좇다 / 쫓다
‘좇다’와 ‘쫓다’의 차이를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대체적인 뜻은 ‘좇다’는 ‘따르다[從]’의 뜻이고, ‘쫓다’는 ‘물리치다[逐]’의 뜻이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그러나 세부적인 쓰임에 따라 혼동할 경우가 있으니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좇다’는 ‘목표, 이상, 행복 따위를 추구하다, 남의 말이나 뜻을 따르다’ 등의 뜻을 나타내므로, ‘명예를 좇는 젊은이’, ‘부모님의 의견을 좇기로 했다’와 같이 쓰인다.
한편 ‘쫓다’는 ‘어떤 대상을 잡거나 만나기 위하여 뒤를 급히 따르다, 어떤 자리에서 떠나도록 몰다’ 등의 뜻을 나타내므로, ‘쫓고 쫓기는 숨 막히는 추격전을 벌이다, 황소가 꼬리를 흔들어 등의 파리를 쫓았다’와 같이 쓰인다.
그러면 표준국어대사전에서 그 단어의 뜻과 용례들을 살펴보자. 그럼 먼저 ‘좇다’의 예를 본다.
ㄱ. 목표, 이상, 행복 따위를 추구하다.
명예를 좇는 젊은이
태초부터 사람은 살기 편한 것을 좇게 마련이오.
ㄴ. 남의 말이나 뜻을 따르다.
아버지의 유언을 좇다
부모님의 의견을 좇기로 했다.
장군께서 그렇게 말씀하시니 그대로 좇겠습니다.
ㄷ. 규칙이나 관습 따위를 지켜서 그대로 하다.
그러나 그런 관례를 좇고 있을 계제가 못 되었다.
ㄹ. 눈여겨보거나 눈길을 보내다.
시선은 서편 하늘로 멀어지는 까마귀 떼를 좇고 있었다.
사열 받는 병사들처럼, 곁을 지나가는 무당을 좇아 눈길만 따라갈 뿐이었다.
ㅁ. 생각을 하나하나 더듬어 가다.
태영은 다시 자기의 생각을 좇고 있는 눈빛이 되었다.
준구는 손으로 책장을 넘기면서도 머리로는 이십 대 여인의 영상을 좇느라고 거의 눈을 감고 있었다.
ㅂ. 남의 이론 따위를 따르다.
공자의 이론을 좇다
스승의 학설을 좇다
다음으로 ‘쫓다’의 예를 보자.
ㄱ. 어떤 대상을 잡거나 만나기 위하여 뒤를 급히 따르다.
쫓고 쫓기는 숨 막히는 추격전을 벌이다.
어머니는 아들을 쫓아 방에 들어갔다.
사냥꾼과 몰이꾼들은 눈 위에 방울방울 번진 핏자국을 따라 노루를 쫓았다.
ㄴ. 어떤 자리에서 떠나도록 몰다.
새를 쫓다.
귀신을 쫓다.
황소가 꼬리를 흔들어 등의 파리를 쫓았다.
ㄷ. 밀려드는 졸음이나 잡념 따위를 물리치다.
머릿속에 드는 망령된 생각을 애써 쫓았다.
혀를 깨물기도 하고 팔뚝을 꼬집기도 하면서 잠을 쫓았다.
그런데 ‘좇다’와 ‘쫓다’를 구분하는데, 물리적 이동의 유무를 생각하면 쉽다는 의견이 있다. 곧 누군가를 뒤따르는 물리적인 이동이 있을 때는 ‘쫓다’를, 눈길을 보내거나 생각으로 따르는 것은 물리적 이동이 일어나지 않으므로 ‘좇다’로 사용하면 된다는 것이다. 참고할 만하다.
첫댓글 글을 읽고 두 낱말의 뜻을 분명하게 알게 되었습니다. 용례를 보니 더욱 차이가 잘 느껴집니다.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