수선한 시기였기에 비상한 상황에서는
가끔 제사장을 다른 혈통에서 수행하는
관행이 묵인되고 있었다고 추론됩니다.
제사장이 되려면 기름부음을 받아야 하는데
사무엘을 누군가가 기름을 부었다는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그러나 엘리에게서 훈련받으면서
그가 제사장으로 임명되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의 제사장으로서의 자질과 자격은
백성들에게도 인준 받았다고 봅니다.
그의 활동과 말씀, 기적, 그리고 영적 지도력이
백성들에게 증거로 작용했다고 봅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추론일 뿐입니다.
구약이 정확히 말해주지 않습니다.
더구나 사무엘이 제사장 에봇을 입었다고 언급되었음에도
그 후 그가 구체적으로 무슨 제사장직을 수행했는지
본문은 전혀 말해주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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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사이자 선지자인 사무엘
사무엘은 오히려 대부분의 활동을
성소 밖에서 수행합니다. 사사이자 선지자로 너무 분주했죠.
제사장의 모습과 너무 거리가 멉니다.
그는 성막에서 훈련을 마친 뒤 선지자로 세워집니다(삼상 3:20)
그리고 항상 성막 밖에서 사사와 선지자로 활동합니다.
그가 제사장 신분으로 성막에서 일했다는 언급은
전혀 없습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앞서 말한대로
몇가지 근거로 그가 제사장 신분을 가졌다고
추론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성막은 사실상 기능이 종료된 상태였으며
더불어 제사장의 활동도 사실상 중단된 영적 암흑기였습니다.
블레셋에게 법궤를 빼앗겨 실로 성막 시대가 막을 내렸고
이후 법궤는 하릴 없이 방황하며 여기저기 돌아다니게
됩니다.
올려드린 도표를 보면 알 수 있지만,
이다말에서 엘리로 이어진 제사장 계보는 결국 망하고,
엘르아살 계보가 정통 제사장의 계보를 잇습니다.
거기서 사독까지 이어지죠.
엘리 시대에도 엘르아살 계보는
여전히 가문의 맥을 잇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집안도 거의 활동을 못한 상태였고
여전히 사울 시대까지도 이다말 계보가
주도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말하자면, 사무엘 시대에는 성막의 기능이 마비되어
제사장 활동도 거의 중단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사무엘도 제사장이지만 아무 역할을 못했구요.
마지막으로, 특이하게 사무엘은 결국
제사장, 사사, 그리고 선지자로 삼중직을 수행합니다.
그는 이점에서 제사장, 왕, 그리고 선지자였던
예수님의 그림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