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15일(현지시간) 키이우 인근 미사일 공격이 집중된 이르핀 민간인 주거지역을 둘러보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우크라이나를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5일(현지 시간) 콕 짚어 방문한 2곳인 부차(Bucha)와 이르핀(Irpin) 시는 모두 러시아의 민간인 학살 의혹이 제기된 곳이다. 한국 대통령이 국군의 파병지가 아닌 전장에 연대 차원에서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신탁기금 참여 의사를 밝혔던 윤 대통령이 전쟁 참상을 직접 확인함에 따라 공격 무기 지원을 비롯한 더욱 과감하고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부차는 지난해 2월 27일부터 3월 31일까지 러시아군이 점령한 뒤 최소 67명의 희생자가 발견됐다. 희생자 대부분이 40~60세 사이의 민간인으로 ‘부차 학살’이라 불린다. 해방 후 언론인과 우크라이나 군이 도시에 들어갔을 때 민간인 대량 학살의 증거가 발견됐다. 일부 시체는 길거리에 누워 있었고, 일부는 손이 등 뒤로 묶여있는 상태로 발견됐다. “러시아 군대가 저지른 잔혹 행위의 상징”이라고 대통령실은 참고 자료를 통해 전했다.
이르핀 시는 지난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서쪽에서 포위하기 위해 장악을 시도한 곳이다. 러시아 군이 23일 간 도시를 점령하는 동안 치열한 전투로 이르핀의 사회 및 주거 시설의 70%가 파괴됐다. 지난해 3월 28일 우크라이나는 이 도시를 해방시켜 수도로 향하는 적을 막아냈고, 이르핀에는 ‘영웅도시’의 지위가 부여됐다.
한국 대통령이 우리 군 파병지에 군 통수권자로서 방문한 것은 2차례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14년 12월 이라크 아르빌의 자이툰 부대 주둔지를,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66년 10월 베트남을 방문해 맹호부대 장병을 격려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우리 파병지가 아닌 전장에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일원으로 연대 차원에서 방문하는 것은 이번이 최초”라고 의미를 부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