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쉐린 가이드 2023에는 컴백해주라!
편집자주음식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베스트셀러 '미쉐린 가이드'. 공식 홈페이지 소개에 따르면, 잊지 못할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드링킷 에디터들이 나섰습니다. 지극히 대중적이고 평범한 우리에게도 감동을 선사할법한 맛인지 말이죠. 미쉐린 가이드 맛집, 우리가 간다!
맛있는 재료가 있으면 가만히 놔두질 못하는 한국인은 그만큼 먹는 것에 진심인 민족이다. 이러한 한국에는 백숙, 치킨 등 닭을 이용한 요리들이 여럿 존재하는데, 그중에서도 최고봉은 단언 닭갈비가 아닐까. 양념된 닭고기에 갖가지 야채와 사리를 넣어 영양도 풍부하고, 호불호가 갈리지 않아 여럿이서 한 끼 식사를 즐기기에 좋은 메뉴다. 많고 많은 닭갈비 맛집 사이 TV 프로그램 방영과 더불어 미쉐린 가이드에도 등재되었던 곳이 있다고 하여 발걸음을 옮겼다.
한적한 용산 기찻길 거리를 지나면 예스러움을 물씬 풍기는 건물들이 줄지어 있다. 그 사이 유난히 노포 맛집의 분위기를 자아내는 가게가 보인다면 ‘오근내 닭갈비’ 도착이다. 이곳은 이미 많은 유명세를 떨쳐 분점까지 갖추었으나, 에디터는 본점을 방문하여 이 가게의 본 매력을 더 샅샅이 살펴보기로 했다.
사진 = 유튜브 '디글 :Diggle' 영상화면 캡쳐
방문에 앞서, 다수 방송에 등장한 곳이기에 ‘오근내 닭갈비’에 대한 기대가 높아졌다. 2019년에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록’에서 유재석은 이 닭갈비를 맛보고 “화가 날 정도로 맛있다”라고 표현했다. 도대체 얼마나 맛있길래 화가 날까! 방문하고 마주한 문 앞에는 iHQ ‘맛있는 녀석들’ 방송 사진을 볼 수 있었다! 이 글을 쓰는 동안 에디터 또한 화가 날 정도로 다시 먹고 싶어 조만간 재방문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유재석을 화나게 한 '오근내 닭갈비', 너의 매력은...
평일 낮이었음에도 구석구석 자리를 메우고 있는 손님들을 보아 이곳이 맛집임을 체감할 수 있었다. 저녁에 방문하면 대기 줄 없이는 먹기 힘들 정도라 하니 참고 바란다. 가게 내부는 비교적 작은 평수로, 비좁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보다 쾌적한 곳에서의 식사를 원한다면 본점보다는 분점에 방문하는 것을 추천한다.
메뉴는 주문과 동시에 준비됐다. 이곳의 메인 메뉴인 닭갈비는, 큼지막하게 썬 양배추와 깻잎 그리고 생닭에 양념만 버무린 채로 나오기에 조리 시간이 꽤 소요된다. 어느 정도 익은 순간부터는 바닥이 타지 않게 주걱으로 철판을 계속해서 긁어줘야 한다. 이때 현란한 손길로 재빠르게 휘저어야 하는데 사실상 팔을 들고 오랜 시간 움직인다는 것이 생각보다 어려웠다. 그렇게 힘이 약해져 갈 즈음보다 못한 직원분께서 도움의 손길을 건네주셨다. ※주의: 조리 과정에서 지칠 수 있음
익어가는 고기와 함께 숨이 죽어가는 야채들. 야채가 닭고기보다 맛있어지는 순간이다. 애초에 두툼한 두께 덕분인지 완벽하게 익었음에도 아삭아삭한 식감이 살아있어 계속해서 손이 갔다.
닭고기 또한 특별했다. 베어 무는 족족 고깃결이 부드럽게 갈라져 질기지 않았는데, 그 이유는 춘천에서 키워진 100% 국내산 닭을 이용하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육즙이 많고 쫄깃한 다리 살만을 재료로 사용한다고 한다. 야들야들한 다리 살 좋아하는 사람 환장할 맛♥ 반대로 뻑뻑한 살을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아쉬울 수 있다.
추가로 주문한 우동사리
요리 곳곳에 양념이 잘 배어있어 각각의 재료가 겉도는 느낌이 없었다. 무엇보다 양념의 농도가 굉장히 짙고 간이 강했는데 조미료의 맛이 아닌 재료 본연의 단맛, 짠맛이 어우러진 결과물 같았다. 실제로 이곳의 양념은 물을 한 방울도 타지 않으며 오로지 양파, 마늘, 간장, 고추장을 베이스로 만든다고 한다. 덕분에 간은 강했으나 단순히 짠맛이 아닌 묘한 감칠맛이 느껴졌고, 매운맛은 거의 없었기에 매운맛에 약한 사람들도 부담 없이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이 감칠맛도 계속해서 먹으니 혀가 얼얼할 정도로 자극적이었고, 이를 중화하기 위해 치즈 계란찜을 추가로 주문했다. 뜨거운 김과 함께 풍기는 계란찜의 고소한 향! 입에서 삼삼하게 녹아내릴 거라고 예상했지만 믿었던 계란찜마저 짭짤한 맛이 매우 강해 닭갈비와 함께 먹으니 짠+짠이 되어버렸다. 덕분에 평소 짠맛을 그다지 선호하지 않는 팀원은 물 한 통을 비우고 왔다고...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미쉐린 가이드 빕 구르망’에 선정되다가 2020년부터는 자취를 감춘 오근내 닭갈비. 3년 연속 안정적으로 등재되다 갑자기 리스트에서 제외된 이유는 무엇일까. 비록 올해 빕 구르망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지만, 드슐랭(이하 드링킷 미슐랭)으로는 선정하겠다. 내년에는 미쉐린 가이드에서도 이 이름을 다시 볼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