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연 변호사의 박정희 42주기 추도사 (再)
태어나보니 잘 사는 나라이기에 당연한 줄 알았습니다.”
2020년 겨울. 함께 현충원 참배를 갔던 한 청년이 했던 말입니다. 당연한 줄 알았던 ‘잘 사는 대한민국’에 대해서 저는 크게 생각해본 적이 없었던 세대입니다. 저는 부끄럽게도 그 청년의 말을 듣고, 그제서야 역사의 결정적 순간들을 돌이켜보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대한민국 역사의 한 가운데를 탐닉해 보았을 때, 그곳에 어디에나, 대한민국 어디에나‘대통령 박정희’가 자리하고 계셨습니다.
왜 그렇게 광화문에 나오신 어르신들께서, 눈에는 애절함과 눈물이 가득했는지, 다른 한 편에서는 왜 그렇게 박정희 대통령님과 박근혜 대통령님의 명예를 훼손하려고, 그리고 그 역사를 지우지 못해 안달이었는지 그제서야 극명해졌습니다. 그리고, 한심했던 역사 인식에 사로잡혔던 과거의 스스로를 감당하는 것은 오롯이 제 몫이었습니다.
저희 세대에게 대통령 박정희에 대한 이미지는 ‘악마’ 그 자체였습니다. 386 운동권들이 차지한 전교조와 학원가 강사들의 재미있는 역사 수업 사이사이에 뿌려지는 충격적인 단어들은 감성이 충만한 사춘기 학생들에게 매우 자극적이고 충격적이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자극과 충격은, 성인이 되어서도 그 세뇌된 이미지가 뇌리에 깊이 박혀 대한민국 국민들을 먹여 살린 ‘영웅 박정희’를, 국민들을 핍박한 ‘악마’로 각인시켜왔던 것입니다.
세계적인 석학 앨빈 토플러는 “민주화는 산업화가 끝난 후에 가능하다. 이런 인물을 독재자라고 하는 것은 언어도단이다. 박정희라는 모델은 누가 뭐라고 말해도 세계가 본받고 싶어 하는 모델이다”라고 했고,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께서는 “박정희가 없었다면 공산주의의 마지노선이 무너졌다.”라고 증언했다고 합니다.
이런 국제사회에서의 박정희 대통령님에 대한 역사적 평가를 차치하고서라도, 우리 할머니·할아버지들로부터 박정희 대통령님에 대한 생생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음에도, 81년생인 저에게 박정희 대통령님과 함께 ‘새마을운동’을 해온 수많은 어르신들의 이야기는, 고리타분한 소리로 들렸습니다.
반면 비교적 가까이에서 접하게 되는 386 운동권들은, 저희에게 세련되고, 똑똑하고, 요즘 말로 굉장히 힙한, 젊은 삼촌·이모들 같았기에 더욱 친근하고, 아마도 닮고 싶었던 모양입니다.
386 운동권 세대의 ‘민주화 운동’은 마치 영웅의 일화 같았고, 폭력과 억압, 최루탄을 뚫고 ‘독재정권 타도’를 외치는 모습은, 과장되고 미화되어 영화와 드라마의 소재가 되었습니다. 저희 같은 세대들은 경험해본 적도 없는 최루탄 냄새가 마치 나는 듯했고, 영화 속 동료가 군홧발에 짓밟혀 죽어 나갈 때는 분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함께 도피하는 장면에서는 마치 직접 경험했던 로맨틱한 추억처럼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어린 시절 어른들로부터 들었던 6.25의 참상과 ‘보릿고개’ 시절은 저희에겐 너무 먼 이야기로 들렸고, 온통 386 운동권들의 ‘민주화’로 뒤덮인 세상에서, 어느덧 저희 세대들도 ‘최루탄 감성’에 스스로 빠져버렸던 것입니다. 이렇게 그들이 그려낸 서사가 독버섯처럼 대한민국의 역사를 좀먹고 있을 때, 그 사이 광화문은 촛불로 뒤덮여갔습니다.
인권·환경·여성·반일·반미…. 다양한 버전으로 분화되고 진화되온 종북 주사파들은, 자신들이 주창해온 교리와 달리, 일은 하지 않고, 기업을 협박하거나, 정부의 혈세를 빼먹는 기생충 같은 행태를 저질러 왔습니다. 그들은, 온갖 부정부패와 축재를 위한 범죄를 저질러온 범죄단체와 다름없었습니다.
“태어나보니 잘 사는 나라이기에 당연한 줄 알았습니다.”
재작년 현충원에서 만난 청년의 말처럼, 어쩌면 저희 세대는 박정희 대통령님의 피를 깎는 노력으로 일궈낸 눈부신 산업화, 그리고 산업화를 기반으로 세계 어느 나라보다 빠르게 진행했던 민주화가 모두 완료된 이후에 태어난 세대여서, 아마도 지금 우리가 누리는 자유와 풍요로움이 당연한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박정희 대통령님. 저희 세대는, 핑계 같지만 어쩌면, 겉으로 누리고 있는 자유와 풍요로움과 달리 정신적으로는 오히려 퇴보하고 피폐해진 삶을 살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꾸만 속상하고 슬픈 생각이 듭니다. 스무 살 캠퍼스의 낭만과 최루탄의 향기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불행한 세대의 강한 보상심리가, 저희 세대를 짓누르고 있습니다.
“작은 일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거악을 척결해야지.”
제가 대전광역시 의원으로 여성단체의 비리를 캐내고 있을 때, 386 출신의 한 교수님은 “김 변호사, 작은 일에 너무 집착하지 말고 거악을 척결해야지. 그 정도의 비리는 다들 저질러”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 민주당 박범계 측근들로부터 1억 원의 권리금·불법 선거자금을 요구받고, 법조인의 양심으로서 이를 폭로했을 때, 한 선배 변호사께서는 “김 의원, 다들 그 정도는 주고 들어가. 김 의원이 무임승차한 건 사실 아니야? 너무 작은 일로 상대에게 너무 큰 스크래치를 줬잖아”라면서 저를 다그쳤습니다.
모두 그동안 제가 평소 존경해마지 않던 바로 그 삼촌, 멋있었던 이모, 그리고 언니, 오빠 세대였던 분들이었습니다. 이들은 그게 말이 되느냐 되묻고 법적으로 따박따박 따져 드는 저에게 “거악”을 운운했고, “정치가 원래 그런 것이고 법이 만능은 아니라며” 오히려 저를 납득시키고 굴복시키려 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님, 이런 일을 겪은 건 비단 저 한 명뿐이 아닙니다. 저희 세대는 사회 곳곳에서 선배로, 선임으로, 선생님으로, 직장상사와 사수로 만나는, 수많은 386 운동권들로부터 이런 불법과 부정을 낭만과 유연성, 융통성, 의리라는 이름으로 강요받아 왔습니다. 그리고 여전히 민주노총이 장악하고 있는 각 회사와 공직사회의 노동조합에서는, ‘조직’에서 빠져나갈 수 없도록 심리적 올가미를 쳐놓고, 조직에 대한 의문을 조금도 품지 못하게 사실상 ‘실시간 감시’를 하고 있습니다. 이게 저희 세대들의 현실입니다.
박정희 대통령님의 제43주기 추도식을 준비하면서, 너무 영광스럽지만, 제가 자격이 있는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러면서, 나름 공부를 하기 위해서 많은 분들의 추도사를 읽어 보았습니다.
이 자리에 앉아 계신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님께서는, 2년 전 추도사에서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경부고속도로가 히틀러의 아우토반처럼 독재 강화의 수단이라는 운동권 선배들의 가르침대로 저도 반대했습니다.”라며 자기 고백을 했습니다. 저희 세대가 캠퍼스와 사교육 현장, 각종 노조와 시민단체에 포진하고 있는 386 운동권 잔재들로부터 못된 생각들을 주입 당했듯이, 강성 노동 운동가였던 김문수 지사님께서도 ‘운동권 선배’로부터 틀린 생각을 주입 당했던 것이었습니다.
가장 게으르고 쉬운 정치가 대중에게 ‘혐오와 두려움’을 심어주는 것이라고 합니다. 김문수 지사의 그 시절‘선배’도, 저희 세대의 ‘선배들’도 ,‘정치’를 빙자하여 ‘혐오와 두려움’을 선동한 것입니다.
이런 나쁜 정치는 인류 역사와 함께 해왔습니다. 그리고 이들은 여전히 ‘원자력’, ‘원전’의 공포선동, ‘반일’선동을 반복하며 자신들의 정치의 도구로 대중을 이용하려 합니다.
조금 더 하겠습니다. 그런데 제가 태어나기도 훨씬 전인 1973년 "전 국민의 과학화"를 외치시며 과학관을 만드셨던 박정희 대통령님은 이들과 달랐습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을 반대하며 드러눕는 자들 앞에서 배고픈 국민들과 함께 “잘살아보세”를 외치며 새마을운동을 했습니다. ‘공포선동’과 ‘혐오 선동’이라는 쉬운 정치를 뒤로하고, 우리 국민들께 ‘과학’에 기반한 ‘희망선동’을 하셨습니다.
박정희 대통령께서는 원자력, 수력과 조력 등 탈(脫) 탄소 정책을 가장 먼저 하셨고, 지금 이렇게 푸르른 대한민국·아름다운 산하를 우리에게 물려 주신, 산림녹화 사업과 치수를 하셨습니다. 서울부터 부산까지 이어진 국내 최초의 고속도로 양옆을 50미터씩 남겨놓아 “미래에 확장될 기틀까지 만들었다”는 부분에서는 소름이 돋았습니다.
저희 세대는 이를 잘 알지 못했습니다. 부국강병이라는 기조로 경제를 우뚝 세우고, 국민들의 식량 걱정을 없앴으며, 최첨단 무기로 ‘북핵’의 위험을 차단하는 지금의 ‘강군(强軍)’의 기틀을 만들 수 있게 한 게 누구였는지, 그야말로 가슴 벅찬 감동이고 지난 역사가 아닌, 앞으로 한 발 더 도약할 수 있는 기회로 보였습니다.
반대로, 가장 가난한 나라에서 고생을 했던 할머니·할아버지들께서, 가장 부유한 나라가 된 이 시점에서, 광화문에서 젊은이들의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꿋꿋이 태극기를 흔드시는 이유를 알았을 때는 눈물이 앞을 가렸습니다.
박정희 대통령님, 오늘 이 자리에서 저는 몇 가지 약속을 드리려고 합니다.
81년생인 저부터 밀레니얼 세대, ‘MZ세대’라고 한답니다. 저는 MZ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산업화와 민주화에 대한 공도 없고, 책임도 없는, 이미 자유롭고 풍요로운 대한민국에서 태어난 세대로서, 저희 다음 세대에 ‘공포와 혐오’를 선동하며 ‘나쁜 정치’를 가르치는 일을 하지 않겠습니다.
선배 세대의 틀린 이념과, ‘가스라이팅’을 책임지고 끊어내겠습니다. 다음 세대에, 우리 세대의 게으름과 무능함, 무식함을 포장하고 합리화하여 가르치려 하지 않겠습니다.
다음 세대에 우리 세대의 활동을 공치사하며 보상받으려 하지 않겠습니다. 정치권에서 고질적으로 반복해오는 지역과 세대, 이념 갈라치기 선동을 하지 않겠습니다.
막상 ‘유신세대’로 불리는 김문수 지사님과 같은 분들은 박정희 대통령님의 큰 뜻을 뒤늦게 깨닫고 그 뜻을 이어나가고자 하는데, 여전히 30년이 넘도록 스무 살 캠퍼스 낭만과 최루탄의 향기에 빠져 거기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불행한 세대인, 우리 선배 386 운동권 일부는 정치권에 남아 철 지난 이념선동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저희 MZ세대가, 이들을, 이 불쌍한 386들을, 스스로의 굴레에서 자유롭게 빠져나오고 해방될 수 있도록, 그리고 진정한 민주화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마침내 동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세대의 국민들과 함께,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부심과 자신감을, 우리 후배들께 이야기하겠습니다. 대혼란의 국제사회에서 부국강병과 자주국방의 기조를 이어가고, 자유 대한민국을 공고히 하겠습니다.
박정희 대통령께서 그러하셨듯, 우리 국민들에게, ‘희망’을 선동하겠습니다.
다시금 우리 국민들이 ‘새마을운동’의 희망찬 설렘을 느낄 수 있는 그 날이 오기를 바라며.
MZ세대 대표, 김소연이 할아버지 박정희 대통령님 영전에 고합니다.
2022. 10. 26. 변호사 김소연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