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자산건전성 우려 '고개'… 고정이하자산비율 1년새 2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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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권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이후 전반적으로 고정이하비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이미지투데이 |
국내 증권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이후 재정 건전성이 악화되고 있다는 신호가 나온다. 주요 증권사들은 전반적으로 고정이하자산비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채무보증, 대출금 등 특정 자산에서 건전성 악화가 눈에 띄었다.
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월말 기준 미래에셋·NH·한국·삼성·KB·신한·메리츠·하나·키움·대신 등 자기자본 상위 10개 증권사의 고정이하자산비율이 평균 1.29%로 전년동기 0.67%보다 0.62%포인트나 상승했다. 1년만에 2배 가까이 급등한 것이다.
고정이하자산비율은 전체 자산 가운데 고정이하자산이 차지하는 비율로 증권사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다. 증권사의 대출, 채무보증, 우발채무 등 모든 채권 중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 회수 가능성이 낮은 자산을 고정이하자산이라고 부른다. 이 비율이 낮을수록 증권사의 자산건전성이 양호하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수치가 높을수록 건전성이 악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고정이하자산비율이 가장 높은 증권사는 메리츠증권으로 4.25%를 기록했다. 전년동기(1.87%) 대비 2.38%포인트나 올랐다. 신한금융투자는 0.09%에서 2.20%로 2.11%포인트 확대됐다. NH투자증권은 0.34%포인트 오른 1.95%로 3위를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은 0.50%에서 1.37%로, 미래에셋증권은 0.51%에서 0.94%로 두 배 수준으로 올랐다. KB증권은 전년동기대비 0.18%포인트 하락한 0.75%로 집계되며 뒤를 이었다.
고정이하자산비율이 제일 낮은 곳은 키움증권으로 0.11%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말 0.14%에서 소폭 하락했다. 삼성증권도 0.23%에서 0.14%로 낮아졌다. 하나금융투자는 전년동기대비 0.25%포인트 올랐지만 0.50%로 3위를 기록했다. 대신증권은 0.09%포인트 오른 0.65%로 4위에 올랐다.
증권사의 건전성 분류대상 자산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도 자산 건전성이 악화됐다는 신호로 풀이된다. 3월 말 기준 전체 증권회사의 건전성 분류대상 자산은 161조3000억원으로 전년동기(157조4000억원) 대비 2.47% 증가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수금이 54조5000억원으로 33.8%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나타냈다. 신용공여금(40조4000억원) 채무보증(36조4000억원) 대출금(15조1000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자산별 고정이하비율을 살펴보면 대출금의 경우 금액이 2조5000억원 감소했음에도 고정이하비율은 4.2%를 기록하며 전체 평균치(1.49%)를 크게 웃돌았다. 채무보증도 9조1000억원 축소됐지만 고정이하비율은 1.0%로 전년동기대비 0.9%포인트 악화됐다.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평균 부채비율도 높은 수준이다. 6월말 기준 주요 증권사별 부채비율은 삼성증권(954.79%), 키움증권(935.09%), KB증권(921.34%), NH투자증권(878.93%), 미래에셋증권(800.69%), 메리츠증권(744.14%), 신한금융투자(736.5%), 대신증권(659.17%), 하나금융투자(587.88%) 순으로 나타났다.
민윤홍 예금보험공사 증권상시감시팀장은 "자산규모는 축소했으나 건전성이 악화되는 자산이 있으며 코로나19발 건전성 악화가 특정 증권회사에 집중되는 현상을 보인다"면서 "향후 글로벌 경기회복세 및 증권회사별 건전성 악화 지속 여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머니S] 2021.0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