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저래 일로 엮여 사무적인 관계를 유지하다 우연히 개인적인 식사나 술자리를 하다보면 비슷한 처지를 알게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발달장애 청년 둘을 키우고 있는 장애자식 엄마로써 저는 누구에게도 장애엄마라는 사실을 결코 숨기지 않습니다. 실제 제 마음에서는 정작 태균이의 장애를 그다지 크게 의식하지않고 자연스럽게 '세상에 존재할 수 있는 좀 특별한 삶' 정도로 여기는 경향이 있기에 가능할겁니다.
그러고보니 태균이를 35년 키우면서 특수한 삶에 대한 별다른 특별인식이나 고민은 없었던 듯 합니다. 내 자식이니 사랑스러웠고 사랑표현에 적극적이기도 했지만 때로 비사회적 행동을 하면 거의 난리수준의 혐오감 표시와 꾸짖음도 퍼부어댄 것 같습니다. 뇌의 보상체계가 조금은 가동되니 엄마가 화를 내는 반응을 보인 행동에 대해서는 미안함을 표시하서 다행이긴 하지만 아직도 사회적 부끄러움이나 창피함, 혐오행동에 대한 스스로의 인식은 여전히 훈련이 더 필요하긴 합니다.
어제는 주간보호센터에서 제주시 별빛누리공원에서 야간에 있었던 특별공연을 본다해서 귀가시간이 밤 8시나 되었습니다. 덕분에 새롭게 매장을 단장해서 곧 휴게음식점으로 오픈하게 되는 두 명의 사업자와 저녁을 함께하며 술한잔 할 기회를 가졌습니다. 지난 1년반 동안 별 소득도 없이 그저 비워두었던 건물에 대한 부담이 확 줄었습니다.
물론 지하층의 미술수업 공간을 요긴하게 잘 쓰기에 소득전무 상황을 상쇄하고도 남지만 이제는 임대료도 받을 수 있기에 제 입장에서는 너무 감사한 두 사람입니다. 전국에 여러 개의 식당을 가지고 있고 제주시 이호테우해변 부근 맛있는 메밀식당도 이미 운영하고 있는 요식업전문 메뉴개발 전문가들이라 이번 새로운 영업은 기대도 많이 됩니다. 일전에 태균이 작은아버지 가족들이 제주도에 왔을 때 거기서 식사도 했다고 일기에 올린 적이 있었죠.
암튼 두 사람과 술한잔 하면서 대화를 나누던 중, 근 한달째 건물 청소와 단정을 해나가면서 지켜본 태균이에 대해 칭찬이 한 가득입니다. 전국 여기저기 요식업을 하면서 만나게 되었던 발달장애인들과는 많이 다르다고, 무엇보다 얼굴에 가득한 밝음과 행복한 표정들이 너무 보기좋다고 말해줍니다. 우연히 태균이 미술작업을 지켜본 적이 있기에 더욱 그런 느낌을 가졌을 것으로 보입니다.
더우기 한 사람은 조카가 자폐증을 갖고있어 가족들의 어려움을 잘 알고있기에 조심스럽게 자신의 가족사를 고백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행자카페를 소개해 주었고 어렵긴해도 여기에서 언급되는 뇌에 대한 지식을 이해하려는 노력을 해야 아이가 좋아질 수 있다고 조언도 해주게 됩니다. 그만큼 우리 아이들을 차분하게 만드는데는 어려운 지식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긴 합니다.
그리고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바로 양육태도! 장애자녀를 양육하는 것은 '장애를 인정하는 것!'과 '장애를 극복하려고 하는 것!' 그 중간을 잘 견제해 가야만 합니다. 그 중간의 견제를 긴 삶의 노정에서 잘 적용시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지만 그래도 우리는 그 중간을 잘 지키려 노력하는 것이 양육의 핵심이라 보여집니다. 장애를 '인정하는 것'과 '극복하려는 것'을 잘 그려낸 영화 두 편은 그래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장애를 다룬 영화는 많이 있지만 제목에 써놓은 것처럼 '사랑이 머무는 풍경 At First Sight'과 '작은 신의 아이들 Children of Lessor God'에서 전달되는 메시지 사이에서 우리는 얻을 것들이 많습니다. 두 영화 모두 장애를 가진 연인을 진심으로 사랑한 주인공들의 장애극복을 위해 헌신적인 노력과정을 그려냅니다. 그럼에도 모두의 결론은 '장애 그 자체를 인정하는 것'이 가장 큰 사랑이라는 것입니다.
장애로 인한 당사자들의 여러가지 불편함, 주변 인식의 끝없는 오류나 왜곡 등등 장애를 갖고있거나 장애자녀를 가진 경우 이런 사회적 벽들과의 충돌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그러나 정작 장애를 가진 당사자들의 일상사에 대한 의식과 인식의 세계에 대해서는 결코 알려고하지 않습니다. 우리도 발달장애 부모로써 고민과 고통을 주로 생각할 뿐 평범하지 않은 그들의 세계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런 면에서 두 영화가 주는 메시지의 핵심은 '장애는 잘 적응해가면 결코 불편하지 않다!'라는 것일 겁니다.
우리는 아주 어려운 발달장애 자녀를 양육해야 하는 극한한 부모입장이지만 그래서 두 영화가 주는 메시지를 새겨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면에서 저는 성공했다고 보여집니다. 태균이의 장애가 세상사람들의 장애일 뿐 태균이는 자기만의 세계에서 즐겁게 신나게 살아가고 있을 뿐입니다. 그런 면에서 보면 'CODA'에서 잔잔하게 보여주던 장애부모와 비장애 딸의 일상모습은 더욱 우리가 대처해야 할 정답들을 보여주는 듯 합니다.
'코다'의 주제곡 'Both Side Now' 그 노래처럼 이제 우리는 그 양면지점에서 줄타리기를 잘 해나가야 될 것입니다. 그 양면이란 우리에게는 '인정'과 '극복'이라는 두 과제일겁니다.
https://youtu.be/qlTEAXcKssg?si=B1PDeEH_vponJJ0E
첫댓글 코다의 두 배우는 정말 농인같았어요.
오늘 글이 여러가지 상념을 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