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양사 쌍계루>
장성 백암산(741m)
2008. 10. 25.
백양사-약수동계곡-운문암-백암산(상왕봉)-백학봉-학바위-약수암-백양사
블랙*산죽
<백암산 학바위>
바람부는 새벽
스산한 바람은 이불속 온기를 그립게 하지만
특명을 받아 적진에 침투하는 병사와 같이
가지 않은면 안되다는 사명감 같은게 기어이 길을 나서게 하였다
<당겨본 학바위>
봄바람은 숫처녀 치마폭을 뒤집고 가슴을 열리게 한다는데
어찌 갈 바람은 옷깃을 여미게 하고 가슴을 동여 매는지
단지 차거움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바람은 살갖을 스쳐도 시린건 마음이기 때문은 아닐런지
<백양사 연못 반영>
갑자기 떠올린 백양사로 거침없이 차를 몰았다
장성호가 바라 보이는 밤재에 이르자
수면위로 슬렁거리는 물안개가 자욱하고
가느다란 허리춤 휘저으며 부리는 춤사위가 어찌나 매혹적인지
잠시 차를 세우고 저들의 현란한 몸부림을 넋놓고 바라 보았다
<운문암 가는길>
착착한 마음으로 차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구름이 메운 하늘도 그렇고 아직은 때가 아닌듯
탈색되지 않은 생생한 녹음이 도무지 계절을 아는지 모르는지
어쩌다 보이는 추색마저 온전한게 없으니
내심 기대를 품었던 마음은 금세 시들해졌다
<사자봉 사면>
마음을 추수려 가을비경중 으뜸이라는 백양사 쌍제루 반영을
전국에서 모여든 진사들 틈바구니에 끼여 몇장 담고서
약수동 계곡길로 발길을 돌였다
학바위 갈림길에서 약수암쪽으로 방향을 틀려다
조금은 한적한 약수동계곡 운문암 길을 택했다
<사자봉>
<몽계계곡과 입암산 멀리 방장산>
도무지 가을 정취라곤 찾아볼 수 없는 길
잎새푸른 아기단풍은 언제나 단풍물을 들이려나
운문암을 지나 사자봉 사면에 이르러서야
단풍들이 보이기 시작하지만 가까히 다가서면
하나같이 상처 투성이로 온전한 단풍을 구경할 수 없었다
<입암산성 뒤로 정읍벌판>
입암산 남창계곡에서 올라온 산객들과
약수암 학바위를 들머리로 백암산에서 달려온 산객들이 교차하며
상왕봉은 산객들로 넘쳐났다
<내장산>
가을옷을 미처 마련치 못한 산자락과 달리
산정은 가을옷을 벗으며 겨울채비에 들어갔다
겨우내 불어닥칠 삭풍에 대비하여
숲 바닥은 막 구어낸 튀김처럼 바삭한 낙엽을 차곡히 쌓아 두툼한 이불을 마련하였고
여느때 같으면 고갤 빼꼼히 내민채 지나가는 산객을 바라보던 다람쥐도
겨울준비에 줄달음질 치느라 뒤꽁무니만 보일뿐 여념이 없었다
<약수동 계곡>
<말라버린 능선 단풍>
백암산을 대표하는 소나무, 주능선상에 학이 날개를 펼친 우아한 자태로 빼어난 모습이다
<백학봉>
갈잎이 수북히 쌓인 등로 곁으론
이른 점심을 먹느라 분주한 산객들이 만원이었다
올 들어 처음 맛보는 쌀쌀한 가을바람이
제법 날을 세워 몰아치지만 이에 아랑곳 하지 않은채
그저 맘껏 웃으며 떠드는 소리가 듣기 싫지만은 않했다
<멀리 담양 병풍산 라인>
<도집봉과 가인봉>
우리 부부도 번잡한 상왕봉을 지나쳐 무명암봉에 자릴 잡고
찬바람 속에서 가져온 김밥 두줄과 귤로 허기를 달랬다
순창새재로 이어진 내장산 까치봉과 신성봉 단풍도 볼품이 없었고
갈잎이 노랗게 물들어야 산정에서 바라보는 추색이 아름다운데
올해는 가뭄탓에 갈 잎이 타버려 조망도 신통치 않았다
<순창 복흥벌판과 멀리 강천산>
싸드락 내딛 걸음이 어느세 백학봉을 지나쳐 학바위 정상에 서게 하였다
추수를 끝낸 순창 복흥벌판이 바둑판 무늬모양 정갈하게 시선에 들어왔다
벌판 끝자락에 병풍처럼 드리운 강천산 추색은 어떠할까 궁굼증이 무럭해져
딤주에 저곳이나 가볼까
모처럼 입을 열며 바라본 아내는 피곤에 지쳤는지 별 대꾸없이 앞 서 길을 나섰다
<장성호>
<학바위에서 바라본 백양사>
백암산 절대 비경 학바위
단애를 휘감으며 내려가는 맛이 짜릿하고
아스라히 발아래 놓인 백양사를 내려보는 멋이 일품인곳
백암산행의 백미구간이면서 가을산행의 대표적인 명소가 바로 이곳 학바위다
천천히 내림을 하면서 단애턱 마다 마련된 조망을 최대한 즐기며
다소 침울했던 마음을 추수려 보았다
<당겨본 백양사>
<학바위 약수암 내림길>
울긋불긋 차려입은 산객들의 옷차림이 오히려 단풍보다 화려하다
모처럼 가을단풍을 반기러 나온 지긋하신 어머니들
된비알 계단길이 힘에 부친듯 가다 쉬다를 반복하면서 투정을 부리면서도
이따금씩 터지는 웃음소리가 학바위 협곡을 쩌렁하게 울려 놓았다
앞서간 아내를 쫓아 약수암을 거쳐 부지런히 주차장에 도착하니
어느덧 해는 가인봉 산마루에 걸쳐 있었다
<학바위 단애>
<약수암>
<약수암에서 바라본 백양사>
유독 가을에 쓰여진 이야기가 가슴에 맺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살면서 기뻤던 일보다 가슴 아팠던 일들이 더욱 또렷히 떠오르는건 어떤 연유인지..
평범한 애기도 가을이어서 구슬퍼지고
가을이어서 각인되는 것
오늘도 아내와 말없이 걸었던 백암산 길
가슴 놀랠만한 감흥이나 감격은 없었어도
소담한 가을풍경속에서 유유히 걷던 아내의 뒷모습이
오래도록 내 상념의 주제가 될 것 같았다
가을이 가도 그 안에 남는 추억은
언제나 내 상념의 전부가 되기에..
<가을비경 백양사 쌍계루 반영>
- 감사합니다 -
아름다운 산을 찾아서..
산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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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애기단풍도 좋지만 떡갈나뭇잎 물든 모습도 운치있네요 멋지게 담아오신 쌍계루 반영하며 학바위 단애의 추색이 참으로 멋집니다. 보는 것 만으로도 그저 감탄입니다.
학바위에서 내려보는 백양사 풍경을 담으러 조만간 다시한번 발걸음 해야 겠습니다 쌍계루 반영은 오히려 오후빛이 좋을것 같아요
백양사 소식이 궁금했는데 좀 일찍 다녀오셨군요,, 애기단풍이 반겨주진 않았지만 시장통 애 잃어버리기 딱좋은 인파가 없으니 오히려 좋아보입니다,, 썩어도 준치라 했던가요,, 어찌보면 올해 마지막으로 꼭꼭 숨겨놓은 단풍일지도 몰라 쉽사리 물들지 못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물들기 시작하는 백양사의 애기단풍은 곱기만 합니다,, 아름다운 상념에 빠져들기 딱 좋은날 두분이서 오븟하게 잘 다녀오셨네요,, 마지막 단풍을 보려는 사람들로 이번주 다음주 북새통을 이루겠지요,, 가보고도 싶고,, 겁도나고 그렇습니다,, ㅎㅎㅎ 고운빛깔에 취하며 잔잔히 가을상념에 잠깁니다,, ^^***^^
이무렵 그쪽 겁나죠 차라리 아기단풍 물들 십일월 중순경이 한적하니 좋습니다 건너편 남창계곡도 좋구요
우와너무 멋집니다작년에 다녀왔는데......사진 찍으시느라고 늘 뒷모습만 담으시죠...두분이서 손잡고도 한번 찍으시지.....위에서 담으신 백양사 풍경도 참 멋지고 젤 아래 사진은 끝내주네요산죽님 이야에요..
작년에 댕겨 가셨군요 내장산 단풍에 가린 백양사지만 지금은 내장산 못지 않은 인파가 몰려들죠 아기단풍이 늦게 물든다는걸 아실 정도면 단풍내공이 상당하십니다 ㅎㅎ
할말 없시유 ~ㅎㅎ 역시나 사부님입니다 ㅎㅎ
수제자께서두 같은 코스를 다녀오세요. ㅋㅋㅋ 같은 구도로 닮아서 결과물이 우찌나오나... 그리고 하산을 ㅋㅋㅋ
진즉 하산시켰습니다 사부보다 총도 더 좋은데 우째 맞대결 하겠습니까 요즘 제자들 무시무시 합니다 ㅎㅎ
아즉 배울게 월매나 많은데 ,, 돼지 절대로 안 쫓겨납니다 ㅎㅎ
오늘도 홀로 고독을 씹는 모델님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백양의 추색과 연못에 비친 풍경반영이 한 폭의 그림입니다.블랙님의 자연스런 포즈가 어쩌면 산그림을 한층 더 배가시키는군요.....백양이 아니니라 블랙....대조되는 모습입니다..ㅋㅋ
한참 졸고 있어서 제가 큰소릴 두어번 쳤습니다 하마트면 바위 밑으로 털어질뻔 했습니다
백양사 쌍계루 전경... 항상 산행기에서 정성것 닮아오신 절경에 감탄을 하지만 넘 아름답습니다. 두번 백양사를 다녀온적은 있지만 그냥 건성으로 인파에 밀려서 다녀온 기억이 전부였는데 다름에 갈 기회가 되면 호수에 담긴 쌍계루를 담아보아야것습니다. 두분이 호젓하게 가을을 만끽한듯합니다. 쌍계루 전경을 바탕화면으로 가져갑니다. 감사합니다.
먼곳까지 다녀 가셨군요 저희가 서락을 그리워 하듯 서락산님 또한 남도의 산들이 그립겠죠 쌍계루 반영은 사진찍는 분이라면 누구나 담고 싶어하는 절경입니다 언제 같이 함 담아보는 기회가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저 가슴이 울렁거리고 마음은 백양사에 가있습니다. 너무 아름다운 풍광이 제 눈을 행복하게 합니다. 너무 멋지네요~~ 그저 부러울뿐입니다~~ ^^*
날씨가 시원찮아서 맘 먹고 간 길 헛 걸음 했습니다 ㅎㅎ 그래도 한바리 잼 나게 했습니다 ㅎㅎ
기대했던 가을 정취는 충분히 느끼시지 못하고 다소 침울한 상념으로 가을 나들이를 맞으신 느낌인데 화려하고 가을향이 물씬한 풍경보다 오히려 지금에 머무르고 있는 가을색이 그나마 조금더 기대할 것이 남아 있어서 좋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못 속에 비친 빽양사 쌍계루의 아름다움에 취해서 잘못하면 못 속으로 뛰어들뻔 했습니다 ㅎㅎ 처음 보는 곳이라 학바위의 모습이 신비스럽고 정읍벌판및 방장산 쪽으로 보이는 조망이 눈을 떼기 힘들만큼 아름답습니다 봄바람은 숫처녀 치마폭만 뒤집으면 다행인데 식구 딸린 아낙네 치마까지 들썩이니 걱정이고 갈바람은 사람을 골라가며 시리게 만드니 문제네유 ㅎㅎ
식구딸린 아낙네 치마폭이 들썩이는 걸 보았습니까 아님 어림잡아 말씀 하시는건지..ㅎㅎ 내장산과 연계된 백암산행 가을이면 한번쯤 거닐고픈 산길입죠 더 늙기전에 함 댕겨 가시죠 다리 힘 빠지면 오고 싶어도 못 오닝께...ㅋ
백양사 쌍계루 반영이 넘 아름답습니다...백암산은 아직 미답지라 무척 가고 싶었는데 마침 다음주에 산행공지가 올라와서 잔뜩 기대하고 있던 참인데 여기서 먼저 보게 되었네요...사진 포인트 잘 기억해 두었다가 따라 해봐야지...ㅎㅎ아직 단풍이 덜익었군요....아름다운 백암산 주변산군들 즐감하고 갑니다.감사합니다.
아 그런 계획이 있었네요 제가 한주 늦게 갈껄 그랬습니다 헌데 걱정됩니다 엄청날 것 같은데요 인파가..ㅎㅎ 백양사 들머리라면 반드시 쌍계루 반영 함 담아보세요 학바위와 어울려 넘 아름답습니다 백양사 입구에서 계곡으로 내려서면 수중보(돌댐) 중간쯤이 포인트 입니다 그곳에서 보면 반영이 잘 보이거든요 학바위 오름길 중간중간에 바위턱이 있어 그곳으로 나가면 백양사 조망이 압권입니다 그곳도 빼놓치 마시고 들러 주시구요 산정엔 단풍구경 몬합니다 ㅎㅎ
넘 멋집니다...
좌골은 괜찮은신지요 자칫 우골까지 아픈시면 클 나시니 각별히 신경 쓰세요 ㅎㅎ
항상 들러 보지만 넘 멋지고 아름다워..마음을 내려 놓고 갑니다..^^*
가을풍경은 어데든 포인트고 아름답죠 ㅎㅎ
그저 감탄사 만이....수고 많으셨습니다.
애기단풍 곱게 물들 십일월 하순경에 댕겨오면 좋을듯 하네요
어느것이 반영인지, 실제인지 착각마저 들게하는 백양사 쌍계루가 아름답습니다. 요즈음 이곳에서 좋은 사진과 산행기를 마음껏 볼 수 있어 너무 행복합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십시요~~
서락이후 좀 뜸하신것 같네요 서락의 감흥이 무척 크셨나 봅니다 주왕산이나 내연산쪽 단풍도 환상일텐데요 저는 넘 멀어서요 ㅎㅎ
산에 대한 열정과 감흥을 읽노라면 , 동시대를 거니는 것이 즐거움입니다. 지난 봄에 소백산에서 한번 뵈었죠? 기억하시는지...
오랜만에 뵙습니다 설명치 않으셔도 알고 말구요 꽃을 찍는 뒷모습을 보시고.. ㅎㅎ 우연한 만남이 잊혀지지 않구요 왕성한 산행길 무탈하게 이어가고 계실거라 믿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