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복음 대신 '또별', 약 선전을 해온 박옥수 씨 |
▲ 박옥수 씨가 목회하는 기쁜소식 강남교회 |
박옥수 씨, 무슨 혐의 받았나?
박옥수 씨는 자신이 실질적 지배권을 행사하고, 기쁜소식선교회(기소선) 핵심 신도들이 관여하는 (주)운화가 암 및 에이즈를 치료하는 탁월한 신약인 또별을 개발했으며 이로 인해 2015년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되니 운화 주식에 투자하면 큰 돈을 벌게 될 것이다고 선전해왔다고 한다. 이 선전을 듣고 기소선 신도들과 그 가족들 약 800여 명이 2008년~2011년 사이 운화의 액면가 5천원짜리 주식을 10만~50만원에 샀고 박 씨는 그 대금 중 총 252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 2010년 6월 20일 기쁜소식지에 나온 투자 유치 광고문 |
이외에도 박 씨는 △(주)운화가 생산한 건강기능식품이 암과 에이즈 치료에 특효가 있다고 선전한 혐의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지 않고 거래액 총 261억원 상당의 증권을 발행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분식한 재무제표를 바탕으로 금융기관으로부터 총 115억5000여만원을 대출받은 혐의(특경법 상 사기 위반)까지 받고 있다.
검찰에서 박 씨는 회사 경영에 관여한 바가 전혀 없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씨에 대한 영장심질심사는 12월 1일 오전 11시 전주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검찰은 박 씨외에도 (주)운화의 전·현직 대표인 도 모 씨(기쁜소식강남교회 장로)와 진 모 씨(기쁜소식전주교회 장로)에 대해서도 조만간 기소할 방침이라고 한다.
▲ 박옥수 씨가 암과 에이즈에 특효약인 것처럼 선전한 또별 |
피해자측 반응과 차기 기소선 후계 구도
‘박옥수 씨 구속영장 청구’ 소식에 기소선 피해자들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전해동 대표(구원파 피해자 모임)는 “박옥수 목사가 지도자로서의 위치와 신도들의 신앙심을 이용해, 사기 행각을 벌인 데 대해 정말로 경악한다”며 “사법부에서 철저하게 수사해서 중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씨의 말을 듣고 주식에 총 3억원을 투자(가족 포함)한 장정화 씨는 “주식 사건이 벌어진 이후 기소선측에서는 피해자 가족의 경제적 회복을 위한 책임있는 자세를 취한 적이 단 한번도 없다”며 “박 씨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되기까지 쉽지 않은 싸움을 해왔는데 이제는 마음이 조금 놓인다”고 답했다.
▲ 기자회견을 열고 박옥수 씨의 문제점을 폭로하고 있는 장정화 씨(사진 왼쪽)와 전해동 대표 |
기소선 피해자측은 박옥수 씨가 구속될 경우 기소선 내부에 적잖은 파장이 일 것이라는 견해를 보였다. 기소선 탈퇴후 개혁침례교회를 이끌고 있는 김인배 목사는 “박옥수 씨의, 신도들을 상대로 한 거짓말이 드러나면서 많은 사람이 탈퇴할 가능성이 있다”며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 대표는 “지금까지 박옥수 씨는 신도들에게 자신은 ‘무죄’라고 주장해 왔다”며 “그런데 검찰에서 구속영장을 청구하자 신도들이 집단 패닉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전 대표는 “박옥수 씨가 겉으로는 100% 복음 전하는 하나님의 종처럼 보여졌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다”며 “신도들이 겪는 충격은 클 것이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기소선에 남아 박옥수 씨에 대한 신뢰를 놓지 않는 사람도 적지 않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장정화 씨는 “의식있는 사람들이라면 사건의 진위를 알아보고, 사실을 확인해 볼 것이다”며 “그러나 기소선 사람들은 그렇게 하기보다 복음을 방해하는 사람들에게서 오는 핍박이라며 이 상황을 합리화시켜 갈 것이다”고 지적했다.
71세가 된 박옥수 씨가 구속될 경우 차기 후계 구도에도 지각변동이 일 전망이다. 김인배 목사는 “후계구도에서 핵심적 위치를 차지했던 기소선측 대전교회 김 모 씨는 박옥수 씨 형사사건의 바람을 피해가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이로 인해 급부상하는 인물이 기소선측 부산교회 박모 씨다”라고 평가했다. 박옥수 씨의 조카인 박 모 씨가 기존에 갖고 있던 영향력을 토대로 박옥수 씨의 후계구도의 공백을 매워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반면 박 씨의 아들 세습 구도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다. 전해동 대표는 “박옥수 씨가 구속된다면 박 씨의 아들도 인정하지 않는 분위기가 될 것이다”며 “기소선은 박옥수 씨의 절대적 영향력이 있었던 곳인만큼 그의 공백을 메우지 못하고 붕괴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 전주지방검찰청 앞에서 박옥수 구속을 촉구하는 전해동 대표 |
박옥수 씨 구속영장청구가 있기까지 전해동 대표 등 구원파 피해자들은 끊임없이 노력해왔다. 2011년 7월 5일 예수님사랑교회(이덕술 목사)에서 전해동 대표는 기자회견을 열고 ‘또별’을 복용하다 암수술 시기를 놓친 신도의 사망사건을 처음으로 폭로했다. 이어 12월 14일에는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박옥수 씨와 (주)운화 핵심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의료광고법 위반, 약사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이 사건에 대해 서울지검은 2012년 12월 31일 박옥수 씨에 대해 식품위생법위반으로 구약식 500만원의 벌금형, 기쁜소식선교회 신도인 도 모 씨와 진 모 씨에 대해서는 300만원의 벌금형을 내렸다.
이후 전 대표는 2013년 3월 14일, 9월 3일, 10월 17일, 2014년 3월25일 등 지속적으로 기자회견을 갖고 박옥수 씨측에 대해 끊임없이 문제제기를 해왔다. 검찰에 박옥수 씨를 고소한 이후에 A4 용지 677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양의 박 씨 범죄 일람표를 정리해서 제출하기도 했다.
한편 기소선의 한 관계자는 기자(기독교포털뉴스 www.kportalnews.co.kr)와의 전화통화에서 “11월 27일 저녁 구속영장 청구 소식을 들었고 현재 변호사를 통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이유를 분석하는 중이다”며 “이에 대한 교단의 입장이 정리 되는대로 알려드리겠다”며 즉답을 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