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방서예[3366]백거이 (白居易)28,村夜(촌야)
村 夜
霜 草 蒼 蒼 蟲 切 切 (상초창창충절절)
서리맞아 풀은 검푸르고 벌레들 우는 데
村 南 村 北 行 人 絶 (촌남촌북행인절)
마을의 남쪽이나 북쪽 모두 행인 끊어져
獨 出 門 前 望 野 田 (독출문전망야전)
홀로 문밖으로 나가서 들녘을 바라 보니
月 出 蕎 麥 花 如 雪 (월출교맥화여설)
밝은 달빛 아래 메밀꽃 눈처럼 새하얗다
<어 휘>
* 霜草 : 서리맞아 시든 풀
* 蒼蒼(창창)= 대부분 '푸릇푸릇하다'로 읽고 있는 데
그보다는 '우거지다, 무성하다로 읽는 게 맥락상 맞을 듯 하다.
蒼蒼 : 생기를 잃고 검푸르다.
* 切切 : 벌레 우는 소리
* 蕎麥 : 메밀
백거이 (白居易, 772~846)
字는 '樂天'이며 號는 香山居士 또는 醉吟先生이다.
낙양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5세에 詩法을 배웠다고 한다.
800년 29세에 과거에 급제하여 교서랑, 좌습유, 좌찬선대부 등을
역임하였지만 관로가 그리 순탄치만은 않았다.
820년에 다시 중앙 조정으로 복귀하여 중서사인, 항주자사,
비서감과 형부상서 등의 고위직을 지내기도 하였다.
시인은 이백과 두보 이후에 당 나라의 대 시인으로 인정받을 만큼
많은 작품들을 남겼다.
그 가운데도 장한가(長恨歌)와 비파행(琵琶行) 등의 장
편들을 남기기도 하였다. 시인의 수많은 작품은 대체로
어휘와 문장이 쉽게 표현되어, 계층을 막론하고 대중적으로 큰 인기를
끌었으며, 시인 생존 시절은 물론 후대에도 오래도록 사랑을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