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 비씨! 감 잡았어?!"
"예압- 감 잡았어!"
"좋아, 땡겨!"
MC 유의 응원으로 막 땡겼더니 결국 이겼다.
난 A팀이였는 데, B팀 팀장 호동이형이 날 툭툭 건드린다.
물론 이런 부분은 방송에서 짤리겠지만.
"야, 너 Y맨이지?"
"아니에요, 형."
"너 보니까 막 생각난다. PD스타일이 너 스타일이야."
"푸핫.. 방송이나 합시다, 형아."
"쿡쿡. 농담이야, 농담. 오늘 Y맨은 나다, 나. 알지? 꼭 나 찍어!"
"예, 알겠습니다. 헤헤헤."
가끔 맛있는 밥 사주시는 호동이형. 정말 좋으신 분이라 생각한다.
TV로 모니터 할 땐 너무 오바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다음은 커플 결정이였다. 팀별 커플결정이라..
우리팀 여자는 경림이 누나와 장영란씨. 그리고 채연씨.
우리 팀 남자는 정환이형, 명훈이형, UN 두 분. 그리고 나.
후우, 그닥 쉽지는 않겠다. 나 누구랑 커플해야 되지?
"잠깐잠깐! NG!"
"왜, 왜요?"
"커플 결정해줘야지."
"에? 커플 결정도 작가가 해요?"
"익숙해질꺼다, 훈아."
호동이형이 내 어깨를 두드리고 한다. 헉... 이럴 수가.
뭐? 커플 결정? 그래서, 나 누구랑 해줄려고?
작가는 우리 팀한테 다가오더니 이래저래 짝짓기한다.
난 장영란씨. 그리고 UN 두 분과 경림이누나, 채연씨.
그리고 신천커플이라나 뭐라나... 나참 기가막혀서.
"저기요! 이러시면 안돼죠."
"예?"
내가 들고 일어서자 작가의 눈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후우, 여자 눈에 눈물 뽑는 거 마지막입니다. 죄송해요.
"이런 식으로 커플 되면 뭐가 재밌죠? 출연진들이 흥미가 없는 데
TV 속 시청자들은 재밌게 봐줄 꺼 같아요? 이게 무슨 오락프로그램이죠?
차라리 개그하라 그래요. 짜여진 식으로! 이런 식으로 오락프로그램이라고
위장시키지 말고! 뭔 프로그램이 이렇게 억지적이예요?
이런 줄 알았으면 저 안 나왔어요!"
작가는 울었다. 덕지덕지 바른 화장품 냄새.
마스카라가 번지지 않도록 우는 저 초강력 쎈스.
PD가 와서 날 진정시키는 척 했다. 원래 오락프로그램은 다 그런거라나...
호동이 형이 사태를 수습시키며 말한다.
"에, 그럼 오늘은 대본 없이 한 번 나가죠?"
"아, 그렇게는 안되지. 비씨, 소속사에서 스캔들 조심하라고 했어."
"어머! 그럼 저랑 스캔들이 난다는 거예요, 뭐예요!"
"마, 말이 그렇다는 거지."
채연씨가 급기야 화를 낸다. 나이차가 좀 많이 나긴 하지만, 스캔들이 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무슨 동물짝짓기도 아니고... 뭐 이런 방송이 다 있어?
과연 독자들이 좋아해줄까? 과연 그럴까.
"대본 없이 한 번 해봅시다. 사실 그렇잖아요. 오락프로그램이...
이런 프로그램이 장수 못 하는 건 바로 자연스러움이 없기 때문이예요.
PD님, 부탁드립니다."
MC 유가 말했다. 정말이지 뿌듯했다. 사태는 거의 다 수습했고...
결국 대본 없이 이어졌다. 후우, 그래도 난 누구랑 이어야 하나?
저번에 천상연분 때도 파트너로 한 경림이 누나가 좋을 꺼 같아.
그래, 그게 좋겠다.
"자자, 비씨! 누구한테 마음이 가 있는 걸까요? 출사표 한 번 던져 봅시다!"
"유...얼... 쏘.. 뷰리풀-"
"오오오, 비! 나한테 필 꽂힌 거야?"
내가 자연스럽게 경림이 누나를 바라보자, 한 껏 오바액션을 취한다.
남들은 이게 다 오바고 대본대로... 억지 웃음 자아낸다 생각하겠지.
그렇지만 저 누나는 사실 그대로 사는 건데. 캐릭터의 특성이라고만 생각하니
많은 이들이 웃지 않는 거다. 후우.. 그래도 난 저 누나가 괜찮다. 핏..
MC 유는 내게 춤을 시켰고, 난 섹쉬하고도 터프한 춤으로 경림이 누나에게 다가갔다.
경림이 누나는 "오오, 그래! 니가 날 선택할 줄 알았다! 오오, 좋아좋아!"라는 식으로
내 춤을 더 흥겹게 해주었다. 난 춤 출 때가 가장 좋다. 즐겁다.
"자, 내 마음을 받아줘! 비씨는 누구 선택할꺼야?"
"음... 경림이 누나!"
"오냐, 일로와라!"
MC 유의 귀여운 애교빨에 나도 귀엽게... 하하핫.
경림이 누나가 내게 달려와 안긴다. 푸핫.
아까 경림이 누나 춤 출 때 진짜 웃겼다. 굉장히 힘 있는 춤이였다.
어영부영 커플선정이 끝나고, 그.. 당연하다! 라는 코너를 할 차례였다.
"너! 사실은 나한테 관심있었지?"
"당연하다."
"에이, 반응 너무 썰렁하다. 마음에 안 드나봐. 삼진씨, 그냥 포기해버려."
MC 유는 삼진씨의 옆구리를 콕콕 찌르며 K.O를 시켜버릴려 했지만,
그래도 포기 않고 있길래 내가 한 마디 또 했지.
"삼진씨.. 혹시 꺽기 배워볼 생각 없어요? 아무래도 웨이브는 틀린 것 같은 데..."
이 말에 삼진씨는 K.O되었고, 촬영장은 자지러졌다.
그치만 불편한 건 사실이다. 아무리 농담삼아 할 지라도.
"자자자! 그 다음 B팀의 다크호스! 별!"
별이 나오자 난 악수를 청했다. 별은 기쁜 듯 "잘 부탁해요, 오빠."라고 속삭이듯 말했다.
난 먼저하라고 말했고, 별은 내게 로망스 당연하다를 할려고 하는 것 같다.
"지난 번 생일 때 준 선물 좋았지?"
"오오, 선물?! 무슨 선물?!"
"당연하다."
"그 선물 받은 뒤에 잠깐 호동이 형네 집에 갔는 데...
그게 젤인 줄 모르고 형이 먹어버렸어. 괜찮지?"
"오오... 호동이형! 또 먹었쪄? 헤헤헤-"
"그만 먹으삼! 그만 먹으삼!"
명훈이 형이 "그만 먹으삼!"이라고 하자 촬영장 또 자지러지고...
이번엔 나도 좀 웃겼다. 푸핫. 호동이형 스팀 콱콱 오르네.
별은 지지 않고 내게 또 말했다.
"너때문에 내가 JYP 가수로 대뷔한 거 알지?"
나참 기가 막혀서... 어이 없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