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초이’ KIA 최희섭이 최근 2연속경기 홈런을 치는 등 상승세다. 메이저리그 출신 거포가 겨우 시즌 6개의 홈런을 친 것에 불과하다는 냉소적인 평가도 나올 수 있지만. 극심한 부진을 겪은 뒤 이제 다시 자리를 잡기 시작한 그에게는 분명 고무적인 상황이다.
상승세는 두가지로 설명되는데 일단 기술적으로는 최근 스포츠서울 박영길 객원기자의 지도로 타격폼을 전면 개조한 덕을 봤다. 그런데 그 완성도는 이제 60%정도로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
이보다 중요한 것은 심리적인 것이다. 극도로 위축됐던 그가 활기찬 모습으로 돌아왔다. 최희섭은 22일 광주 삼성전에서 홈런을 친 뒤 “이제야 야구가 재미있게 느껴진다. 잘 안되는 날도 짜증내지 않고. 자신감을 가지고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최희섭은 지난 주 초 사직 롯데전에 복귀해 첫타석에서 결승타를 때린 이후 다소 김빠진 모습이었다. 주위에서는 “역시 최희섭”이라며 쓴웃음을 지었지만. 그는 늘 웃고 다녔다. 그러자 주위에서는 “실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래서 지난 21일 전화로 물었더니 “솔직히 누구보다 더 내가 불안했다. 타격폼을 개조했다고 큰소리쳤는데 결과가 신통찮으니 걱정이 앞섰다”고 하면서도 “그런데 실전에서는 아직 적응이 덜 됐지만. 훈련 때는 분명 달라진 걸 느꼈다. 그래서 앞으로 더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그 생각만하면 웃음이 절로 나와 즐겁게 훈련할 수 있었다. 나에게는 ‘오늘 보다 더 나은 내일’이 있다는 생각으로 산다”고 밝혔다.
최희섭을 지도한 박 객원기자도 “최근 최희섭과 계속 통화하면서 ‘즐겁게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면서 “즐기는 것 이상 좋은 것은 없다. 그래야 실력이 느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최희섭이 지난주 1군에 복귀하자 구단 관계자들이 가장 먼저 발견한 변화 역시 이런 것이었다. 한 관계자는 “우선 명랑. 쾌활해졌다. 전에 부진할 때는 외부와 벽을 쌓고 혼자만의 세계에 갇힌 듯한 인상이었는데. 복귀 이후 자신감이 넘쳐 보이고. 항상 웃고 지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올초 전지훈련 때 두통으로 두번이나 중도 귀국했는데. 야구에 대한 스트레스 때문인 것으로 안다”면서 “그런 최희섭이 이제 야구를 즐기게 됐으니. 앞으로 슬럼프에 빠진다 해도 금세 헤쳐나올 것이다. 도약할 수 있는 밑천을 얻은 것 아닌가 싶다. 홈런은 이런 변화로 얻은 보너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