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성장에서 올해 플러스로 전환 전망 2014년 0.75%, 2015년 1.25% 성장
<주간무역>에서는 우리나라 주요 수출 20개국을 선정해 주요 수출국가의 경제동향과 전망, 주요 리스크 등을 점검해 매주 연재한다. 수출 20개국은 △중국 △미국 △일본 △홍콩 △싱가포르 △베트남 △대만 △인도네시아 △인도 △브라질 △러시아 △멕시코 △호주 △사우디아라비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독일 △터키 △네덜란드 등이다. 이번호에서는 우리나라 수출 20위 국가인 네덜란드에 대해 알아본다.
유럽 서부에 있는 입헌군주제 국가인 네덜란드는 동쪽으로는 독일, 남쪽으로는 벨기에, 서쪽과 북쪽은 북해와 접해있다. 속령으로는 카르비해에 네덜란드령 앤틸리스제도(5개 섬으로 구성)와 아루바섬이 있다. 한때 인도네시아도 속령으로 있었다. 국토의 25%가 바다보다 낮은 나라로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높기로 유명하며, 높은 경제수준과 안정된 정치로 선진국 대열에 있다.
네덜란드는 라인강의 하류라는 지리적 위치로 농업국, 무역국으로 발전했다. 이는 간척에 의한 경지 확대, 재배, 목축기술의 진보, 통상의 자유 확보 등의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공업은 농산물가공 외에는 전적으로 원료를 수입하고 있으나 제2차 세계대전 후의 인구급증, 식민지의 상실 등에 대처하기 위해 적극적인 공업화 정책을 취한 결과 국민총생산에서 광공업이 농수산업을 앞질렀다.
●유로존과 함께 서서히 회복세
지난해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네덜란드 경제는 올해부터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네덜란드 경제기획청(CPB)이 지난 3월에 발표한 ‘2013년 네덜란드 경제 동향과 2014년 전망’에 따르면 지난해 네덜란드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률(-0.8%)을 기록했지만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0.75%, 1.25% 성장할 것으로 예측됐다. CPB는 유로존 경제와 함께 네덜란드가 서서히 회복세를 나타낼 것으로 분석했다.
세계 경제와 유럽경제가 개선되면서 올해 전세계 교역량은 2.25%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네덜란드 경제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올해에는 그간 마이너스 성장세를 기록한 민간투자도 플러스 성장세(4.75%)로 전환되어 경제 회복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그간 긴축재정으로 인해 국내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 정부재정도 올해에는 경제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됐다. 다만 민간소비는 올해에도 여전히 침체되어 전년대비 0.25%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지난해 대비 감소세는 완화되어 2015년에는 경제위기 발생 이후 처음으로 0.5%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경제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실업률은 올해에도 다소 상승해 7.25%(총 실업자수 65만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2015년에야 신규 취업 기회가 확대되어 실업률은 7%(총 실업자수 63만5000명)로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그간 2.5%대의 상승률을 지속해왔던 소비자물가는 2014년과 2015년에 상승률이 완화되어 1.5%대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네덜란드의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해 추진해온 긴축재정 정책이 효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작년에는 2008년 이후 처음으로 정부재정의 GDP대비 적자폭이 마스트리히트조약의 요구 수준인 3% 이하(2.9%)로 하락했으며,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2.9%와 2.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덜란드 조세피난처? 외국인 투자유출 우려
네덜란드의 호의적인 조세정책으로 IBM과 야후, 구글, 스타벅스 등의 다국적 기업들은 그동안 네덜란드에 계열사를 설립했다. 그러나 지난해 미국과 영국 의회에서 기업의 이러한 조세 회피가 논란이 됐고, OECD 국가들 역시 이러한 자본 이동에 맞서기 위한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KOTRA 암스테르담 무역관에 따르면 2014년 현재 네덜란드의 법인세율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과세액이 20만유로 이하일 때 20%, 초과할 때 25%를 부과하고 있다. 이는 프랑스(33.33%), 벨기에(33%), 스페인(30%) 등의 유럽 국가들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다. 광범위한 조세 조약으로 네덜란드 소재 기업이 외국에 지불하는 이자와 로열티에 낮은 원천 세율을 적용하는 탓에 네덜란드는 다국적 기업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 또 네덜란드는 올해 연구개발 공제율을 54%에서 60%로 인상하며 기업에 세제 혜택을 지원한 바 있다.
지난 2월 G20의 재무장관들과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모인 회의에서 OECD 조세 정책센터의 파스칼 세인트-아만스(Pascal Saint-Amans) 국장은 2015년까지 국제적 기준하의 조세 자동정보교환을 실행하는데 다수의 의견을 모았다고 발표했다. OECD도 구글과 애플 등의 기업들이 사용하는 조세 회피 전략을 엄중히 단속하기 위해 국제적인 정보 교환 계획에 힘쓰고 있다. 지난 4월 11일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에서도 기업에 의한 자본 이동을 막기 위해 조세 제도를 개편하도록 힘쓰겠다고 재무장관들은 강조했다. 특히 캐나다는 오는 11월 브리즈번에서 열릴 회의에 앞서 G20 국가들이 재정안전성과 건전성을 위해 이러한 기업들의 행위를 막는 현실적이고 분명한 보편적 규정의 초안을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해 유럽연합이 제시한 개선책과 활동 계획에 이어 다시 한번 조세회피 처벌에 대한 여러 국가들의 실천의지를 보여줬다.
일각에서는 외국인 투자 유출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네덜란드 고용주 연합인 VNO-NCW는 이번 스타벅스의 본사 이전이 다른 미국기업들의 움직임을 촉발하지는 않을지 우려감을 나타냈다. 암스테르담에 있는 미국 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미국 기업들은 네덜란드에서 45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 VNO-NCW는 투자유치에 있어 영국과 경쟁이 심화되고 있으며, 네덜란드에 있어 외국인 투자의 중요성을 정치인들이 인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회투자 위한 네덜란드 진출 활발
우리나라의 대네덜란드 투자는 2000년대 후반에 증가하다 2011년 대폭 감소했다. 삼성전자의 ASMS 투자가 이루어졌던 2012년 다시 급격히 증가한 후 2013년 다시 감소했다. 2012년에만 전체 누적 투자금액의 약 25%에 해당하는 29억2000만달러가 투자됐다. 대네덜란드 투자 총액은 127억8000만달러이며, 한국은 제9위 네덜란드 투자국이다. 이는 우리나라의 전체 해외투자액 중 약 3.5%다. 네덜란드 내의 우리기업은 약 50개사가 현지법인(B.V.) 또는 지사형태로 진출해 있다. 주로 한국기업들은 유럽 물퓨 및 판매 거점을 위해 네덜란드에 진출했다. 진출 분야로는 전자, 물류(운송), 중화학, 자동차, 금융 분야 등이 있다. 한국석유공사의 카자흐스탄 자원개발과 한국전력공사의 사우디 라빅 발전소 건설을 위한 합자회사 설립 등 우회투자도 다수 있다. 우리기업들은 러시아와 동유럽, 중앙아시아, 중동 등에 투자할 경우 네덜란드를 우회투자지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한-네덜란드 무역현황
네덜란드는 독일에 이어 한국의 대EU 2대 수출대상국이며, 교역규모 기준으로는 EU 국가중 독일과 영국에 이어 3대 교역국으로 지난해 총 교역액은 97억달러다. 수입은 2009년 세계 금융위기로 크게 감소 한 후 2010~2011년 다시 증가했지만 2012년 네덜란드의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 제조용 장비에 대한 한국내 수요 감소로 수입이 다시 감소했다. 이에 무역수지 흑자폭은 2012년 10억달러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수입이 2012년보다 5% 상승했으며, 수출은 9% 증가해 13억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대네덜란드 10대 수출품목(2013년 기준)을 보면 제트유 및 등유(13억4000만달러)가 1위를 차지했다. 이어 경유(8억4000만달러), 윤활유(3억7000만달러), 무선전화기(2억7000만달러), 자동차(1억9000만달러), 건설중장비(1억4000만달러), 자동차부품(1억3000만달러), 보조기억장치(1억2000만달러), 정밀화학원료(1억1000만달러), 합성수지(9000만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대네덜란드 10대 수입품은 반도체 제조용 장비(16억3000만달러)가 1위를 기록했다. 이어 반도체 제조용 장비부품(2억3000만달러), 우라늄(1억5000만달러), 고철(1억1000만달러), 낙농품(9000만달러), 합성수지(8000만달러), 배전 및 제어기(8000만달러), 나프타(7000만달러), 기초유분(7000만달러), 철구조물(7000만달러) 등의 순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