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미디어와 함께 케이블 TV시장을 양분하고 있는 CJ미디어의 게임채널 진입 확정됐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후 e스포츠 팬들의 반응은 다양하게 나타났다. 각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는 CJ의 진입이 가져올 시장 판도 변화를 말하는 사람부터, 현행 e스포츠 방송체제에 대한 전망까지 전문가 뺨치는 ‘예상’들이 쏟아졌다.
그 중 눈길을 끈 ‘예상’은 2년 가까이 게임 방송계를 떠나 있던 최상용 캐스터의 컴백이었다.
가장 엽기적인 멘트를 사용했던 캐스터이자 가장 재미있는 중계를 했던 한 사람이었다는 평을 들어왔던 최상용이다. 최상용의 컴백 예상은 ‘당연한 일’이다. 최상용이 2년 가까이 CJ미디어의 익스트림 채널 XTM에서 각종 격투기 캐스팅을 도맡아 해오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프라이드나 K1 등 최근 팬 층이 급격이 늘어나고 있는 이종격투기에서 최상용을 빼놓고 얘기하기는 무리가 있을 정도다.
이런 최상용의 인기와 기존 게임팬들에게 인지도면에서 이미 확고한 자리를 잡고 있는 최상용을 CJ미디어가 신규 게임채널에 기용할 것이란 예측은 어찌보면 자연스런 결과다.
여전히 엽기적이고 과감한 멘트를 날리는 최상용을 어렵게 만났다.
Q CJ미디어가 신규 게임채널을 만들겠다는 소식이다.
A (웃음) 처음 듣는 얘기다. 방송 때문에 자주 CJ미디어에 출입하고 있지만 그런 얘기는 들어 보지 못했다. 실제 결정이 있었다고 해도 출연자가 그런 사실을 알기는 힘든 일 아닌가. 또 결정이 났다고 해도 지금 단계에서 진행자를 정하는 게 말이 되는 일이냐. 그런데 게임채널을 만들긴 만드는 것이냐?(대답을 회피하는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하자, “알아서 해석해 달라”는 반응이었다)
Q 그간 뭘하고 지냈나. 많은 게임팬들이 근황을 궁금해 하고 있다.
A 알다시피 XTM을 통해 이종격투기 등의 진행을 맡고 있다. 또 후배와 함께 인터캐스트라는 외주제작 프로덕션을 만들어 사업을 하고 있다. 주로 게임방송, 익스트림 스포츠, 광고 등의 영상을 만들어 각 방송국에 납품하는 회사다. 바쁘게 살고 있다.
Q 갑자기 게임 방송을 그만뒀다.
A 그만둔 게 아니라 개인적인 사정이 있어 방송을 진행 할 수 없었다.(그 시기에 최상용은 부친상이 있었다. 매일 진행하는 현장방송을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진행자로 교체되는 과정을 겪을 수 밖에 없었다) 진행자가 방송을 그만둔다면 밥 숫가락을 놓겠다는 말아니냐. 현재 목표는 살 빼고 돈 벌어 장가가는 것이다. ‘목표’가 있는데 자의적으로 그만두는 자살행위는 없다.
Q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서 묻겠다. CJ측이 게임방송을 맡아달라고 한다면?
A 생기지도 않은 일을 내 맘대로 하겠다 못하겠다 말하는 것은 너무 앞서가는 얘기다. 다만 ‘목표’가 있는 이상, 그리고 게임팬들이 최상용을 원한다면 언제라도 기쁘게 일을 시작할 수 있다. 사실 게임방송은 ‘친정’ 아닌가. 애착도 많고 정도 많다. 기회를 준다면 싫다고 말할 이유가 없다.
Q 게임 중계와 이종 격투기 중계의 차이점이 있다면
A 양쪽 모두 특색이 있다. 이종격투기는 해설자만큼 캐스터도 공부를 해야한다는 점이 어려움이다. 모든 이종 격투기는 대회 자체가 이벤트다. e스포츠가 스포츠 중계의 형식을 많이 띄고 있다면 이종격투기는 일종의 쇼형식이 많이 가미된다. 또 현장에서 이뤄지는 생중계의 경우 링 바로 앞에서 중계를 한다고 해도 화면에 비춰지는 내용과 비춰지는 내용이 다른 경우가 많이 발생한다. 중계 모니터를 일일이 봐가며 현장 분위기를 전달하는 게 어려움이다.
게임은 해설진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상황에 따른 적절한 리딩이 필요하다.
Q 인터넷에서 아직도 최상용 엽기 멘트가 회자되고 있다.
A ‘새로 피는 해처리는 신해철인가요?’ 이런 멘트를 두고 하는 말인 것 같다. 그런 기억 말을 했는지 기억 나진 않는다. 물론 딱딱한 중계의 틀을 벗어나자는 생각에서 종종 다소 ‘편안한 멘트’를 구사한 것은 사실이다.
남발하는 것은 좋은 게 아니란 생각이다. 강조하지만 최상용은 정통파 아나운서다. 하지만 팬들이 즐거웠다면 나름대로의 성공하니겠는가.
Q 개인적인 질문을 하겠다. 몸이 많이 불었다.
A (박장대소) 그러길래 인터뷰도 안하고 사진도 안 찍겠다고 하지 않았냐(끝까지 안하겠다고 버티는 최상용을 간신히 설득해 이뤄진 인터뷰다). 1년사이에 12kg 정도가 불었다. 사업을 하고 있지 않느냐. 영업을 해야하는데 툭하면 있는 ‘고기와 소주’다. 감당하지 못할 수준이다. 살을 뺐다가 다시 찌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다시 빼는 중인데 사진을 찍자고 하니 난감했다. 이미지가 있지 않느냐. 날렵한 최상용을 기억하고 있는 팬들에게 거북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란 생각이다. 뭐 어차피 공개됐으니 사실대로 털어 놓는 것 뿐이다. 조만간 뺀다. 이건 약속해 드릴 수 있다.
Q 최근에도 e스포츠를 많이 보고 있는지.
A 원래 좋아했던 분야고 하는 일이 연관이 있는데 안 본다는 게 말이 되느냐. <스카이프로리그 2005> 후기리그에서만 해도 삼성전자의 돌풍, SK텔레콤의 막강화력 등 갈수록 흥미 를 더하는 e스포츠다. 그랜드 파이널이 기대된다. SK텔레콤의 3관왕이냐 아니면 GO 혹은 KTF의 반란이냐가 궁금하다(인터뷰는 GO와 KTF의 경기가 있기 전에 이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