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교경전인 서경에 5복이 나온다.
첫째가 수(壽), 장수이다.
둘째는 부(富), 풍요이다.
셋째는 강녕(康寧), 건강과 안녕이다.
넷째는 유호덕(攸好德), 덕을 좋아하고 베풂이다.
다섯 번째는 고종명(考終命), 평안하게 생을 마침이다.
건강하게 풍요롭게 오래 살고 싶은 마음은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다.
여기에 이웃에게 베풀다가 큰 고통 없이 평안하게 이 땅을 떠나고 싶은 마음도 변함이 없다.
그런데 세간에는
치아건강을 5복의 하나로 꼽는다.
전통적인 5복 가운데 '강녕'에 포함될 수 있겠으나 치아건강을 별도로 떼어낸 데에는 그만큼 소중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튼튼한 이빨로 잘 씹으면 소화와 영양섭취를 원활하게 할 수 있다.
특히 노인들에게 틀니나 임플란트 없이 자연치아로 식사하는 것은 복중의 복이다.
이렇듯 우리 인체 가운데 다 중요하지만 그중에서도 치아(이빨)를 5복에 넣은 것은 그만큼 소중함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돌이켜보면 우리 보릿고개 세대는 먹는 것 그 자체가 어려웠다.
치아건강을 챙길 여유가 없었다.
충치가 많았고 일찍 이빨을 빼는 경우도 많았다.
이 와중에서도 일찍 사회로 진출하여 늦게나마 치과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정기적으로 치과를 찾아 관리를 해왔다. 양치질이나 치간칫솔로 철저히 관리도 했다.
한데 나이와 세월은 못 속이는 것 같다.
오늘 오른쪽 윗 어금니 하나를 빼고 임플란트를 준비하고 있다.
윗니는 다 내 본니인데 처음으로 발치를 한 것이다.
내 몸의 일부를 떼어낸 기분이다.
어차피 자연으로 다 버리고 떠날 몸이지만 서글퍼진다.
이빨 때문에 고생하는 이웃을 보고 내겐 먼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나도 예외가 아님을 깨닫는다.
"오는 병은 친구로 삼아라"는 말이 있다.
이빨도 그렇다.
지금까지 날 위해서 잘 견뎌주어 고마왔다.
남은 이빨 친구들이 나를 지켜줄 것이다.
잘 부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