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
정착해 새로운 가정을 꾸린 고려인 신혼부부 4쌍이 지난 12일 합동결혼식을 올렸다.
이날 결혼식은
고려인강제이주80주년기념사업추진위원회(위원장 박용수ㆍ이하 추진위)가 나서 광주 서구 치평동 S타워 웨딩컨벤션에서 개인 사정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살아가는 고려인동포 부부들을 위한 합동결혼식을 개최해 마음속의 한을 풀어주었다.
이들 부부는 우즈벡과 러시아 등 자신의
국적이 있는 나라에서 혼인신고는 마쳤으나 경제적 어려움 등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사람들이다.
이날
결혼한 고려인 챈 보리스와 남올가씨 부부는 부모를 잃고 고아원에서 자라는 등 불우한 가정환경을 안고 태어났다. 이들은 러시아에서 처음 만나
서로를 사랑하고 의지하며 올해 여름 모스크바에서 혼인신고를 마쳤다.
하지만 고아인 챈 보리스씨와 한국에 홀어머니를 둔 남올가씨는
가족을 초청해 결혼식을 여는 것을 망설였다. 이런 사정을 알게된 고려인마을 사람들이 부부를 설득해 합동결혼식을 올리게 됐다.
고려인
합동결혼식은 광산구와 삼성전자, 광산구자원봉사센터 등의 도움으로 지난 2014년부터 매년 20여쌍의 고려인 부부를 선정해 개최돼왔다. 그러나
올해는 예산부족으로 취소될 위기에 빠져 합동결혼식을 기다려 온 고려인동포들에게 안타까움을 줬다.
마침 이 소식을 접한 박용수
추진위원장이 적극 나서 추진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광주 서구 치평동 S-타워 웨딩홀 홍기봉 대표와 협의해 최소비용으로 합동결혼식을 진행할 수
있도록 주선했다.
또한
드레스와 턱시도는 라프와웨딩 임금경 원장이, 헤어와 메이크업은 박근혜 원장이, 부케와 꽃장식은 송영숙님이, 기념사진은 광주숭덕고 김덕일 교사가,
그리고 김윤세 호남직업학교 이사장은 축하화환과 함께 신혼부부를 위한 20만원 상당의 반상기세트4개를 기증했다.
마침 한국을 찾은
우즈벡 정부의 외국인력파견청 청장이 결혼식장을 찾아 낯선 조상의 땅에서 새로운 가정을 꾸리 자국민의 결혼식을 축하해 큰 박수를
받았다.
신조야 고려인마을 대표는 "특별한 관심과 지원으로 고려인동포들에게 중요한 통과의례인 결혼식을 치를 수 있도록 도움을 주신
박용수 위원장과 홍기봉 대표에게 머리숙여 감사를 드린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003년부터 광주에 정착한 고려인동포들의 자녀들이 점차 성장하고 배우자를 만나 가정을 꾸리는 고려인 젊은이들이 많아지고 있어 합동결혼식의
정례화가 필요한 상황이다.
박용수 위원장은 "고려인마을은 국내에 귀환해 어렵게 살아가는 고려인동포들이 통과의례인 결혼식, 회갑연,
돌잔치, 생일잔치 등을 치르는데 마음에 부담을 덜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고 며 " 관심있는 지역사회 인사의 적극적인
도움을 바란다" 고 말했다.
나눔방송: 김엘레나(고려인마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