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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을 잊는다는건.
잃어버린다는건..
또하나의 행복을 잃는것과 같다.
행복하게 살기.
시작.
'널 안고 싶어'
'널 사랑하고 싶어'
'널 기억하고싶기도 하고'
'영원히 함께하고 싶기도 해'
'하지만'
안된다는 말만은 하지 마라.
아무리 그래도.안된다는 소리는 제발.제바알.
"역시 조안나는 맛있어.!'
.
쿵.
우두두두두두두두두.둑.!
"맙소사."
내 머리속을 휘젓고 다니던 녀석의 목소리가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다.
우두두두두두두두두.둑.!하고 말이다.
"지금 몇시야?"
시계를 찾다보니 언듯3시를 가르키는 큰 바늘이
보이기 시작했다.
"제길슨.젝슨.말할놈에 조안나."
이게 무슨 흉몽이야.
은현일 만나러 가는 판에.오늘 정말 안풀린다.은순아.
"어서어서.어서서"
혼잣말에 오만가지 방정이란 방정은 다 떨며
외출하기 전까진 집안 곳곳을 휘저어놔
버리는 나는야.
"은순이 출동 완료."
이은순.!
.
#4시15분.
생과일쥬스 점.
기쁘다.설레이다.행복하다.입에서 저절로 실소가 터져나올 만큼.
그마만큼 내 인생에서 최고로 짜릿한 날이다.
몇번이고 쉼호흡을해도
가라앉히지 않는 내 벌건 얼굴.
이러다 정말 김은현 자식 촌년 같다고 놀려대는거
아닌지 몰라.
"은순아.여기.!"
"김은현!"
내가 카페로 들어서자마자 날 알아차린 은현이가
반갑게 손을 흔들며 내 시선을
끌었다.
그리고.
"어.!"
..
"안녕.은순씨."
나와 단 둘만의 약속이라고 철썩같이 믿게 했던
은현이의 옆자리엔.
"안나씨가.여긴 어떻게."
송안나.
은현이의 첫사랑이 버젓이 버티고 앉아
있었다.
"어떻게 오긴.내가 불렀으니까 왔겠지.야야.
뭐 먹을래?뭐 시켜줄까.?"
".^-^어서 앉아요."
웃는다.
날 보며 웃는 송안나를 보며 나만의 김은현이 씩하고
그 예쁜 웃음을 보인다.
씨.저게.
다른여자한테도 안보여 주던걸.
"야.니가 사는거냐.!"
"어.?어.그래.임마."
"그럼 나 비싼거 먹어도 되지."
.
또 다시 환히 미소를 띄우는 김밉상.
내 말은 이미 안중에도 없는듯 해 보였다.
지금 이 한복더위에 날 이자리까지 불러 끄집어낸 김밉상이
정말 밉다.밉고 싫다.
특히 송안나와 눈마주 치며 예기하는건
더더욱.
"비싼거 먹는댔어.정말이야.나."
"어.맘대로 해."
"우리 다음주에 경포대 갈까.?"
"경포대.?"
"응.^-^.나 경포 해수욕장 너무 가고 싶어."
왜.
옜날 남자친구가 그리워진 모양이지.?
그땐 뭐 섬총각이라도 사귀셨나.
.
"안돼.난 흰피부 좋아 해.탄건 싫어."
"ㅜ_ㅜ정말 가고 싶은데."
"거기가면 너 수영복 입을꺼 잖아."
"응.그게 왜?"
"그래서 더 안돼.생각할 수도 없는 일이야."
이러쿵.저러쿵.
저러쿵.이러쿵.
어쨋든 그들의 대화는 한 여자의 가슴에 대포알을
쏘아 대는줄도 모르고 즐거웠다.
그리고 덕분에 난 정말 그곳에서 제일 비싸다는 것만
종류별로 하나씩 시켜 우걱우걱
먹어대기 시작했다.
흥.
저건 다 구란데.
송안난 내숭덩어리란 말이야.특히 너한텐 더더욱.
"딸기쥬스 내가 제일 좋아하는건데.
제길.여긴 맛이 왜이래.?"
사실 맛있었다.
하지만 지금 내 상황에선 충분히 그랬다.
"어머.언제 이렇게 많이 시켰어요.?"
그제서야 나에게 관심을
돌리는 송안나.
이제부터 그녀를 조안나라 칭하겠다.
"몰라요.이거 먹을래요.?디게 맛없는데."
".ㅇ_ㅇ."
"싫음 말구.저건 어때요.녹는거 보니까 아깝지 않으세요?.
원래 쿠킨 녹혀먹는게 제맛이야.그져.?"
"아 네.은현아.나 화장실 좀."
"어.?어.그래."
핸드백을 자연스럽게 건네주는 조안나.그리고 또 그걸
푼수때기 처럼 잘도 받아주는 김은현.
내 눈치를 보던 조안나년은 화장실로 사라져
버리고.
"밉다.밉다 정말."
"와.내 한달 용돈을 니가 다 갉아 먹는구나.빈대야.-0-"
"넌 그렇게 눈치가 없냐.?!"
"뭐데.뭐가 또 불만이야."
"됬다.됬어.그래.한번 버려졌다가 다시 저년
장난감 된게 그렇게 좋냐.어.그렇게 입이 안다물어질 만큼.?"
"너 말 되게 함부러 한다.
화나.그런식으로 안나한테 이년저년 하면."
"하.하하.하하.-0-내 참나.
보인다.보여.속보인다 김은현.이 똥개야."
"이게.또 저래.
고등학교때부터 안나 못잡아 먹어서 그렇게 안달이더니.
이번엔 아니야.내가 장담해.이젠 다신 나 힘들게 안한댔어."
"저년 속샘이야 뻔하지.뭐.
넌 그러다 다시 내 품에 돌아오게 되있어.왜냐."
".-_-"
"저건 여시니까.꼬리 억개 달린 불여시."
.
그렇게 난 그 뒤 상황이 어떻게 됬는지
알수 없었다.
내 발로 그 아까운 것들을 남겨둔체 카페문을
박차고 나와버렸으니까.
카페를 나와 주위를 둘러보니 거참 아이러니 하게도
카페 화장실 앞이였다.
"김똥개는 내꺼야.불여시같은 년아."
아직까지 은현이가 혼자 카페에 앉아 있는걸로 보아
조안나 년은 아직 화장실
안에서 똥을 누고 있는게 분명했다.
흐흐.
역시 여름엔 시원하게 최고지.
.
똑똑.
똑똑.
.
똑똑.
똑똑.
"여기 사람 있어요."
5번째 칸에서 들리는 조안나의 목소리.
확실했다.
난 정말 그년의 간질간질한 목소리에 대해 이를 갈고
있는 사람이였으니까.
.
"여름엔 그저 어디든 떠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이 생기기 마련이죠."
우선.난 사근사근한 목소리로 말을 걸기 시작했다.
"네.그렇죠.뭐."
그렇긴 뭐가 그래.이년아.
"바다 가는걸 좋아하시나 봐요."
"네.?"
"아까 경포 해수욕장 예기하는걸 잠시 들었거든요."
아주 잠깐 동안 말이 없었다.
놀랐거나 급작 안나오던 똥이 신호를 보냈거나.
둘중 하나일 것이다.
난 다시 차분하게 반쯤 차올라온
바케스 통의 물을 보며 흐뭇한 미소를 머금었다.
"제가 사실 바로 앞 테이블에
앉잤거든요."
"아."
"지금 내기 분이 어떻게요.-0-"
"네.?"
"내 기분이 어떨까~요.?"
"글쎄요."
그년 참 확실하게 변비인게 분명하다.
김똥개한테 말해줘야지.
흐흐.
드디어 결정의 순간이 왔다.
그년도 물내리는 소리와 함께 나올 준비를 하는것 같았다.
수도꼭지의 물을 꽉 잠근다음.
"내 기분은."
끼이이이익-.
"지금 무지 행복하지요.-0-!"
철퍽.
"꺄아아악!"
짧은 외마디 비명소리와 함께 내 기막힌 명중력은 그날따라
빛을 바랬다.
이제 넌 김똥개하고의 데이트는
물건너 갔어.
.
그렇게
버스에 타서도 내 킥킥 거림은 끈길줄 몰랐다.
버스에서 내려 집으로 향할때도
또 집에 도착해서도.
"킥킥.킥."
난 끈임없이 웃어댔다.
이제 그만 할때도 되었는데 말이다.
"그런데.오늘따라 집이 참 넓다."
그건 내가 조안나 년을 물에빠쥔 생쥐꼴을 만들어
노아서도 아니였다.
.
은현이를 지킨것 같은 안도감도
아닌.
"에씨."
단순한.내 우울한 기분을 그나마 낳게 해준 심심찮은
위로 같은 거 였다.
하지만.
난 지금 무척이나 외롭고 쓸쓸하다.
그년이 던져놓은 대포알의 영향이
이렇게 까지 클줄 몰랐다.
"하.그년 참.옜날 생각 나게 만드네."
.
은현이가 고열로 시달리던 날.
그날저녁은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었다.
은현이가 돌맹이에 맞아
이마가 찢어진건.
3학년 선배들의 짓이였고.
체육복 바지차림으로 버스에 올라 탔던건.
물론 그때도 멋있었지만.
짖굿은 남학생들의 장난으로
그년의 치마가 찢어져 버렸기
때문이였어.
난.
난 이렇게 기억하고 있는데.
생생하게 하나도 빠짐업이 기억하고
또 한심해 하고 있는데.
과연 송안나 년은 기억하고 있을까.
과연.
얼마나 은현일 생각 했을까.
.
휴.
"바보.그러니까 김똥개.김은현은 그러니까
김똥개지."
잠시 후.
뚜루루루루-뚜루루루루루.
한참 온갖 잡생각에 사로잡혀 멍해있을때쯤.
어디선가 울리는 전화벨 소리에
난 그것으로 시선을 돌려야만했다.
철컥.
"여보세요."
-넌 평생 가질 수 없어.
"누구세요.?"
-니가 내게 무슨 짓을 하든 그딴건 상관 안해.
"............."
'무슨 짓'
대충 짐작이 간다.그리고 누구인지도.
-하지만 이건 알아 둬.
"너 송안."
-이번엔 철저히 망가뜨려 버리고
말꺼니까 말이야.
"뭐.?"
-걘.여전히 바보스럽더라.
"송여시.!이 치사한 년.!!"
-^-^.유감이야.정말.
"야.송여시.!!송여시.야.!"
뚝.
뚜우.뚜우.뚜우.
그렇게.
완벽히 송안나인 그녀의 악담은 그걸로 끝이였다.
.
송여시의 전화로 난 한순간에
죽은 사람이 되어버렸고.심각하게 우울했다.
제길슨.
김똥개가 이런 송여시의 정체를 모르고
헤헤 거리는 것들.
되로 받을 상처를 알면서도 모르는척
하는 바보스러움.
등등등.
너무너무 머리가 아프다.
'화나.너 그런식으로 안나한테 이년저년 하면.'
김똥개.
너같은 똥강아지가 나한테 그랬단 말이지.
화난다고.
화나.뭐.화나.?
"나도 화난다.김똥개."
.
그리고 그날 저녁.
난 생과일 점에 다녀온 이후 지금까지 아무것도
먹지 않은 상태다.
왠일인지 입맛도 없고 또 무엇보다 은현이에게
할말이 있었다.
역시 송안나의 전화는 예전에도 그랬지만
늘상 마음에 걸려왔다.
특이 오늘같은 경우라면 더더욱
주위를 줄 필요가 있으니까.
어차피 내 말은 씨도 안맥힐 거라는걸 잘 알지만
말 안하는것 보다야 나을거 같아서 이다.
그래서 난 몇보 떨어지지 않은 김똥개의
집앞에 쪼그려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었다.
-_-
이러니까 정말 개가 된 기분인걸.
젝슨.
.
얼마 후.
정말 얼마나 지났을까.
멍멍 소리라도 내고싶을만큼 그 긴 시간을 인내함에도
불구하고 녀석은 코빼기도 비추지 않았다.
심지어는 송안나 년이 보고싶을
정도 였으니.
난 늦은밤 더위를 먹은게 분명 했다.
.
그로부터
30분 후.
다리가 마비되고 땀이 비오듯 흐를때쯤.
저기 저 먼곳으로 부터 검은 그림자 두개가 길게
늘어지며 이리로 가까워지는
것이 보여왔다.
하나는 김똥개가 분명했다.
그래서 더더욱 울컥 해 버렸다.
"송안나.여기저기 안보이는데가 없구만."
저벅저벅.
저벅.
저벅.
또각.
여자의 구두굽 소리가 멈췄다.
남자의 발소리도.내 슬리퍼 소리도.
"야.김똥개."
"어머.은순씨."
제길.
가슴아프게도 송안나.
예상은 했지만 정말 송안나다.
"김똥개.?그건 또 언놈 꺼냐."
"니꺼다.이 똥강아지야"
무척 당황한 기색이 보였다.
특히 송안나 년이.
"안나씨."
"네.은순씨."
"은현이 집까지 바래다 주려고 온거 맞죠."
"네."
"여잘 데려다 주진 못할 망정 똥개 매너 꽝이네."
"야.이은순.!"
.
"아씨.나 솔직히 여기서 은현이 딱 3시간 반
기다렸거든요."
"정말.?"
"넌끼어들지마.똥개야."
"-0-이게.콱.!"
.
송안나는 내 눈을 똑바로 마주치고 있었다.
그것도 은현이가 잠시잠깐
한눈을 파는 사이였지만.
어쨋든 그년의 연기는 실로
놀라웠다.
"제가.가야 하나요.?"
"글쎄요."
"야.어딜 가.비디오 까지 빌렸는데."
"은순씨가."
"야.이은순.너 가.내일 예기 하자.어.?"
.
날 떠밀어 내는 김은현.
"나 세시간 반 기다렸다니까.!"
"그럼 내가 내일 세시간 반 예기
들어주면 되잖아.-0-가.훠이.훠이.잘가라.!"
.
또 한번 울컥.
그리곤 나도 모르게 송안나 년의 치맛자락을
꼭 쥐고 말았다.
"옷이.축축하게 젖었네요."
".............."
잠시동안 아무말이 없는 송안나.
대신 김은현 자식은 전적으로 송안나 년을
감싸 주기 시작했다.
"어.맞다.안나 옷 빌려 주기로 했는데."
"너희 누나 누구 옷빌려 주는거 싫어하잖아."
"어.몰래.티셔츠랑 반바지로
누나가 잘 안입는것만.너 쉿.비밀이다.-0-"
"..........."
세번째 울컥.
난 이곳에서 세시간 반 동안 땀에 절은
티셔츠를 입고 있는데.
넌 내게 눈길 한번 주지 않는구나.
"안나씨."
"네.?"
"설마 모르는건 아니겠지만."
"ㅇ_ㅇ."
"그물 내가 부었어요."
"네.?"
"야.에이.이은순 뻥 치시네."
.
암만 아니라고 김똥개가 우겨도.
"그건 안나씨가 더 잘알거에요.
어쨋든 미안해요.
너무 화가나서 그런거니까."
"야.은순.-0-장난이 너무 심하다.야아."
"난 원래 여우를 싫어해서."
"................"
.
그렇게.
그날 밤.아주 늦은 날밤.
역시 은현이의 장난스러운 모습과 송안나의
완벽한 연극으로
난 이긴듯.또 아니게.
처절히 깨지고 말았다.
송안나도 아닌.
김똥개로 부터.
김은현으로 부터.난 백기를 들어 보이고 말았다.
제길스럽게도.
그건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