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부터 습하고 덥다.
일찍 일어난 김에 배추밭이라도 돌볼까 했는데 바람 또한 없어서인지 장화 신고 밭고랑 으로 들어가 걷자마자 바로 이마에 땀이 흐른다.
새벽 일 아침 먹고로 미루고, 오늘 일 내일로 미룬들 따질 일이 아니다.
다시 농막으로 향하는 데 큼직한 나비가 들깨밭을 오간다.
작년에는 이 녀석보다 훨씬 큰 녀석이 너풀너플대며 바삐 돌아다녔는데, 올해는 덩치가 작년만 못하니 종류가 다른 것일까?
잘 모르는 할배의 상식으로는 그냥 제비나비로 만 안다.
지구온난화의 영향인지 남쪽에서 사는 제비나비가 최근 이삼 년 사이에 여기까지 진출한 모양이다.
빠르지도 않지만 요 놈이 예민하여서 사진 좀 찍으려면 바로 날고, 폰을 내리면 들깨위에 내려앉아 성질을 돋운다.
몇 번을 조심스레 다가가 땀내며 겨우 촬영했다.
한참을 빈둥대다가 참깨털이나 하자며 깻단을 만지작거리는데 이 번엔 작은 호랑나비가 유혹한다.
연못가의 주목과 앵두나무를 오가지만 촬영할 기회를 좀처럼 주질 않는다.
여기저기로 맴을 돌고나서야 지쳤는지 잠깐 틈을 주었다.
요즘은 예전보다 나비의 종류나 수효가 엄청 많이 줄었다.
나비 뿐이랴!
반딧불이를 작년에는 겨우 두 번 보았다.
농약냄새 없는 텃밭인데도 벌 또한 많지가 않다.
인간들의 탐욕으로 점차 생태계가 파괴되어 가는 현상의 일부를 산아래 텃밭에서도 느끼는 요즘 세상이다.
손자녀석이 내 나이 되는 세상은 어찌 변할까?
첫댓글 긴꼬리제비나비와 호랑나비.
많이 나풀대고 날아다녀 담기 어렵지요.
나비도 점점 귀해지고 청정지역으로 찾아 나서지 않으면 만나기도 어렵더군요.^^
긴꼬리제비나비로군요!
십여년 전까지도 개똥벌레가 꽤나 많았는데....
말씀대로 나비 관찰 많이 하려면 청정지역으로 가야겠네요.
오늘 집에 전기설비를 손보는 두 분이 오셨는데 그야말로 땀을 줄줄 흘리는 모습을 보고 괜히 미안했더랬습니다.
더워도 나비들은 각자 좋아하는 식물을 찾아 날아오더라고요.
오늘은 어제보다 습도가 높고 바람이 없어 더 덥군요. 일 많이 하면 큰일 날 정도로요.
더워도 나비 사느라고 꿀과 즙을 먹어야죠.ㅎ
아주크네요
배워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