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
이신우...!!!
그래 그거였어? 그런거였어?
몸에서 힘이 빠져나가는 게 느껴졌다. 고작 그런일로 얘들을 패다니!!!
"이 일.. 어디서 떠벌리고 다니지 마.
쪽팔린걸 안다면!!!"
"네.. 언니, 죄송해요."
"오늘같이 방송사고 또 한번 나면 그땐 그냥 안넘어가. 각오해"
"네에..."
"......"
"어..언니"
"양호실에 가서 약 발라"
"언니.. 얼굴...."
"됐어."
잔득 굳어있는 지애와 수진이를 뒤로 하고 방송부스를 빠져나왔다.
막 방송실 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은선이가 들어왔다.
"야.. 애들은?"
"부스 안에 있어"
"어.. 너 얼굴."
"애들 내가 잡았으니까 그냥 둬라."
"어..민아야."
은선이가 부르는 걸 모른척하고 방송실을 빠져나왔다.
2층 교실로 내려오다가 무의식중에 창밖을 내다 보았는데
신우와 하나가 얼굴을 마주보고 서 있었다.
무슨 이야기들을 하는지 하나가 이따금 울먹이며 신우의 팔에 힘없이
매달렸고 신우는 그런 하나를 뿌리치지 않았다.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신우가 시선을 느꼈는지 2층을
올려다 보았다.
나와 눈이 마주치자 그녀석은 매력적인 미소로 씩 웃어주었다.
나는 무표정하게 얼굴을 돌리고 교실로 들어갔다.
이유없이 화가 났다.
스스로에게도...
김하나라는 년에게도...
방송반 후배들에게도...
무엇보다도 이신우라는 놈에게...
"어.. 너 얼굴이 왜그래?"
교실에 들어서자 현빈이 녀석이 내 볼을 바라보고는 놀란 듯 말을 건내왔다.
"어. 신경쓰지마, 부딪혔어"
"그냥 부딪힌게 아닌데? 뭐.. 뭐야. 너 누구한테 맞았어?"
"아니라니까."
집요하게 물어오는 현빈이에게 짜증스럽게 말한 후 다시 교실을
뛰쳐나와 화장실로 갔다.
얼굴을 좀 식혀야지..
거울을 들여다 보는데 오른쪽 뺨이 붉게 부어있다.
김하나 의외로 손이 매운 년이야!!! ㅡㅡ+
차가운 물을 얼굴에 대니 인상이 찡그려졌다.
내가 왜이러는 거지? 내가.. 정말...
아무렇지도 않은 듯 교실로 돌아와 신경질 적으로 책상을 정리했다.
"민아야.. 너 왜....그래?"
"최현빈! 상관하지 말라니.. 아.. 성현아!"
내 옆자리엔 현빈이 녀석 대신 성현이가 걱정스럽게 앉아있었다.
화를 낼 수 없다.
성현이에게는 정말이지 화를 낼 수가 없었다.
"응.. 아무것도 아니야."
"얼굴...다친것 같은데..."
"아..이거? 조..조금 부딪혔어.. 신경쓰지마...^^;;"
"조심하지, 그러다 크게 다치면 어쩌려고 그래?"
"응? 으... 응"
난 성현이에게 어색한 표정으로 웃어주었다.
"조심해..."
성현이는 웃으며 내 등을 한번 두들겨주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그런 성현이의 등을 바라보고 있는데 누군가
내 앞에 손수건을 슥 내밀었다.
"이거 물 묻힌거야, 얼굴에 대고있으면 많이 가라앉을 거야."
"이신우."
"너 앞으론 나 모른척 하지 마라! 상당히 기분 나쁘니까"
"응?"
"그리고 너.."
"......"
"니가 하나 때렸다며?"
하....ㅡㅡ+
하나 고것이 쪼르르 가서 일러 바친거로군..
참나 꽤나 끔찍히도 생각하는군 이신우.
니들 언제부터 그런사이였냐?
"그래서?"
난 비꼬는 듯한 표정으로 그녀석을 바라보며 말했다.
신우는 한참 나를 진지한 눈빛으로 바라보더니 장난기 가득한
표정으로 씩 웃으면서 말했다.
"잘했다구."
"응?"
내가 생각했던 대답이 아니라 적잖게 당황했다.
"잘했는데... 다음부턴 맞지말고 때리기만 해라. 기집애가
얼굴이 그게 뭐냐?"
두근 두근...
예상치 못했던 신우의 말에 심장이 이유없이 쿵쾅거렸다.
"무...무슨"
"안그래도 볼살 팅팅한데 아주.. 호빵 다되었네..."
"뭐.. 뭐야?"
"호빵.. 호빵!!!"
"ㅡㅡ+++++이 재수없는 놈!!"
"재..재수 없는...!"
신우가 무서운 눈초리로 갑자기 자신의 큰 손을 번쩍 들었다.
날 때리려는 줄 알고 눈을 움츠리고 있는데
무언가 차가운 것이 얼굴에 닿는다.
눈을 뜨니 신우가 손수건을 손수 내 볼에 대주고 있었다.
내 얼굴은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다.
"어휴.. 아주 불이 난다. 불이... 집에가서 얼음찜질해."
"으...으응"
"야...야.. 니들 무슨짓이야.! 이민아. 너 서방님을 놔두고
지금 뭐하는 거야?"
현빈이가 신우의 손을 쳐내며 장난스레 웃으며 말했다.
"야.. 야, 무슨 서방님이 지 마누라 아픈지도 모르냐?"
신우가 잔뜩 찡그린 얼굴로 말했다.
"오늘부터 니 남편은 나다."
"뭐? 말도안돼!"
나와 현빈이는 신우의 한마디에 깜짝놀라 동시에 소리쳤다.
"야.. 너 솔직히 말해, 전학교에서 놀아서 이 학교로 쫒겨온거지!!!"
현빈녀석 꽤 심각한 목소리로 말한다.
"무슨말이 하고싶은거야?"
"그러지 않고서야 전학온지 이틀만에 나한테 도전장을 내냐."
무슨 대단한 말을 한다고 난 피식 웃을수밖에 없었다.
"잔소리 말고 오늘부로 이민아 남편은 나다."
"지랄..민아야 내가 니 남편이지? 그치?"
현빈녀석아 내가 언제 널 남편으로 인정했냐...
"야 애 표정봐라. 널 남편으로 인정하는 표정이냐 이게?
얜 처음부터 나한테 반했다니깐? 안그래? 그러니까 내가 남편이지?"
신우녀석 쇼를한다.ㅡㅡ+
"그.. 그럼 니가 두번째 남편해. 어쨌든 본서방님은 나니까"
"웃기지마.. 이민아. 니가 좀 말해봐"
유치한 것들아 누구 혼삿길 망쳐놀 일 있냐? ㅡ0ㅡ+
"시끄럿...이 날라리들아!"
난 현빈이와 신우를 한번씩 쏘아 본 다음 다음시간 수업준비를 했다.
심장이 쿵쾅 거리는 걸 들키지 않기 위해 애써 태연한 척 하며...
카페 게시글
소설연애
☆.*.자작
은별소설 - 하늘색 우산 10회
☆은별☆
추천 0
조회 13
03.08.09 11:06
댓글 0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