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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의 목적은 하이데거와 사르트르의 철학적 사유에 있어서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무”개념을 비교 검토하여 하이데거의 “무”개념이 함축하고 있는 독특한 의미를 규명하는 데 있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하이데거의 기초존재론은 존재물음을 해명하는 작업에 방향잡혀있다고 해석되고, 반면에 사르트르 철학은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인간학으로 간주되지만, 두 철학자 모두 “무”개념을 자신들의 사상의 핵심개념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하이데거가 기초존재론에서 제시하는“무”개념은 사르트르의 실존주의적 “무”개념과는 근본적으로 구별된다.
먼저 사르트르가 말하는 “무”는 논리적인 부정을 출현하게 하는 근원적인 “무”를 의미한다. 그리고 이러한 “무”는 다르게 표현해서 끊임없는 미래로 기투하는 가능성(자유)를 지칭한다. 이렇게 이해된 “무”는 사물의 존재방식을 지칭하는 “즉자”와 대비되어 인간의 존재방식인 “대자”를 구성하는 개념이다. 그에 있어서 “대자”(인간)는 현재성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미래로 기투하며 “무화”하기 때문에 “즉자”로 환원될수 없다. 이 같은 “대자”의 독특한 특성을 보여주기 위해 사르트르는“대자”를 충만적인 “즉자”와 대비되는 “결여”로 규정한다. 그런데 그에게서 “대자”의 결여는 아직도 전-반성적인 주체의 영역에 남아 있다. 사르트르와 마찬가지로 하이데거의 기초존재론에서 사물의 존재방식과 구분되는 현존재(인간)의 자기성의 존재방식은 “무”에 의해 규정된다.
그리고 하이데거 또한 “무”개념에 기초하고 있는 현존재의 자기성개념을 “결여”와 연관지어 해명한다. 그러나 현존재의 자기성을 규정하는“무” 또는 “결여”는 사르트르의 “무”개념과 동일하지 않다. 사르트르와는 달리 하이데거의 “무”개념을 비-본래적인 자기성과 본래적인 자기성과 관련지어져 있다. 그리고 이러한 현존재의 자기성개념에서 “무”개념은 사르트르의 “무”개념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이중적인 의미를 함축하고 있다. 한편에서 “무”개념은 비-본래적인 현존재의 결여적인 자기성을 가능케 하지만 다른 한편에서 “무”개념은 비-본래적인 상태로있는 결여적인 자기성을 본래적인 현존재에서 결여시킨다. 다시 말해 하이데거의 “무”개념은 사르르트의 경우처럼 단순히 “결여”가 아니라“결여의 결여”에 의해 특징지어지며, 이 같은 결여개념은 궁극적으로전-반성적인 주체의 영역으로부터 벗어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