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달픈 담임이 되자.
학성여자중학교 교사 맹 주 완
아침 자율학습시간이 거의 끝나가고 있었다....
숨소리조차 귀에 거스릴정도로 교실안이 조용하여
책장 넘기는것까지 조심스럽다...
교실 뒤 창가에 교사책상을 가져다 놓고
틈나는대로 늘 거기에 앉아 창밖을 내다본다.
자율학습 시간이 다되어
헐레벌떡 뛰어서 계단을 오르는 아이들을 보며 미소를 짓는다..
나는 조금 지각을 하더라도
숨이 차고 이마에 땀이흐르는 애들은 벌을 주지 않는다...
빨리 오고싶었는데 어쩔수 없는 사정이 있겠지 싶어서다...
그렇지만 지각을 한 녀석이 태연히 입에 사탕을 물고 어슬렁 거리며
운동장을 걸어오면 교실에 들여보내주기전에 복도에서 정신교육을 시킨다.
그리곤 열심히 공부하는 친구들의 모습을 창밖에 서서 한참을 보게 해준다..
아무리 철부지라도 그런 모습에서 뭔가 느끼는 것이 있을까 싶어서다..
종이 울릴시간이 다 되어가면
애들은 의식적으로 벽에 걸린 시계를 자꾸 돌아본다..
자기 손목시계가 있는데도 말이다...
분위기가 조금 어수선 해질쯤 앞문이 요란한 굉음을 내며 열렸다..
학생들은 뒷문으로만 들어와야하고,
문을 열때도 소리가 나지 않도록 조심하는 것이
우리반의 불문율이다.
애들의 시선이 일제히 앞문으로 솔리는것과 동시에 여기저기 비명이 터져나오고,
나의 온몸에 소름이 쫙~ 끼친는 것을 느꼈다...
빛바랜 빨간색 원피스에 검은 머리카락 한올 없는 산발한 흰 머리카락을 하고
왼손엔 검은 비닐봉지를 들었으며 오른손엔 망치를 단단하게 쥐고 있었다.
“용호 이자식 어디있어.. 나오지 못해 ”
“ 배고픈데 밥도 안주고 혼자 나두고 갔지 ”
“ 망치로 박살낼테니 나와 ”
복도에는 애들과 선생님들이 하얗게 질린 얼굴로 장사진이다.
박박깍은 머리의 용호만 안색이 조금 변했을뿐 침착한 표정으로 뛰어 나온다.
김용호
초등학교 4학년때 아빠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뜨고,
그 충격으로 엄마마져 정신병원에 입원을 했다.
누나 들은 몇 달 후에 가출하여 소식이 없고
용호만 보육원에 들어가서 살게되었다.
그후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정신이 들락날락 하는 엄마가 퇴원하자 월세방을 얻어
동사무소,봉사단체의 도움을 얻어가며 힘겨운 생활을 시작하게 되었다.
물론 밥하는거며 청소 빨래등 온갖 살림은 용호가 도맡아 하게 되었고,
생활비를 보태기위해 새벽과 밤에 조간 석간 신문배달을 하였으며,
이발비를 아끼기위해 머리를 기르질 못하였다...
평균85..수업태도가 너무 좋아 이루어낸 믿기지않은 결과이다..
응원반장을 할 정도로 밝고 명랑하게 보였지만
담임인 내 눈엔 새까맣게 타들어가는 용호의 아픈 가슴속이 훤히 보였다..
학교는 사회생활의 실습장이고 교육장이다.
따라서 성실과 근면을 최우선시 하는 것이 나의 교육방식이다.
결석을 한 학생은 반드시 학부형과 통화라도 해서 확인을 하되
집에 어른이 없을경우엔 가정방문이라도 꼭 해야한다.
안그러면 무단으로 결석할 수가 있고 그런 방치가 타락으로 이어져 한 학생의 장래를
망칠수도 있기때문이다. 그런점에서 담임의 존재는 성스럽기까지 해야 할 것이다.
하루는 용호가 10시가 되어도 오질 않는다..
한번도 결석하지 않았는데 엄마에게 무슨일이라도 생긴 것이 아닌지 너무 초조하다.
교무실 창너머로 가방도 들지못한체 뛰어오고 있는 용호를 발견했을때
안도감에 다리에 힘이 쭈욱 빠진다..
생전 눈물을 보이지 않던 녀석의 눈에서 눈물이 철철 흐른다.
엄마가 문앞에서 밥을 또 달라며 떼를 써서 늦었다 한다.
용호에게 특별한 애정을 쏟는 것은 아니었지만 ,
반 애들이 어린마음에 섭섭해 하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였다,
그렇지만 먼저번 용호엄마의 출현을 놀림거리로 여기기보다는
용호를 따뜻하게 격려해 주고
점심도 나누어 먹으며 학용품도 나누어 주는등
걱정하고 있는 내 자신이 부끄러울정도로
성큼 성장해 버린것같은 애들이 대견스럽게 느껴진다.
담임과 아이들과의 관계는 진실성이 없어서는 벽을 허물수가 없다..
아이들은 생각보다도 단순하면서도 영악하다.
담임이 저희들을 위해 고심하는 흔적을 먹고 산다.
아픈애들을 “양호실에 다녀와라” 하는 것 보다는
머리를 집어보고 손을 어루만지며
어깨를 다독거리면서 직접 양호실에 데려갈 때
아이들은 부러움의 시선으로 바라보게 되고
본인이 아픈 당사자가 아닌것에 서운해 한다.
요즘들어 결손가정인 아이들이 너무 많다.
하나밖에 없는 엄마는 밥벌이를 위해 직장을 나갔는데
몸이 아프다고 생각해보자.
나는 책상서랍에 상비약을 넣어두고 다닌다.
그렇지만 조제한 약을 먹어야 될정도로 아픈아이들도 많다.
한번은 엄마, 누나와 같이 살고있는 재영이란 아이가 있었다.
점심을 잘못먹었는지 배가 아파서 어쩔줄을 모른다.
전에 배워놓은 간단한 지압치료도 소용이 없다.
아이를 차에 태워서 집에를 갔다..
누나는 아르바이트로 학교보조를 하고 있었는데 귀가전이었고 방은 냉방이다.
번개탄을 사다가 연탄불을 피워주고
약국에가서 3000원을주고 약을 조제해왔다.
물을 따뜻하게 덥혀서 먹여주고
이불을 덮어주고 나오는데 재영이의 눈시울이 뜨겁다.
약 한봉지로 인해 그녀석과의 인연이 10년을 넘어 간 것 같다.
지금은 소식이 끊겼지만 지금쯤 훌륭한 경찰관이 되어 있을 것이다.
아이들은 자랑하기를 좋아한다...
반아이들이 다른반 아이들에게 담임자랑을 늘어놓기 시작하면
그아이들과는 일년동안 추억이 가득담긴 보람있는 생활이 될 것이다..
물론 시기하는 교사도 있다..
편한 교사생활을 할 수 있는데
나로 인해 아이들 지도가 힘들다고 하소연을 한다.
담임은 언제나 부모가 되어야 하고 간혹 친구도 되어주어야 한다.
애들이 즐겨보는 연속극도 봐야하고
애들이 좋아하는 연애인의 신상에 대해서도 파악을 해야한다.
소풍가서 트로트를 부르기보다 동방신기의 노래를 불러준다면 어떨까.
선생님이 다른차원의 사람이 아닌
자기들과 같은 공간속에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위해서는 때론 연극이 필요할때가 있는데
그럴때는 아이들이 감격할정도의 명 연기를 해야한다.
아이들에게는 진심만이 통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아이들을 진흙속에 있는 원석이라 생각해보면 어떨까.
깨끗이 닦아서 불순물이 들어있는부분을 클리빙하여
필요없는부분을 떼어내고 다양한 각이 만들어지도록 정성들여 다듬어 보자.
일년이라는 기간이면 어디에 내어놓아도 눈이 부실정도로
다양한 빛이나는 소중한 보석들이 되어있지 않겠는가.
신규 선생님들일수록 고달픈 담임이 되어보았으면 좋겠다.
편한 담임은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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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
조금 편집되어져서
빠진부분과 덧붙임 된부분이 약간 있답니다....*^^*
궁금하신분이 계신것 같아 올린것이니
재미 없더라도
이해해 주세요...*^^*
어저께
마트에 가서
가을잠바 한벌 샀거든요...
갈색으로...*^^*
오늘 입고 왔는데
벌써 추워져서...겨울것을 입어야 할것 같네요...
때 안묻게 조심해서 입고
겨울것으로 바꿔야 겠단 생각을 했답니다...ㅎㅎ
14번 국도(부산-울산)주변 야산은 아직도 옷을 바꿔입을 생각이 전혀 없는것 같네요...
곱게 물든 단풍색이
나중에 회색으로 탈색되어 다 헤어질때 까지
입고 있을 기세랍니다...
그래도 가을이긴 가을이다라는 생각이 드는것은
차창밖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겨울이 묻어있지 않기 때문인것 같습니다...
가을여행....
갈대가 펼쳐진 들길..
낙엽이 수북히 쌓인 숲길로
호젓하게 해보구 싶단 생각을
올해도 어김없이
가슴에 묻어 놓아야 할것 같습니다....
미진한 만족감이
끝자락의 가을을
끈끈한 미련으로
기억의 한편에 묶어 놓습니다....
오늘 하루만이라도
사랑하고 싶은 모든것을
거침없이 사랑할수 있는
당신만의 하루가 되길 바랄께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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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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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저수지님............. 저수지 안고 사는것 같아 근심이였는데 알고 보니 정말 멋진 선생님이시로군요..........박수 드리고 싶으신분..차화 이제 부터 존경할께요..장난도 안치구.....글을 보면서 눈물이 다 나네요...저수지님..언제나 그 마음 잃지마시고 우리 아이들 부탁합니다.전 아이들이 제일로 좋거든요...저수지님
존경 .사랑 합니다.............ㅎ.웃으셨나요........그 웃음으로 우리 아이들 행복하게 해주세요
이 글을 읽으니...어린 시절에 주위의 불우한 아동들을 제 친자식처럼 계속 잘 돌봐주신던 학교 선생님들 중의 한분이 생각이 나네요....입학금까지 챙겨주시던 선생님이었죠....쉬운 일이 아니죠...이 사회를 긍정적이고 희망을 간직하고픈 시각을 부여해주는 글입니다..특히 불우 아이들에게는..훈훈한 글 잘 읽었습니다
감동했습니다...그리고 고맙습니다.*^^*
훌륭하신 선생님 밑에는 반드시 훌륭한 제자들이 성장할 것입니다~~~ 조금은 눈시울 붉히게하는 아침이 었습니다~~~
저수지님! 따듯한 마음씨 때문에 복 받으실 겁니다....^^* 저도 존경하고 감사드립니다....그 곧은 마음 늘 유지해 나가시기를......^^*
다듬지 않은 원석속의 숨겨진 가치를 아름답게 다듬어주시는 저수지님을 생각하면...늘 멋진 보석가공을 부탁드립니다.힘내세요.^^*
차화님....저...완전히 농땡이 아니랍니다....ㅎㅎ...늘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donde님... 복많이 받으면 나누어 드릴께요...ㅋ...은어님.분홍이님..테디베어님...감사합니다...*^^*
울 수지님~!멋지세요...이렇게 만난 만남이지만 소중한 한분으로 자리할듯 싶습니다...어느글보다도 멋지고 아름다운 향기가 묻어있는 글이였음을....아주 잘보았답니다...수지님~!원고료는 낭중에 택배로 부쳐드릴까요~?ㅋ...안되겠는데요...부쳐드리고 싶어도...빼앗기니까...그냥 관두겠습니다...ㅎ...그래요~...
감사드리며....저도 존경의 마음을 가져봅니다.
연꽃님도...아름다우신 분이랍니다....*^^*...감사합니다...ㅎㅎ.....점심 식사도...맛있게 드세요.....같이 먹었음...쩝~
수지샘.....수지샘의 학교생활의 일부를 바라보는듯해요....그리고 사랑이도...참 고마운 샘이시구나....이렇게열정과 사랑으로 교육계에 몸담고 계시는 샘이 계셔 준다면 결코 공교육은 흔들리지 않을거란 생각에 든든합니다....또 수지샘에게서 가르침 받은 학생들이 사회의 곳곳에서 어둠을 밝히는 빛으로....제 몫을
다 하고 있을거라고 생각해요....고맙습니다.....점심 먹고와서 수지샘의 글을 보며 가슴이 뭉클합니당...울 수지샘..의리맨이신줄은 짐작하고 있었찌만..ㅎㅎㅎ 다음부턴 주말마다 저수지에 가셔서 밤 꼬빡 새우셔도 저수지물 안 퍼낼께욤..ㅎ 낚시도 열씨미...사랑은 열열히...ㅋㅋ 갈색점퍼.. 멋찐 수지샘..화이팅~~~
정말이죠...사랑님...*^^*...저수지 물 뺄까봐...낚시도 못했는뎅....ㅋ....언제나 관심가져주셔서....고마워요...ㅎㅎ....제가 보기엔 사랑님도..너무나 좋으신 샘이던데 뭘~.......
수지님...너무 따뜻하고 멋진 선생님이시네요. 저 역시 이렇게 멋진 분을 알게 되어서 참 기쁘구요...저에게도 수지님의 따뜻한 온기가 전해져 오는듯해요...훌륭하신 수지 선생님 이렇게 좋은 글 읽게해 주셔서 감사합니다...아직 안 잔 보람이 있네요~ㅎㅎ 늘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수지님......감동적인글.....좋은음악에 머물어 봅니다...........수지님..! 항상 행복하시고 건강하세요....!
백조님...대단해요~~~~여지껏 안주무시다니...*^^*.....제글에 수면제 탔는데...ㅋ...잘자요...ㅎㅎ...히아신스님도...남은 오후 행복하시길 바랄께요...
수지님..읽어가는 동안 눈물이 줄줄...흐릅니다.이 세상이 살만한 가치가 있는 이유가 저수지님 같은 분이 많아서 일겝니다.참으로 오랜만에 가슴이 따뜻한 얘기를 들었네요 언제나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고 많은 아이들 속에서 환한웃음 잃지않고 사시길 바랍니다.희망을 본것같아 기쁜마음입니다.
울산에 있는 학성여중인가요. 우리 딸 그학교 졸업했는데.... 존경합니다....
아겅~~요 고릿말만 읽어도 가슴이 뭉클....ㅎㅎ 수지님...!!멋재이~~~~헤헷..저수지 물 안 퍼낼께영....걱정 마이소......헤헷..다른 님덜이 요 말이 뭔 말인가 하시겄네영...헤헷...^^*수지님이 낚시 광이라예~~~~ㅎㅎ그래서 수지님이 말 안들으시믄 제가 물 다 퍼낸다고 엄포를 놓거든여...ㅋㅋ
저수지님! 님의글을 읽다가 눈시울이 안붉혀지는 사람 있음 나와보라캐여...따뜻하신 울샌님땜시롱 이젠 우리의 교육문화가 확~밝아지겟어요^^*저수지님께 힘찬 박수를 보내며 아쟈~아쟈~아~앗~싸^^*
ㅎㅎㅎㅎ...울 수지샘댐시..모두가 감동의 바다....다시 한번 멋지세요...이밤도 편히...글구..꿈나라로 여행하시구요
버팀목님과 서강의 회원님들같은...이해심많은 학부모가 있어서...가능한 일이랍니다...저도...감사드릴께요...*^^*..모래그림님...저도 반갑습니다....엥~예쁜수정 또 왔넹....아름다운 연꽃님두요...*^^*....청산님...언제나 감사드립니다...건강하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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