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1주일 정도 시카고에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일정때문에 제대로된 관광은 못했고,
일요일 하루, 그리고 평일에는 바쁜 일정때문에 저녁시간에만
시카고를 즐길 수 있는 시간이 주어졌었지요.
미국출장은 처음이었지만,
제가 느낀 바를 몇가지만 적어볼께요.
1.도시이미지
숙소가 다운타운(서울의 명동/종로 같은 곳)에 있었는데,
도시가 마치 잘짜여진 바둑판 같습니다.
시 외곽에 나가면 그래도 전원적 분위기에 가정집들도 있어서
보기에 좋지만, 도심은 영 정이 안가더군요.
미시건호수가 없었더라면....(한강없는 서울을 연상하시면 됩니다)
시카고는 무척이나 뜨겁더군요.
바람도 많구요 (바람이 많아서 도시별명이 "windy" 랍니다.)
2. 아름다운 미시건호수
크기가 우리나라 경상도크기라나?? 5대호수 중 하나입니다.
바다처럼 끝이 안보이더군요
호수에 늘어선 수많은 요트들이 인상적이었구요
호수가에 형성된 긴 공원이 또한 인상적이었습니다.
시카고에서는 수돗물을 그래도 마신다네요.
상수원인 미시건호수에 대한 보호때문에, 호수입구(도시와 연결된)는
평상시에는 막아놉니다. (요트나 유람선 통행시에만 개방)
미시건호수에 뜬 유람선에서 바라본 시카고의 모습도 좋았고...
밤에는 더 멋있다는데....
3. 거지가 참 많더군요.
일정이 끝나고, 일행들과 밤에 술집찾아 돌아다니곤 했죠.
거지들이 참 많습니다.
블록하나마다, 마치 자기 구역이나도 정해졌듯이, 거지가 있어요.
언젠가는 제가 피우던 담배를 버리려고 하니, 한 거지가 "oh. no!"를
외치며 달려들더군요. 전 놀래서 무슨 일인가 했더니,
버리려는 제 담배를 달라고 하며 피우더군요.
담배인심 후한 곳은 우리나라 밖에 없나 봅니다.
원체 담배가 비싼 나라더군요. 이곳 거지들은 낮에는 별로 안보이다가
밤만 되면 자주 보이는 곳도 특징이구요.
4. 째즈바
시카고가 째즈로 유명하잖아요.
기회를 노리다가, 한인타운에 갔다오는 길에 한번 가봤습니다.
입장로는 10불에, 술은 별도로 시켜야 하더군요.
라이브공연을 보는데...죽이더군요.
옥타브가 어디까지 올라가는지....바가 온통 음악에 매료된 분위기...
시끄러움과 조용함(음악을 즐기는 분위기의 조용함)이 공존하고,
손님과 자연스럽게 호흡하는 라이브의 분위기가 무척이나
인상 깊었습니다.
특이한 것은, 연령 검사가 확실하다는 것과,
입장시 손등에 도장을 찍어준다는 것...그리고 기념사진 찍자는
요청에 자연스럽게 응해주는 종업원(무척 이뻤죠)의 친절이었습니다.
5. 뚱보들의 천국
우리가 간 회사는 TU(Trans Union)라는 회사였는데,
이곳은 점심시간이 별도로 없습니다. 알아서들 먹고 일하다가
5시되면 칼같이 퇴근하는 분위기이죠. 그래서 그런지
먹을것(특히 음료수 등)을 들고 다니는 모습이 아주 자연스럽스니다.
저도 왠만큼 먹는거 가리지 않는 편인데, 이곳에서는
며칠만에 질리더군요. 보통 1인분시켜도 최소 2명은 먹을만한
양이구요. 호텔에서 아침식사로 계란말이 비숫한 것이 있습니다.
모양은 큰 계란말이인데, 그 안에는 치즈가 가득 들어가 있죠.
이런 식생활 때문인지 뚱보가 많습니다.
우리나라는 열에 한명 정도 "뚱뚱하네~~"하는데,
여긴 반대로 열에 한명 정도 "날씬하네~"란 말이 나옵니다.(특히 여자)
6. 같은 한인끼리도 눈길한번 안주는 나라
분명히 한국인임에도 눈길한번 한주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여러번 그런 경험이 있었습니다.
반가운 마음에 눈길을 주어도 눈인사 한번 없더군요
물론, 미국에서는 눈 마주치면 예의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시비를 건다고 한다나???
실제로 우리 일행중에 bar에서 남자종업원과 시비가 있었습니다.
"왜 노려보느냐"고 했다나???
우리의 자랑스러운 예비역들은 홈그라운드가 아니라는 이유로,
참고 말았다네요.
처음에는 소수민족 티를 내기 싫어서 그런건가 싶었지요.
그런데...한인타운 음식점에 간 김에 주인에게 그 이유를 물어보았더니,
그냥 "개인주의적 성향"때문이라고 하더군요.
몸은 한국인이지만, 마음은 미국인이 되어가기 때문에 그런거지,
결코 "소수민족 티" 때문은 아니라 하더군요.
전 오히려 일본인들에게 호감이 갔습니다.
길을 물어도 친절하게 알려주고, 관심을 기울여 주더군요.
7. 미국이라는 곳
몸 접촉하는 걸 싫어하면서도, 생활속에 "thank you" "excuse me!"가
자연스러운 예의바른(?) 나라~
주민등록번호는 개인 인격권의 침해라고 하며 흥분하고 놀라는 나라!
담배꽁초를 자연스럽게 도로에 버리는 나라!
도로에 그 흔한 경찰(경찰차)도 없는 나라 (물론 교통순경?은
간혹 보이지만....) 공항도 마찬가지이구요. 여기가 911테러로
비상걸린 나라 맞나?? 하는 생각이 들게 하는 나라!
짧은 기간동안 그들을 다 이해한다는 것은 무리겠지만,
"반미"라는 감정에 더 익숙해 있음에도, 그들의 생활과 모습속에서
좋은 점은 배우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더군요.
인천공항 귀국신고하는 곳에서 "고맙다"는 인사말에도 불구하고,
대꾸없는, 표정없는 담당자의 얼굴을 보며, "이제 한국에 오긴 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전형적인 공무원의 얼굴)
그래도 우리 조국이 좋습니다.
우리 부모가 살고 있고 친구들이 살고 있는 이 나라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