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나라"의 꿈> - 자리를 양보하고 사양하는 세상 -
지하철을 타면 늘 경로석으로 갑니다. 젊은이들 앉아있는 앞에 늙은이가 서있으면 부담을 주는 것 같아 피합니다. (스마트폰 보느라 눈길도 주지 않지만)
오늘도 자리가 꽉찬 경로석 앞에 섰습니다. 나이 지긋한 아줌마(?)가 벌떡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앉으세요." 손사래를 치면서 사양합니다. "곧 내릴 겁니다." "다음에 내릴거예요."하면서 자리에서 멀찌기 달아납니다. "그럼, 고맙습니다." 자리에 앉았습니다. 그분이 미안하게도 다음 다음 정거장에서도 내리지 않고 서 있습니다.
그 다음역에서 지팡이 짚은 또다른 노인이 경로석 쪽에 탔습니다. 앞에 앉았던 또다른 아저씨(?)가 일어나더니 자리를 양보하고 앉으시라 권합니다. 노인이 다음 다음 사당역에서 내린다고 서서 가겠다고 극구 사양합니다. "그때까지만이라도 앉아 가세요. 내리시면 그 다음에 제가 앉아 가지요."
보통사람들은 자리양보와 같은 '자기희생'을 기꺼이 하며 삽니다. 사양을 하면서 감사한 마음을 듬뿍 담은 정다운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자리를 양보하는 것이 그리 만만치 않은 세태이기는 합니다만, 정치권력의 자리는 '양보'란 어림도 없는 말입니다. 바보철수 소리 듣습니다. '사양'은 사치라고 여깁니다. 치열한 싸움으로 권력을 쟁취하면 승리이고, 위대한 업적을 남기면 '영웅'이 됩니다. 이게 정치의 속성이라고 대중을 속이고 있습니다. '나를 따르라'고 소리칩니다. 지금과 같이 혼란의 시대에는 '독재영웅'이 나타나기 쉬운 법입니다. 자기를 희생해야하는 '민주영웅'의 탄생은 참으로 어려운 때입니다.
어지러운 세상이 그나마 지탱되는 것은 자리를 양보하고 사양하는 보통사람들 힘입니다. 바로 이들이 '소영웅'입니다. 소영웅들이 모여 모두를 품어안는 '품나라'가 꿈입니다. 평화의 시대를 이끌어갈 자기희생의 '민주영웅'이 탄생하기를 기대합니다.
2025. 정월 대보름날 아가동장 미래촌(美來村)-품마을 | <"품나라"의 꿈> - Daum 카페 |
첫댓글 사양하지 않고 "양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