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팥빙수 좋아하시죠?
거리를 다니다 보면 전문 팥빙수 가게는 물론이고, 커피숍이나 빵집까지 팥빙수를 안 파는 집이 없습니다.
여기에 일반 가정집마다 팥빙수 얼음 가는 기계들 하나씩은 필수품이 된지 오랩니다.
그래도 저만큼 팥빙수 좋아하는 사람도 드물 겁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가리지 않고 사계절 내내 팥빙수 타령이죠.
우는 애기 떡 하나 더 주듯이 저는 요거면 끝입니다.
차가운 것을 갑자기 많이 먹으면 눈이 튀어나올 것 같은 통증에 괴로워하면서도 도무지 팥빙수를 거부하지 못합니다.
한 마디로 팥빙수 귀신이죠.
오랫동안 얼음 팥빙수만 먹던 사람들에게 설빙의 등장은 가히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우유 빙수는 팥빙수 세계의 신지평을 열었죠.
저도 더 이상 얼음 가는 기계가 필요 없게 됐습니다.
집에서도 우유 빙수를 즐길 수 있게 됐거든요.
그냥 팩우유를 얼리기만 하면 끝입니다.
얼린 우유를 살짝 녹인 다음, 팥빙수 재료만 넣어서 먹으면 초간단 팥빙수가 됩니다.
예전에 먹던 얼음 빙수는 팥, 젤리, 연유, 떡, 미숫가루 같은 것들을 넣어야 그런대로 맛이 났었죠.
하지만 우유 빙수는 우유의 고소한 맛 때문에 다른 재료 없이도 팥 하나면 충분합니다.
200ml짜리 우유를 서너 개씩 사다 얼려 놓으면 올 여름 더위도 끝입니다.
이제는 쓰지 않게 된 얼음 가는 기계를 처분할까 봐요.
팥빙수와 함께 시원한 여름 되세요. ~^.^~
♥할배 선생의 노력♥
할배 선생은 그날도 아무도 듣지 않는 수업을 혼자 진행했다.
"...그러니까 여기에서는 이런 식으로..."
절반의 학생은 자고 절반은 떠드는 수업.
그런데도 할배 선생은 수업 준비에 늘 최선을 다했다.
중3짜리 여학생들에게 할배의 수업은 그저 노는 시간이었다.
"야! 과학 진짜 불쌍하지 않냐?
아무도 안 듣는데 왜 저리 열심인가 몰라..."
어느 날 할배 선생은 종이뭉치를 들고 교탁 앞에 섰다.
"여러분, 오늘은 수업 전에 잠깐 설문을 하려고 해요."
질문은 간단했다.
'왜 내 수업이 싫은가?
어떻게 하면 내 수업을 들을 것인가?'
철없던 아이들은 생각하는 그대로를 썼다.
'쌤이 너무 늙어 보여서 싫어요.'
'수업이 완전 재미 없음.'
'목소리가 따분하고 졸리다.'
그날 아무 말 없이 설문지를 걷어간 할배 선생은 다음 날 머리를 빡빡 밀고 옷도 티셔츠와 청바지로 바꾸어 입었다.
아이들은 그런 할배 선생을 비웃었다.
"저렇게 입으면 젊어 보일 줄 아나 봐!"
또 어디서 구했는지 유머 모음집 한 권을 들고 와 수업을 시작하기 전 꼬박꼬박 읽었다.
"아! 저 책, 완전 아재개그 ㅋㅋㅋㅋ"
아이들의 쑥덕거림에도 할배 선생은 한결같았고, 열심히 수업을 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할배 선생의 수업을 듣는 학생들이 늘어났다.
전부는 아니었지만 꽤 많은 아이들이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할배 선생은 아이들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수업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했고, 변화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런 어른을 본 적이 없다.
사춘기 아이들이 막무가내로 던진 무수한 화살들을 진심을 다해 받아 행동으로 보여 준 사람.
그런 사랑을 주는 어른을 그 후로는 본 적이 없다.
-뭉클_마음을 움직이는 이야기
첫댓글
멋진 할배선생님 화이팅입니다.
이선생님도 멋진 선생님이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