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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55회 :: 가끔은 필요한 남자친구 】방송일: 2005.02.16.
극본 : 이 남 규
씬1/ 거리일각 (N) - ENG
미자, 지영, 양손에 장 본 물건 무겁게 들고
낑낑거리면서 들고 온다.
둘, 무거운지 조금 걷다가 내려놓고,
다시 들고 걷기를 반복한다.
미자 (투덜거리는) 백화점을 여기다 담아 와도 이거보단 안 무겁겠다. 도대체 뭘 이렇게 많이 샀어?
지영 냉장고도 텅 비었구.. 반찬 좀 해 놓으려구~
미자 차! 또 지네 오빠 해먹일려구...
지영 (눈 흘기면)
미자 맞다... 오빠랑 끝났다구 했지?
지영 (다시 짐 들고 가려고 하는데)
미자 (들으라는 듯 혼잣말) 또 없으니까 아쉽네~ 이런 것쯤은 버~~언쩍~~ 동직오빠가 힘은 센데~
지영 (딱히 부정도 하지 않는) 춥다 빨리 가자!
미자, 지영, 들려고 짐 바라보니 앞길이 깜깜하다.
둘, 숨 고르고, 짐 들려고 하는데.
동직 (OFF) 지영아!
동직, 둘 앞으로 온다.
동직 무겁게 이런 거 있음 날 부르지?
지영, 흥하며 터벅터벅 걸어가고,
미자, 그런 지영 보다가 지영 놓고 간 짐 쳐다보는.
동직, 지영 짐 들고, 지영아! 부르며 따라가고,
미자 가만히 그 모습 지켜보다가.
미자 (자기 짐 보고) 오빠 나는? (짐 들고 따라간다)
씬2/ 원룸 복도 (N)
지영 걸어오고, 동직 짐 들고, 지영 앞질러 문 앞에
선다. 미자 헉헉거리며 짐 들고 들어온다.
동직 지영아! (손가락 한마디 내보이며) 요만큼만~ 요만큼만 나한테 시간 좀 주라? 응?
지영 누구세요? 어디서 많이 뵌 분 같은데... 아!! 얼마전에 헤어진 남자친구구나~
동직, 코 훅 마시는데, 지영 한번 노려보고는
짐 뺏으려 한다.
동직 다 왔는데 들어다 줄게.
지영 앞으로 내 일에 신경 쓰지 마세요! 네?
지영, 짐 확 빼앗아 들어가고 동직, 머리 긁으며
문에 서 있는데서 TITLE.
TITLE - 가끔은 필요한 남자친구! (문을 사이에 두고 기대 있는 지영, 동직)
씬3/ 원룸 (N)
미자, 짐 들고 들어오면, 윤아 지영 짐 받아들고 있다.
미자 좀 들어왔다 가라고 그러지?
지영 여자들끼리 있는 집에 남자가 왜 들어와!
윤아 (어이없다) 그래서 예전엔 아예 살다시피 했니?
미자 짐도 들어줬는데~ 그럴꺼면 아예 짐을 들어 달라질 말던가?
지영 그 짐 내가 들어달라고 안했어~ 지가 든거지~
미자 짐 놓고 그렇게 가면 그게 들어달라는 거지~
지영 나 씻고 나올게. (욕실로 가는)
미자 지영이 조것두 여우짓 할 줄 아네~ (가만 생각하다) 니가 가르쳤지?
윤아 (발끈) 뭐?
씬/ 집 외경 (D) - 브릿지 M
씬4/ 몽타주 (D)
# 할머니방
영숙, 움츠려 있고, 영옥 씩씩거리고 있다.
영옥 돈은 한 푼도 못 버는 게 무슨 보약? 너 정신이 있냐?
영숙 (아무 말 못하고 입만 내밀고 있다)
# 부록방
우현, 움츠려 있고, 부록 씩씩거리며 옷 들고 있다.
부록 하는 것도 없이 집에서 살림만 하는 놈이 옷 하나 신경 못쓰고 뭐했어?
우현 (아무 말 못하고 입만 내밀고 있다)
# 미자방
혜옥, 움츠려 있고, 미자 반지 들고 씩씩거리고 있다.
미자 이거 내가 젤 아끼는 반지라고 했잖아! 저번에두 잊어버릴 뻔하구! 내꺼 좀 만지지 마!
혜옥 (아무 말 못하고 입만 내밀고 있다)
씬5/ 거실 (D)
이층에서 혜옥 내려오고,
각자 방에서 영숙, 우현 나오면, 셋 동시에 만나
거실에 앉는데, 각자 마땅치 않은 표정으로 앉아 있다.
미자, 이층에서 내려와 다녀오겠습니다! 하고는 나간다.
혜옥 (불만 가득한) 인사두 안하는 거 봐!
우현 (뚱) 금방 했잖아요?
혜옥 그게 우리한테 한건가~ 방에 있는 지 할머니한테 한거지~ 쟤는 지 할머니 아니면 우린 할머니로도 안 봐!
영숙 맞어! 조것이 예전부터 그랬어!
부록, 영옥, 방에서 나온다.
부록 어머님! 이모님 다녀오겠습니다.
영옥 차 조심하구~ (돈 쥐어준다) 점심때 괜히 면쪼가리 같은 거 먹지말구~ 꼭 밥 사먹어.
부록 네 어머님!
영/부 (현관쪽으로 가는)
영숙 (궁시렁) 지 아들만 끔찍이 생각하지~ 우린 어떻게 되든 관심두 없어요!
우/혜 (고개 끄덕이는)
부록 처남! 어머님 진지 거르지 말고 챙겨드려.
우현 (불만 가득한 대답) 네!
옥/부 (나가는)
우현 언제는 내가 안 챙겨 드렸나? 생전 나 밥 잘 먹었냐는 소리 해본 적도 없으면서~
숙/옥 그르게!
우현 그쵸?
셋, 말은 안하지만 서로 동조해주니 약간은
든든하다는 생각으로 서로 쳐다본다.
씬6/ 원룸 로비 (D) - ENG
지영, 윤아 걸어 내려오고 있다.
윤아 너 오빠랑 진짜 끝난 거야?
지영 그렇다니까~
윤아 또 있다 와보면 둘이 히히덕거리고 있겠지~
지영 그럴 일 네버! 절대 없어!
윤아 것두 봐야 알지.
둘, 쿵하고 남자와 부딪친다.
남자 (싸가지 없게) 앞 좀 보고 다니지?
윤아, 황당하다
지영은 윤아 데리고 그냥 가려고 하는데
윤아 (지영 뿌리치며) 여보세요! 그쪽이 못보고 부딪힌거 아니에요?
남자 뭐? 이런 싸가지 없는게 다 있어?
윤아 싸가지? 이 아저씨 말 막하시네?
남자 이게 말이면 단줄 아나? (손 확드는)
지영 엄마야! (겁먹고)
윤아 그래 임마! 어디 한번 쳐봐!
지영 (말리며) 가자! 윤아야 가자! (윤아 억지로 끌고 간다) 참어! 니가 참어!
지영, 분안 풀린 윤아 끌고 가는데, 문 밖으로
동직 걸어오는 모습 보인다.
지영 (갑자기 돌아서서) 야 임마!
남자 (뒤 돌아보면)
지영 (밖에 힐끔힐끔 쳐다보며) 그래 너 임마!
윤아 (얘가 왜 이러나 의아한 표정)
지영 뭐? 싸가지? 누가 싸가진데? 니가 싸가지 아냐 임마!
남자, 어이없다는 듯 보다가 이것들이 하며 손 올리는데,
남자 손잡는 손이 있었으니 동직이다.
윤아, 이제야 지영의 행동을 이해하겠다.
남자 뭐야? (돌아보면)
동직 (인상 쓰며) 넌? 깡패냐?
남자 (기죽어서) 아니... 그게...
동직 여자 때리라고 있는 손 아니다. (인상 쓰며 손목 꽉 잡았다 놓는)
남자 (아파 손목 만지다 슬금슬금 도망간다)
지영 너 이 자식 담에 걸리면 죽어!
동직 (인상 쓰던 표정 갑자기 풀리며) 지영아! 나 잘 했지?
지영 ... (냉정한 척) 내가 몇 번 말해! 내일에 상관하지 말랬지!
지영, 뚜벅뚜벅 걸어가고, 윤아 동직 쳐다보고 지영쪽으로 간다.
동직, 머리 긁으며 서 있다.
씬7/ 원룸 건물 밖 (D) - ENG
지영, 윤아 걸어 나온다.
윤아 오빠가 은근히 멋진 데가 있어? 그지?
지영 멋지긴.. (시계 보더니) 늦었네~ 나 회사까지 태워다 주면 안돼?
윤아 나두 늦었어!
지영 여긴 택시두 잘 안 잡히는데~ (뒤에 어기적 거리고 있는 동직에게) 오빠! 나 오빠한테 할 얘기 있거든!
동직 (후다닥 뛰어온다) 무슨 얘기?
지영 여기선 할 얘기가 아니구~ 가면서 얘기 해! 차 주차장에 있지?
지영, 걸어가면, 동직 따라가고, 윤아 어이없는 표정이다.
씬8/ 거실 (D)
영숙, 혜옥, 우현 앉아 있다.
영숙 우리라고 집에서 펑펑 노나?
혜/우 아니죠~
영숙 우리가 집에 사람 없으면 집 지켜줘!
혜/우 그죠!
영숙 우리 없어봐! 냉장고 음식 쉬어 터져~ 음식 안 쉬어 터지게 알아서 잘 먹어!
혜/우 그죠!
영숙 심심하게 말동무도 해주고 그러잖아~
혜옥 그럼 우리도 개만큼은 한다 이거야!
영/우 (뭔 소린가 보는)
혜옥 집 지켜주고, 남은 음식 먹고, 심심할 때 놀아주고.. 개랑 하는 일 똑같잖아?
영숙 이건 잘 나가다 꼭 잡쳐! 내말은 우리도 할 일할껀 하는데~ 왜 우린 객식구 대접 받냐 이거야!
혜옥 맞어! 웃겨 정말!
영숙 집하나 있다고 유세는 얼마나 떠는지~ (말하며 흥분하는) 잠 한번 편히 자본적이 있나~ 찬 밥 한 덩이 먹는데도
눈치를 그렇게 주니..
혜/우 웃겨!
영숙 글구 툭하면 객식구라고 손이나 올리구~ 내 생전 미자한테 손 올리는 거 봤음 이런 말 안해!
혜/우 웃겨!
영숙 (눈물 찍어내며) 객식구, 객식구 이런 객식구 대접이 어딨어?
혜/우 웃겨!
씬9/ 방송국 화장실 (D)
지영, 거울 보며, 화장하고 있으면,
미자 옆으로 와서 거울 본다.
미자 아까 보니까 너 동직오빠 차에서 내리더라!
지영 할 얘기가 있었거든~
미자 지영아! 너 그럼 안돼!
지영 내가 뭘?
미자 (립스틱 바르며) 오빠랑 끝났다며? 헤어졌다며? 오빠가 잘 못해서 헤어졌다구 해도~ 사겼던 사람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는 지켜야지! 너 필요할 때마다 부르고 그러면 안 되는 거 너도 잘...
지영 (OL) 할 일도 없이 집에서 노는데~ 좋지 뭐!
미자 그렇긴 하지만 그래도 그럼...
지영 됐어! 넌 신경 쓰지 마!
윤아 (OFF) 왜 신경이 안 쓰여!
지영, 고개 돌려 쳐다보면.
씬10/ 카페 (N)
윤아, 얼굴에서 시작된다.
윤아 남녀가 헤어졌다가 친구처럼 지낼 수 있어! 그 친구한테 짐 부탁할 수도 있고, 차 태워 달랠 수도 있어! 이제
친구니까! 너 오빠랑 친구처럼 지낼 거야?
지영, 앉아 있다.
지영 나 10년 동안 오빠랑 사귀면서 오빠만 죽어라 위했어! 나 차 태워주고 짐 들어주는 거 그거 내가 오빠한테
한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야!
윤아 (딱히 반박을 못하겠다) 그건 그렇지만..
지영 (귀찮기도 하고) 알았어! 앞으로 안 그러면 될거 아냐!
씬11/ 주방 + 거실 (N)
부록, 영옥, 미자, 송이버섯 구워 먹고 있다.
우현, 영숙, 혜옥 주방으로 들어오고는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본다.
영숙 (깐죽) 식구들끼리 보기 좋네!
부/미 좀 드세요!
영옥 아까 사둔이랑 넌 먹었잖아!
혜옥 그럼 난?
영옥 너 버섯 못 먹잖아!
영숙 아이구~ 누가 뭐랍니까~
영숙, 우현, 혜옥 마땅치 않은 표정으로 거실로 나간다.
거실// 셋 나온다.
영숙 아까 먹었으면 지금 또 못 먹나?
우/혜 먹을 수 있죠!
영숙 그래 예전엔 혜옥이 버섯 못 먹었어! 지금 식성이 바뀌었을지 어찌 알아?
혜옥 맞아! 분명 바뀌었을 꺼야!
영숙 송이 봤어? 아까 우리 먹던 거랑은 빛깔부터 다른 게...
우현 한 박스에 든 건데~
영숙 그 중에서도 좋은 거 숨겨 놓은 거지~
우/혜 아! (고개 끄덕이는)
영숙 우리가 객식구 생활하면서 암 소리도 안하고 있으니까~ 봐! 찬밥 신세잖아!
우/혜 웃겨!
혜옥 앞으로 계속 이런 취급일 텐데 어쩌지?
영숙 뭘 어째? 우리 객식구들끼리 똘똘 뭉쳐서 뭔가 확실하게 보여줘야지!
혜/우 (비장한) 그래 보여줘/ 보여줘요!
셋, 비장한 표정에서 암전 된다.
씬12/ 원룸 (N)
암전에서 화면 깜빡깜빡하다가,
형광등 깜빡거리고 있는(주방) 화면으로.
지영, 깜빡거리는 형광등 보고 있다.
윤아, 거실에 앉아 도면보고 있고, 지영 윤아쪽으로 온다.
지영 윤아야! 주방 형광등 좀 갈아 껴줘!
윤아 내가?
지영 못 갈아? 너 공사하면서 안 갈아 봤어?
윤아 그런 건 전기 기술자가 하잖아!
지영 그럼 눈 아픈데 어쩌지?
윤아 관리실에 전화 해!
지영 다들 퇴근했을 텐데~
윤아 그럼 내일 갈지 뭐!
지영 지금 뭣 좀 해야 되는데...
지영, 핸드폰 꺼내 1번 누르면 동직 이름 뜬다.
지영, 통화키 누르려다가 윤아 눈치한번 보고는,
통화키 누른다. 통화 연결음 들리면 지영 잽싸게 전화 끊는다.
지영 (괜히 찔려서) 나 좀봐! 혹시나 퇴근 안했나 관리실에 전화한다는 게 오빠한테 했네~
윤아 (가만 보면)
지영 습관이 참 무서워! 그지?
E) 핸드폰 벨소리.
지영 (반갑지만 표정 감추고) 왜 전화했어?
동직 (F) 전화 왔다가 그냥 끊기길래 무슨 일인가 해서~
지영 잘 못 건거야! 저녁부터 형광등이 깜빡깜빡하는게 급하게 겉절이 좀 담으려고 하는데 하도 눈이 아파서 형광등은
도저히 못 갈겠고~ 그래서 관리실에 전화한다는 게 잘 못 걸었어!
동직 (F) 형광등 고장 났어? 내가 금방 가서 갈아줄게!
지영 됐어! 오지 마! (동직 끊었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윤아 보며) 아예 내 말은 듣지도 않는다.
윤아 (저걸 누가 말려 하는 표정)
씬13/ 거실 (N)
영옥, 부록, 미자, 혜옥 앉아서 깔깔거리며 티브이보고 있는데,
영숙, 우현 내려오다 혜옥 있는 거 보고, 구석 쪽으로 가서
이리오라고, 손짓하면, 혜옥 갸웃하며 온다.
영숙 아까 한 얘기 까먹었어? 우리 객식구들이 똘똘 뭉치자고 했잖아!
혜옥 (그랬나 하는 표정)
영숙 객식구가 주인들 있는데 왜 껴 있어?
혜옥 (이제야 생각났다) 맞다!
영숙 객식구는 객식구답게 있어야지~ 그래야 저쪽에서 보고 뭔가 느끼는 게 있을 꺼 아니야!
우현 그래야 저쪽에서도 우리를 객식구처럼 대한 거 반성하게 만들어야 한다구 그랬잖아요.
혜옥 알았어!
영숙, 혜옥, 우현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티브이 보려고 애쓴다.
부록 (돌아보고) 왜 거기 계세요? 이리로 오세요?
영숙 아니야 됐어? 재밌게 봐!
미자 그러지 말고 이리와요!
우현 거긴 우리 자리가 아니지~
미자 에?
우현 아니야 신경 쓰지 마!
영옥 아범아 과일 사다 놓은 거 있냐?
미자 제가 가져올게요.
영숙 아니야! 그런 건 우리가 해야지~
셋, 일어나 주방으로 가고,
영옥, 유심히 셋 쳐다본다.
씬/ 집 외경 (D) - 브릿지 M
씬14/ 거실 (D)
영옥, 부록, 미자 큰 상 앞에 앉아 있고,
영숙, 우현, 화장실 앞에 서 있다.
화장실 물 내리는 소리 들리고, 혜옥 나온다.
영숙 뭐 눴어?
혜옥 오줌... 왜?
영숙 몇 번 눈건데 물 내렸어?
혜옥 한번!
영숙 (머리 쥐어박으며) 아이구 이년아! 오줌은 네 번 눌때까진 물 내리지 말라고 몇 번 말해! (저쪽 힐끔 보며)
객식군 원래 물도 맘대로 못 쓰는거여!
혜옥 미안해!
영숙 사둔 얼마나 참았어?
우현 어제 밤부터 참았어요!
영숙 사둔봐봐! 마려운 거 꾹 참아가면서.... 얼마나 객식구 다워?
우현 (으쓱하다)
부록 뭐하세요? 식사들 하세요!
우현 밥 먹고 이따가 몰아서 눠야 겠다.
영숙 장하네! 장해! 우리도 밥 먹어야지!
영숙, 혜옥, 상 쪽으로 걸어오고, 우현 주방으로 간다.
미자, 부록 자리 만드는데, 그냥 상 옆에 앉으면
우현, 주방에서 밥 세 그릇이랑, 간장 하나 올려져
있는 상 들고 온다.
미자 할머니들 뭐해?
부록 이쪽으로 와서 드세요!
영숙 됐어! 신경 쓰지 말고 먹어!
미자, 부록, 갸웃하는데, 영옥 신경 안 쓰고 밥 잘 먹는다.
영숙 우리 처지에 이정도도 감사하지! (혜/우 에게) 밥이나 많이들 먹어!
혜/우 (?)
영숙 그저 밥으로나 배를 채워놔야 딴걸 안먹지! 괜히 허해져서 남의꺼나 이거저거 꺼내먹구 주워먹지 말구... 머슴들이
괜히 밥 많이 먹나? 그래야 힘도 쓰고 집안일도 잘하는 거여~
우현, 간장을 밥에 비벼 먹는다.
영숙 어머나 사둔! 그 아까운 간장을 밥에 비벼먹으면 어떡하나?
우현 죄송해요!
영숙 여기 어디 우리 께 있다구... 쬐끔씩 찍어먹어야 그나마 간장이라도 먹을 수 있는 거여~
혜옥 (자꾸 저쪽 밥상 쳐다보면)
영숙 (간장 앞으로 밀어주며) 저쪽 자꾸 쳐다보지 마! 신경들 쓰시잖어! 이거 먹어!
혜옥 응! (간장 찍어서 밥 먹는)
영숙 맛있지?
혜옥 응! 맛은 있는데... 근데 언니! (가슴 잡으며) 나 왜 여기가 자꾸 저미지?
씬15/ 원룸 (D)
지영, 정신없이 옷 입고 준비하고 있다.
윤아 (OFF) 네!? 바닥재가 바뀌었다고요? 어제 확인했다고 했잖아요! 알았어요! 지금 갈게요.
윤아, 거실로 나와 정신없이 도면 챙긴다.
지영 왜? 무슨 일 있어?
윤아 바닥재가 바뀌었대! 나 지금 공사현장으로 가봐야 되거든~
지영 그럼 난?
윤아 너 혼자 지은이 결혼식에 가야겠다. 지은이한테 얘기 좀 잘해 줘!
지영 너랑 갈 줄 알고 표도 못 끊었는데~
윤아 지금 표 있나 좀 알아봐!
지영 주말인데 표가 있겠어? 어쩌지...
지영, 또다시 동직 생각나는데.
지영, 윤아 눈치 보며 몰래 핸드폰 1번 누른다.
씬16/ 차안 + 원룸 (D) - ENG
동직, 정민 차타고 가고 있다.
정민 친구가 백수라 좋아! 급할 때 운전수도 해주고~
동직 쓰~ 액션배우야!
E) 동직 핸드폰 벨소리.
액정에 지영이라고 뜨고, 동직 표정 굳어진다.
지영 (비명 F) 까악! (뚝 끊는)
동직 지영아! 지영아! (전화 해보는)
원룸//
지영 서 있고, 윤아 놀라 보는.
윤아 왜? 왜?
지영 아니 바퀴벌레가 있길래? 알지 너 나 바퀴벌레 무서워하는 거.
E) 지영 핸드폰 벨소리.
지영 내가 전화하지 말라고 그렇게 말했건만...
윤아 받아봐!
지영 됐어! 이런 거 계속 받아주면 버릇 나빠져.
씬17/ 거리일각 (D) - ENG
정민, 차에 타 있고, 동직, 팔짱끼고 있는 지영
살살 당기며 온다.
동직 내려!
정민 얌마! 나 바쁘단 말이야!
동직 빨리 내려!
정민 야!
동직, 정민 힘으로 확 당기고, 지영 약간 버티고
있는데, 살살 밀어 넣어 앉힌다.
동직, 문 닫고 운전석 쪽으로 가려고 하면.
정민 난?
동직 (돈 찔러준다) 택시타고 가!
동직, 차에 타 출발한다.
정민 (돈 펼쳐보면 천원 한 장이다) 아 정말! 친구가
백수라 이게 안 좋아!
씬18/ 차안 (D) - ENG
동직, 지영 눈치 보며 운전하고 있고, 지영 팔짱끼고 있다.
지영 지금 뭐하는 거야? 나 납치하듯 태워서 뭘 어쩌겠다고 나 그런다고 달라지는 거 하나도 없어!
동직 알았어 알았어~ 결혼식장이 어딘데?
지영 됐어! 오빠랑 거길 왜 가? 나 내려줘 택시타고 갈꺼야! (전화 하는) 거기 나이쓰콜이죠? 제가 지금 대전
은행동에 가야 되거든요...
동직 은행동 오케이!
지영 (슬며시 전화 끊으며) 빨리 세워!
씬19/ 거실 (D)
할머니셋, 우현 앉아 있다.
영숙, 혜옥, 우현 객식구답게 불쌍하게 있다.
영옥 심심한데 우리 (화투 치는 시늉) 요거나 한판 칠까?
영숙 (궁시렁) 치자면 치고~ 말자면 마는 게 또 우리네 신세지~ 거 칩시다.
<화면전환>
넷, 앉아서 화투 치고 있다.
영숙, 죽고, 영옥 표정으로도 판이 별로 안 좋다.
혜옥, 신나서 화투 친다.
혜옥 고! 나 쓰리고야 쓰리고!
영숙 (혜옥 옆구리 쿡 찌르며) 니가 지금 정신이 있어? 객식구 주제에 신분도 모르고 (꿀밤) 누구 돈을 따려구
그래? 응? (구박하며) 져야지! 져줘야지!
혜옥, 알았어! 하며 약간 표정 안 좋은 얼굴에서 디졸브/
혜옥, 울 듯 말 듯한 표정이다.
영옥 (화투치며) 패가 어찌나 잘 붙는지~ 아주 오늘 날이네 날! 쓰리고야 돌아 돌아!
혜옥 (패 내면)
영옥 (먹으며) 머릿속에 생각하면 그 패가 나오네~ 스톱! 쓰리고에 피박에 멍따... 계산 할 필요도 없겠네~ 거기
있는 돈 나 다주면 되겠네~
우/혜 (돈 몽땅 주는)
영옥 치사하게 돌려 달래기 없어! (방으로 간다)
영숙 (영옥 다독이며) 잘했어! 잘했어! 객식구가 괜히 객식구야 식구들한테 돈 떼어주라고 객식구지!
혜옥 잘 한거 나도 아는데.. 나 왜 자꾸 눈물이 나지!
씬20/ 구내식당 (D) - ENG
현우, 미자 식판 들고 있으면, 저쪽에서 정민
반갑게 손 흔든다. 미자, 현우, 자리에 앉는다.
미자 방송국에 취직했어요?
정민 여기저기 돌아다녀 봤는데 여기 밥이 젤 맛있어!
현우 (별로다) 근데 여기 어떻게 들어왔어요?
정민 지피디 만난다니까 그냥 들여보내 주더라구~
현우 그렇게 거짓말시켜서 방송국 마음대로 들어오시면 안 되는데..
정민 거짓말은 무슨.. 만났잖아!
미자 (웃으며) 그러게~
현우 (밥 우걱우걱 먹는다)
정민 미자씨 동직이 지영씨랑 대전 간 거 알아?
미자 대전 갔어요? 둘이 헤어진 거 맞아?
정민 남자가 여자한테 잘 해주면 돌아보게 되 있잖아!
미자 그렇지... 잘해주는 남자가 최고지....
정민 잘해주는 거 하면 또 나잖아? 난 여자 젓가락질도 못하게 하잖아! (미자에게 반찬 먹여주며) 아~
이렇게!
현우 (못참고) 아 진짜!! 남의 회사에서! (확 일어나는)
정/미 (놀라는)
정민 저 자식 저거 싸이코네 진짜... 나 좋다고 들러 붙어서 병간호까지 해줄땐 언제고...
씬/ 대전 이정표 + 대전시 모습 (D)
씬21/ 차 안 (D) - ENG
차 멈춰서고, 동직 지영 앉아 있다.
지영 앞으로 이런 불쾌한 일 없었으면 좋겠어! 잘가! (내리려 하는데)
동직 있다 올라갈 때는 어떡할래?
지영 (잠깐 멈칫) 그건 오빠가 상관할 일 아니잖아!
동직 알았어! 조심히 와!
지영 (다시 앉아서) 내가 몇 번 말해! 우린 끝났어 끝났다구 구질구질하게 이러지 좀 마! 우리가 괜히 헤어졌어!
오빠가 잘 못해서 헤어졌잖아! 근데 나한테 도대체 왜 그래?
동직 그건 있잖아..
지영 (OL) 할 말이 있다는 거야? 좋아! 오늘 결혼식 끝나구~ 이 자리에서! (강조) 이 자리에서 확실하게
얘기해!
지영, 문 열고 나가 차문 쾅 닫고 가면 동직 씩 웃는.
씬/ 집 외경 (N)
씬22/ 거실 (N)
영숙, 혜옥, 우현 달달달 떨고 있다.
혜옥 추워~~! 보일러 좀 틀자~ 언니~
영숙 쫌만 더 참어! 올때 다 됐어!
영옥, 부록, 미자 집으로 들어왔는데, 냉기가 확 돈다.
미자 집이 왜 이리 춰!
영옥 보일러 안틀었냐?
영숙 (당연하다는 듯) 아 주인도 없이 우리끼리 있는데 뭔 보일러를 틀어요? 사둔! 이제들 오셨으니가서 보일러 좀
틀어!
우현 네! (뛰어가 보일러 틀고 온다)
부록 많이 춥네요!
영숙 요기 따뜻하게 데워놨으니까 요기들 안지시구랴~ 혜옥아!
혜옥, 눈치 보며 일어나고, 부록, 미자 앉는다.
영옥, 티브이 튼다.
INS/ TV화면 - 약수터 나오는 소개 프로.
영옥 그르게 조기 약수가 그렇게 좋다네~
부록 그럼 우리도 저 약수 먹어볼까요? 처남이 내일 가서 약수 좀 떠오게?
우현 제가요? 요즘 날씨 추운데... 안가면 안되요?
영숙 (우현 등짝 때리며) 어디서 안가면 안되냔 소리가 나와! 쫓겨 나구 싶어? (부록 손 꼭잡고) 우리 애가 원래
이런 애는 아닌데~ 자네가 넓은 아량으로 한번 용서해 주게~
부록 뭐.. 용서야 해주지만..
우현 거긴 산도 험하단 말이에요!
영숙 험하니까 자네한테 가라는 거야! 산 오르다 머리 깨지고, 다리 부려져도 하라면 하라는 게 우리네 객식구들
신세인거야~
우현 (얘기 들으니 서럽다) 알았어요! 제가 갈게요!
영숙 암 그렇게 마음먹어야지! 설사 산에 오르다 다쳐두 집엔 연락하지 말구~ 괜히 저분들 헛돈 쓰게 하지 말어! 그냥
그럴 땐 입하나 줄인다 생각하구 조용히.. 알지?
우현 네! (훌쩍이면)
씬/ 거리외경 (N) - 브릿지 M
씬23/ 카페 (N)
지영, 있으면, 윤아, 미자 온다.
윤아 어쩐 일이야? 너 이제 술 안마신다며?
지영 나 솔로잖아! 오늘은 2차 3차 내가 끝까지 간다~
미자 어쩌냐? 나 오늘 생방 있는데~
윤아 나 오늘 야간 공사 있어~ 쫌 있다 가봐야 돼!
지영 (아쉽다) 그래?
미자 나는 밥이나 먹고 갈래!
윤아 나두~
지영 할 수 없지 뭐 나 혼자 마셔야 겠다.
<화면전환>
미자, 윤아 밥 먹는데, 지영 홀짝홀짝 술도 잘 마신다.
미자 야 적당히 먹어!
지영 괜찮아!
윤아 괜찮긴 벌써 취했구만~ 우리 너 있다 집까지 못 데려다 줘!
지영 니들한테 나 책임지란 소리 안하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여기여 맥주 한병 더!
윤/미 (걱정스럽다)
씬24/ 거실 + 할머니 방(N)
영숙, 혜옥, 우현 주방에 앉아 있다.
약간씩은 지친 모습들이다.
혜옥 (힘들어하며) ..언니.. 얼마나 더 이래야 돼?
영숙 이제 거의 다 됐어 조금만 더 수고 하자고~
우현 ...우리 잘 하고 있는거죠?
영숙 그럼! 다들 잘하고 있어!
방에서, 부록, 영옥 두런두런 소리 나는 거 들린다.
영숙 (표정 환해지며) 봐! 우리 때문에 지금 방에서 회의하잖아!
셋, 방쪽 쳐다보다가 일어나 방 쪽으로 와서
귀 쫑긋 세우고 듣는다.
부록 (OFF) 아무래도 우리 때문에 서운한 게 있으신가봐요! 요즘 좀 이상한게...
셋 (눈 커지는)
영옥 (OFF) 뭐가 이상해?
부록 (OFF) 밥상이며, 화장실, 보일러도 안 틀고~ 얘기할 때마다 객식구, 객식구 그러는 게 우리가 객식구
대접한다구 생각하시는 거 같아요.
셋 (통했구나 싶어 키득거리는)
영옥 (OFF) 나도 안다!
혜/우 안대/ 안다네요. (웃는)
부록 아세요? 그럼 어떻게 풀어드리죠?
영옥 뭘 풀어 놔둬! 좋잖아~! 알아서 수발 다 들어 줘! 고스톱치면 돈 잃어줘! 기분만 좋더구만.. 인제 정신들
차린거야! 그냥 놔둬!
셋 (헉 놀라는)
영옥 (들으라는 듯 밖에보며) 기분도 꿀꿀한게 고스톱이나 한판 칠까?
셋 (멍하게 있는데)
영옥 (OFF) 요즘 패가 짝짝 얼마나 잘 붙는지~ 쳤다하면 일이만원은 쉽게 따! 얘~ 영숙아! 혜옥아! 사둔! 우리
고스톱이나 한판치자~
셋, 놀라 각자 도망가는데서.
씬25/ 카페 (N)
지영, 취해 있고, 웨이터 옆에 서 있다.
웨이터 손님! 취하셨는데 그만 하시죠.
지영 그만 해야죠~ (일어나면 비틀)
웨이터 어디사세요? 택시 잡아 드릴게요.
지영 택시 쫌 있음 올꺼예요!
웨이터 제가 택시 불러드릴게요.
지영 아 증말 택시 불렀다니까요~
탁자위에 놓인 핸드폰에 이름 ‘화상’ 떠있고,
통화 시간 흐르고 있다.
씬/ 원룸 외경 (N) - 짧은 브릿지
씬26/ 원룸 (N)
동직, 지영 업고 들어온다.
동직, 지영 침대에 내려놓는다.
동직 (물끄러미 보다가) 이렇게 맨날 찾을꺼면서~ 김지영 나 없음 안 된다니까~ 지영아! 오빠 갈게.
동직, 일어나 가려다 다시 돌아서서는
흐뭇하게 쳐다보다가 살짝 뽀뽀하려고
입술 내미는데, 눈 번쩍 뜨는 지영.
지영, 냅다 동직 뺨을 날린다.
지영 허! 어따 입술을.. 미쳤어?
동직 지영아! 그게 아니고..
지영 그게 아니긴~ 나가! 당장 나가!
동직 알았어! 알았으니까 화내지 마!
동직, 후다닥 나가고, 지영 씩씩거리고 있는데,
동직, 고개 살짝 내민다.
동직 내일 출근할 때 올까?
지영, 야! 하며 소리 빽지르면, 동직 도망가는데서 - 코드. F.O
씬27/ 몽타주 (에필로그 D)
F.I//
//흑백화면
영숙, 객식구 시위를 주도하던 모습 보여지며
자막 - 타이프 쳐지듯 쳐진다.
<식구에 대항해 객식구 시위를 주도했던 김영숙>
//주방
영옥, 부록, 미자 밥 먹고 있는데,
영숙, 그 앞에 앉아 이것저것 챙겨준다.
영숙, 밝게 웃는 모습에서.
자막 - <이젠 모든 일에 식구를 먼저 생각하는
식구우선 주의자로 변모. 현재 서울시 쌍문동에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
//흑백화면
우현, 객식구로서 비참하게 당했던 모습들 보여지며
자막 - 타이프 쳐지듯 쳐진다.
<객식구 중 유일하게 피가 안섞인 정통파 객식구 우현>
//화장실
우현, 소변보고 그냥 가려다가 방긋 웃으며
바로 물 내리는 우현 얼굴에서 자막.
<화장실 변기를 내릴 때마다 식구의 소중함을
생각하며 현재 매형집에서 잘 살고 있다>
//흑백화면
혜옥, 객식구 시위중 가장 괴로워했던 모습 보여지며
자막 - 타이프 쳐지듯 쳐진다.
<객식구 시위당시 가장 힘들어 했던 막내 할머니 김혜옥>
//거실
영옥, 부록, 미자 티브이 보고 있고, 영숙,우현, 혜옥 거기 껴서
밝게 웃는다. 혜옥 말갛게 웃는 표정에서 엔딩.
<그런 일이 있었는지 벌써 잊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