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 톡톡] 축구선수 박지성(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과 박주영(21·FC 서울)의 ‘못생긴’ 발이 한 때 화제였습니다. 발톱은 족히 몇번 이상 빠진 듯 보이고 군데군데 ‘뭉텅이’로 들어 박힌 굳은 살로 가득한 그들의 발이 축구팬들의 가슴을 뭉클하게 했지요. 2002년 한·일 월드컵 포르투갈 전에서 나온 박지성의 결승골, 올 초 앙골라전에서 박주영이 보여준 ‘허리 꺽어’ 터닝 슛 등 한국 국민들을 울고 웃게 한 골들이 그 못생긴 발에서 나왔으니까요.
이제는 축구팬들이 한 골키퍼의 손가락에 마음 아파하고 있습니다.
인터넷에 공개된 김영광 선수(23·전남 드래곤즈)의 왼손 약지 때문이죠. 참 보기 안스럽습니다. 관절 마디가 지나치게 튀어나온데다 휘어지기까지 했으니까요. “직업병인데 어쩔 수 있나”라며 넘어가려 했는데, 이 손가락이 약지네요. 사랑의 정표를 소중하고 자랑스럽게 간직해야 할 손가락인데….
이 사진을 본 사람들이 여러 인터넷 게시판에 ‘파이팅’ 메시지와 함께 걱정의 글을 남겼습니다. “결혼 반지도 못 끼는거 아냐?”라고 말이에요. 그래서 한번 확인해봤습니다. 대한축구협회 의무분과 위원이자 2006년 독일월드컵대표팀 상임주치의이신 김현철 박사에게 30일 전화를 걸었습니다.
축구팬들의 우려는 사실이었습니다. 김 박사는 “영광이, 결혼 반지 당연히 못 껴요”라고 말하더군요. 김 박사는 김 선수에 대해 잘 안다고 합니다. 올 1월 김 선수가 무릎 부상을 당했을 때도 치료를 담당했답니다.
김 박사는 김영광 선수의 손가락에 대해 “대표팀에 들어오기 전부터 있었던 상처예요. 축구선수라서 어쩔 수는 없지만 안타깝죠”라고 설명했습니다.
“농구선수들이나 축구 골키퍼에게 흔히 있는 상처예요. 영광이 손가락의 경우 다치고 나서 제대로 고정을 하지 않았고, 충분히 쉴 시간도 없어 그렇게 됐어요. 빠른 속도로 날아온 공이 손가락 끝을 치고 지나가면 관절이 꺽이면서 관절주머니가 터집니다. 관절액도 새 나오죠. 이내 관절액이 섬유질로 굳어집니다. 손가락도 자연스레 굵어지죠. 회복하는데 보통 3∼6주 걸립니다. 그런데 경기가 많으니 오래 쉴 수 있습니까? 지난 1월 영광이 무릎 부상 때 손가락 통증도 호소하더군요. 그런데 무릎 상태가 워낙 안좋아 손가락까지 챙길 여유가 없었어요. 그 후 경기 도중 알게 모르게 상태가 나빠졌을 수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네번째 손가락과 새끼 손가락은 공통 신경 지배를 받기 때문에 네번째 관절을 자유롭게 구부리지 못하면 새끼 손가락도 잘 안 구부려져요. 안타깝지만 어쩌겠습니까? 프로축구 골키퍼인데….”
그랬습니다. 김 선수는 결혼반지를 못 낀다고 합니다. 다른 손가락에 낄 수는 있겠지요. 김 선수, 여자친구 사진도 자신의 미니홈피에 공개했던데요. 나중의 일이겠지만 김 선수가 예쁜 연애해서 결혼할 때 왼쪽 약지 말고 다른 손가락에 결혼 반지를 끼더라도 박수 보내드려야 겠습니다.
참, 김영광 선수~.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도 ‘파이팅’ 부탁드립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성 기자 me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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