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에 의하면 임진강 황복이 돌아왔단다. 복어중에서도 이 맘 때쯤 산란을 위해 한강과 임진강을 올라오는 황복은
그 맛이 죽음과 맞바꿀 극상의 맛으로 잘 알려져 있다. 봄의 진객 황복이 경기도 파주시 임진강 일대에서 지난달 중순부터 회귀하고 있어 요즘 어선 한 척이 평균 하루에 열대여섯마리씩 잡는다고 한다. 황복이란 이름이 붙은 연유는 뱃살 옆구리에 황금색 띠가 둘러처져 있어 붙여 졌다고 한다. 잡히는 황복의 크기는 대개 700~800g정도이며 큰 것은 1kg 넘는 것도 있다고 한다.
황복은 임진강에서 부화한뒤 서해로 돌아가 3~5년 동안 20~30cm 성어로 자란 뒤 봄이 되면 산란을 위해 임진강으로 돌아와 알을 낳은 뒤 다시 바다로 돌아가는 회귀성 어종이라 한다.
중국 송나라 대표 시인 소동파는 '동파육'이란 돼지고기 요리로도 유명하지만 산란을 위해 강으로 올라오는 황복을 하돈(하돈):강의 돼지라고 부르며 그 맛을 극찬했다고 한다. 어찌나 맛이 있어던지 '죽음과 맞바꿀 맛'이라고 했다고 한다. 극상의 맛이지만 복어에는 산란시기 맹독을 지니므로 조심해야 한다. 지난 달에 완도와 여수에서 복어를 끓여먹은 사람이 사망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래서 복어는 복어조리 면허를 가진 사람이 조리하는 집에 가서 낮에 먹어야 한다. 저녁에 먹었다간 잠든 사이 자신도 모르게 황천으로 가는 수가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인공 부화를 하여 방류하기도 하지만 일부 축양장에서는 양식을 하기도 한다. 축양장에서 양식하는 복어에는 독이 없다고 한다. 사람이 주는 사료만 먹다보니 독을 만들 재료를 구하지 못해서 생산이 불가한 모양이다.
요즘은 복집이 많이 생겨서 아무데서나 쉽게 먹을 수 있다. 저녁에 친구들과 술을 한잔 한 다음 날 아침 해장국으로는 복국이 최고다. 생복에다 미나리와 콩나물만 넣어 끓인 매운탕이나 지리는 시원한 국물과 함께 복어의 담백하고 쫄깃쫄깃한 색감은 둘이 먹다가 하나가 죽어도 모를 지경이다. 그래서 소동파도 '죽음과 맞바꿀 극상의 맛'이라고 칭송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황복은 맹독인 테트로도톡신 성분이 알·피·내장 등에 포함돼 있다. 신경을 마비시켜 근육의 움직임을 조절하지 못하게 만들며 소량(0.2㎎)만 먹어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 해독제가 없어 2~3시간 안에 죽을 수 있다. 내쇼날 지오그래픽지에 의하면 며칠 굶긴 상어에게 먹잇감으로 복어를 풀어주었더니 처음엔 덥썩 집어 삼켰으나 곧바로 토해 내더라고 한다. 상어도 학습으로 복어에 독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을 증명한 셈이다.
황복은 아직 먹어보진 못했지만 참복은 더러 먹었다. 영도 두서너 군데와 충무동 그리고 옛날 서면 영광도서 부근 식당에서 자주 먹었는 데 그 집 이름도 잊어 버렸다. 학교에 있을 때 삼천포에 테니스 게임하러 공설운동장에 두어번 갔었다. 게임을 마친 후 목욕후 인근시장안에 있는 복어집으로 가서 복매운탕으로 식사를 했는 데 참으로 맛이 있었다. 저녁에는 여럿이 술도 한잔 한 다음 새벽에 일어나 다시 그 집으로 가서 복 지리탕으로 해장을 했는 데 국물이 아주 시원하였다. 값도 그리 비싸지 않아 언제 한번 다시 가고 싶다. 경기도 파주에는 황복집이 20여집이 있다는 데 황복 한 마리에 20만원이나 한다니 서민이 먹기에는 좀 부담스럽다는 생각이 든다. 딸 아이가 전에 파주 살 때는 한 번 올라가서 맛이라도 볼까 생각했는 데 서울로 내려오고나선 갈 일도 없어져 버렸으니 공염불이 돼 버리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