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일 망우헌을 비우고 서울 나들이를 하였습니다.
5도 2촌 생활에서 2도 5촌 생활로 바뀐 후 한달만의 서울 나들이 입니다만 한달여의 공백이 마치 일년이나 된듯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일주일간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다시 길고양이 까망이 모녀가 저를 반기는 망우헌으로 내려왔습니다.
회사 직원분들은 기본이고 고등학교 동창들. 대학 동창들. 백마부대 학군 (ROTC) 장교 동기와 후배들. 사회에서 알게된 지인들 등등 일주일간 하루도 빼놓지 않고 만나습니다만 모두들 중년 남자들의 로망이라는 저의 귀향생활이 궁굼한듯 많은 질문들을 하더군요 !
복잡한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여유로움도 좋지만 무엇보다 밤하늘의 쏟아지는 별들을 원없이 볼 수 있고 한나절만 일하고 한나절은 내가 하고 싶은 취미들을 즐길 수 있어서 너무 좋다고 ! 했더니 모두들 크게 동감을 하더군요 !
망우헌에 도착한 다음날인 어제부터 다시 예천 수영장에 나가길 시작했고 여느때 처럼 1km 자유수영을 한뒤부터는 확연히 좋아진 오십견 어깨 통증과 목 그리고 허리통증이 좋아짐에 즐거워하고 줄어드는 체중을 눈으로 확인하는 기쁨에 매일 매일 수영장이 그리워지는 일상을 다시 시작하였습니다.
수영장에서 집으로 돌아오면 여느때 처럼 전동 가위와 톱을 들고 고란 매실밭으로 향해 남은 매실나무 전정으로 한나절을 보냅니다.
고란산 매실밭
고란산 매실밭은 2 - 3년 매실농사를 방치한 곳이라 강전정 위주로 전지작업을 하고 있습니다만 사나흘이면 모두 마칠듯보입니다. 다음주에 면사무소에 신청한 거름이 도착하면 매실나무와 감나무에 거름만 주면 겨울 농사 일은 끝입니다 !
아침에 일어나니 약간의 눈발이 쌓이긴 했습니다만 비와 눈이 약간씩 섞여 진눈깨비 같은것이 오더군요 . 수영장을 다녀와도 비가 내리길래 이런 날은 전지 작업 대신 오래전부터 별러온 식빵 만들기에 도전해 봅니다.
막내 녀석이 홈쇼핑 채널에서 < 이제 고향에 계신 어머님 아버님도 맛있는 드립 커피를 마실 자격이 있습니다.>라는 맨트를 보고 아부지 생각이 나서 샀다는 맥널티(Macnulty) 커피 머신과 주말에는 손수 빵을 만들어 먹고 싶다는 제 이야기를 듣고 위즈웰 (Wiswell) 전기 오븐을 새로 구입해 주었습니다.
귀향을 준비하면서 일주일에 한번쯤 주말에는 빵을 직접 만들어 먹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해왔습니다만 전기오븐을 들여놓고 보니 제가 더 바빠졌습니다. 간단한 제빵기구와 재료들은 인터넷에서 구입하였고 창고에 버려져 있던 친척이 쓰던 빵도마는 새로 꺼내 사진에서 보시듯 전기 샌딩기로 깨끗하게 앞뒤 양면과 모서리를 샌딩하였습니다.
도마에 칠하는 도마 전용 오일을 바르면 좋겠습니다만 전용 오일이 없어 궁여지책으로 집에 있는 해바라기 기름으로 칠을 하니 나름 새도마가 되었습니다. ( 콩기름은 산패가 되어 절대 칠하면 안된다고 하더군요 )
사진의 도마는 지금은 뉴욕에서 제과점을 하고 있는 가까운 친척이 국내에서 제과점을 할때 사용하던 빵도마로 나름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도마라 두고 두고 오래 사용해야 할것 같습니다.
한번도 식빵을 만들어 본적이 없기에 유투브에 있는 식빵 만드는 동영상을 열댓번 씩은 본것 같습니다. 오늘 제가 만든 식빵은 우유 식빵입니다만 앞으로 제가 만들 식빵 레시피는 다음 세가지 중 하나 일것 같습니다.
*. 우유 식빵 / 버터 식빵 / 유유 식빵 큰것 ( 31 * 10.3 *9.5 틀 사용)
- 강력분 250 g / 250 g / 350 g
- 소금 15 g / 5 g / 7 g
- 설탕 25 g / 40 g / 40 g
- 이스트 2 g / 5 g / 6 g
- 우유 175 g / 130 g / 200 ml
- 계란 12 g / 1개 / 55g
- 버터 25 g / 40 g / 45 g
기대반 설레임반으로 처음 만들어 보는 식빵 치고는 대 성공입니다.
윗글의 강력분 250g을 사용한 우유 식빵 레시피 대로 하였습니다만 계랸을 12g을 넣지 않고 한개를 넣었더니 반죽이 질어 처음에는 혼이 났습니다만 레시피에 충실하게 동영상 대로 따라 했더니 그런대로 만들만 하더군요 !
잘 발효된 빵 반죽을 오븐에 170도로 30분 동안 구운 결과 걱정과는 달리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하고 결이 보드러운 먹기 좋은 식빵이 만들어 지더군요 ! 식빵을 처음 만들면서 느낀것입니다만 가장 중요한것은 발효 시간과 발효 온도가 아닌가 싶습니다.
앞으로 오늘같이 비가오는 날이나 일주일에 한번 정도 주말에는 손수 식빵을 만들어 먹을 생각입니다만 조금 더 익숙해지면 동네 어르신들께도 만들어서 나눠드려 볼 예정입니다.
제가 빵만든 사진을 본 막내가 한마디 거듭니다.
< 아부지 리틀 포레스트 네요 !
제과점에서 파는 식빵보다 더 먹음직 스럽네요 .
식빵 안정되면 다음에는 망우헌에서 생산한 재료로 수제 쨈 한번 도전해 보세요 ! >
이러다가 망우헌에 빵 까페 만드는것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ㅋ
<종산 https://blog.naver.com/jongsangolgil111/223011900801 >
.
첫댓글 사람답게 사는거..
목표치를 어디에 두느냐?
종산님의 망우헌 일상이 모두의 목표치에 닿을거 같습니다
손수 만드신 식빵이 너무 맛있어요 빵 빛갈로 말하네요
귤쨈을 년 중 꼭 만들지요
설탕을 거의 넣지 않고 감귤 자체로 오래 졸이면
실온 저장이여도 변질없이 먹을수있지요
사연이~~추억이 있는 도마가 해바라기 기름으로 품격있게 보입니다
망우헌의 역사가 모두의 희망의 소리로 간직되길 바램합니다
작년 이맘때 올려주신 귤쨈 사진을 본적이 있습니다.
무설탕으로 쨈을 만드시니 얼마나 맛은 좋겠습니까 !
이제 빵 만드는것은 해봤으니 어떤 과일로 쨈을 만들지 저도 고민좀 해봐야 겠습니다.
아직 완전히 은퇴한것은 아니지만 비상근으로 근무하니 널널한 시간이 너무 좋습니다.
한나절만 일하고 남은 한나절은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이런 저런 일들을 하나 하나 해보는 중입니다.
진작 내려올걸 하고 후회도 되구요 !
매일 아침 예천수영장에서 하는 새벽수영은 그동안 가지고 있던 잔병을 말끔히 없애 주었고 간헐적 단식이라는 이유로 두끼 식사지만 정성스럽게 직접 장을 봐 먹거리를 장만하는데 재미가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ㅋ
날씨 풀리는 4 -5 월쯤 제주도 자전거 일주계획도 세워져 있으니 그때 뵐수 있을지 모르겠네요 !
참 정갈해 보입니다.
깔끔 하십니다.
고매한 성품이 부럽습니다.
이 잡석 같은 돌은 여~~~ㅇ아니거든요.
잘 한는것 없고
못하는것은 수두룩합니다.
영 정리정돈이 안됩니다.
천성이 글렀다는 것이
이제는 고칠 수 없는 붙박이가 되었습니다.
ㅇㅇㅇ종종 글을 기다립니다.
종산닝의 글은 쉽고 간결해서 읽기 쉽고 얼른 이해가 돼서 좋습니다.
항상 건강과 평안을 빕니다.
가끔씩 이렇게 글을 올리는 이유는 오랜 기간동안 시골기차를 들락거리며 시골로 돌아가는 귀향준비를 20년전부터 해왔고 이제 은퇴할 시점이되어 귀향을 하게되면 이렇게 사는 사람도 있구나 ! 하는것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에서 입니다만 혹여 자랑질로 비춰질까 부담스러운것도 사실입니다.
지금은 조금 뜸합니다만 시골기차를 통해서 시장에서는 구하기 힘든 심고 싶은 작물들도 구했었고 수확철이되면 기차가족이 땀흘려 농사지은 농산물을 구입해 먹기도 하였지요 ! 언젠가 귀향할때쯤이면 전국에 흩어져 살고 계신 기차가족들을 찾아뵙고 농사짓는 노하우를 배우고 싶었던적이 있었는데 지금도 유효한지 모르겠습니다. ㅋ
제글이 읽기 쉽다는 칭찬은 감사합니다만 많은 세상 공부를 하지 못하였고 아직은 덜 익은 과일처럼 인문학적 소양도 부족해 딱히 유식한 말을 사용할줄 몰라서입니다. 하지만 글이라는게 누구나 쉽게 읽혀지고 쉽게 이해되어야 한다는 기본 생각은 변함이 없으니 그나마 다행인것 같습니다. 날씨좀 풀리면 어느날 불쑥 일석 형님댁으로 찾아뵐지도 모르겠습니다.
@종산 배우시다니요.?
천부당만부당하신 말씀입니다.
세월을 오래 살았다고
경험이 많다고
꼭 잘 하고 난것도 없는법입니다.
돌은 정말 아니거든요.
내 꼬라지를 내가 아는것이 그나마 나늘 위해 다행이다하고.... 숨쉬고 살고있습니다.
소주 이름이 "처음처럼" 이란것 있지요.?
제가 꼭 그렇거든요.
그냥그렇게 벌려놓고 "처음처럼"
살고 살아지고 있습니다.
ㅡ 부끄럽사옵니다 ㅡ
같이 시골 생활을 준비하는 입장에서
저처럼 객지가 아닌 종산님처럼 고향으로 돌아 갈 수 있다는게
부럽습니다.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조상님 덕분에 고향을 물려받았습니다만 그 흔한 텃세도 없고 모두 친인척들로 구성된 집성촌이라 너무 편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때 서울로 유학가 쭉 서울에서 생활했으니 거의 도시사람입니다만 고향사람들과 동화되기 위해 열심히 도시물 빼는중입니다. 착하고 순박하신 고향 어르신들을 누구보다 존경하며 훈훈하게 나이들어 가보고 싶습니다만 동네라고 해봐야 저 포함 8명이 전부이고 제가 가장 막내라 아제 아지매들이 젊은 조카 동생 내려왔다고 좋아들 하시네요 !
언제 봐도 오디오가 부럽습니다
언제 소리 한번 듣고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