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를 죽인것은 언론이다
한국 언론은....맘에 안드는 감독이나 선수는 죽여야 속이 시원한가 봅니다.
하지만 언론은 영웅을 먹고 사는 법...박주영을 영웅으로 만들어 먹고 살고,아드보카트를 영웅으로 만들어 먹고살았습니다.
박주영에게 한번만이라도 체력을 키우라고 쓴소리를 해댄 언론이 있었는지...박주영은 늘 위기를 맞았지만 골 한방으로 언론이 다시 우호적이 되는 걸 보면서 뭘느꼈을까요?아...한방이면 되는구나...골만 넣으면 되는구나...
이동국이 원톱이어도 중앙에서 이동국자리 뺏으면서까지 골찬스를 향해 파고들었고,윙플레이어가 뭐하는 곳인지 한번도 고민하지 않은 것처럼...단한번도 크로스 올리거나 돌파해볼 생각하지 않고....그걸 연구하고 연습한 사람인가...의심이 났지만 기자들은 그가 넣은 골만 말했습니다.
박주영의 재앙은 그래서 준비된 것입니다.수비할 필요없이 골만 넣으면 영웅이 되었던 그가 세계축구의 벽앞에 망연자실 한 모습은 안타까울 뿐입니다.
박주영급의 킬러본능을 가진 안정환도 게으른 모습을 보였으나...적절한 히딩크의 콘트롤로 자기변신을 해서 성공했습니다.안정환은 단기리그인 월드컵같은데 꼭 필요한 능력을 가진 사람입니다.히딩크는 그걸 알았고,중용했습니다.반면 장기리그라면 안정환의 능력치와 역할은 줄어듭니다.킬러에게도 킬러만의 특징이 있습니다.박주영은....아시아예선통과에 꼭 필요한 능력치를 가지고 있지만....세계를 무대로 도약할 기회를 그때문에 잃었습니다.
아드보카트 감독에게서도 언론은 재앙을 만듭니다.
본프레레의 낙마이후...아드보카트마저 비판했다가는....한국축구는 월드컵때 토고짝 났을 겁니다.언론이 먹고 살기 힘들겠죠.그래서 아드보카트를 밀어주었습니다.아드보카트는 매우 영리한 장사치라....약점이 드러날 경기보다 국민을 안심시킬 경기만 했습니다.
최초의 약점이 드러난 경기는 덴마크와의 원정평가전입니다.그러나...그걸 극복할 평가전을 한번이라도 했을까요?스위스와 가장 근접한 형태의 경기력을 가진 덴마크에게 3-1패배를 극복할 방법을 한번이라도 찾도록 언론이 칼을 댔나요?
이기기만 하면 영웅이 되는 한국언론에게서 아드보카트는 지지 않는 전술로 일관되게 대응했습니다.
가나와 노르웨이와의 원정평가전에서 아드보카트는 최종 결심을 합니다.창피만 안당하는 전술을 써야지...
김두현같은 중거리슛을 가진 사람이 필요했지만...그러다 한골 넣고 두골먹을까봐....차마 못합니다.서정원같은 킬러본능은 없어도 크로스가 유일하게 되는 정경호를 넣어 상대를 흔들어야 했지만 ...두골먹을까봐 차마 못합니다.
히딩크의 용병술은...알로이지라는 뒤흔들기 좋은 빠른 몸놀림의 카드를 상대가 지칠때 꺼내든다는 점입니다.알로이지가 불어넣는 새로운 바람은 호주를 16강으로 올려놓았습니다.
상황에 따른 적절한 카드를 다 가지고 있는 히딩크...그것은 선수에 대한 믿음과 관찰에서 비롯됩니다.히딩크가 호주를 수년간 맡았나요?그런것은 몇게임 안봐도 아는거 아닌가요?그래야 수십억 돈을 챙길 능력이 되는거 아닌가요?
그러나...한국언론은 그냥 박지성-이영표-김남일만 있으면 될것처럼 넘어갑니다.
가나와의 패배...이 어두운 패배에서....16강의 먹구름과 어쩌면 조별예선에서 창피를 당하지 않을까 생각한 것은 아드보카트 뿐 아니라 언론도 마찬가지입니다.
토고와의 경기내용 따윈 관심없고,프랑스에게 내내 발렸던 거 관심없고...스위스에게 꼭 이겨야 했지만 이길 만한 어떤 전술도 구사되지 않았다는 것은 관심없고....오심만 난무합니다.오심에 목매지 않는 해설자는 매국노가 되어버리고....
언론들때문에 한국축구는 미래가 없습니다.
월드컵이 끝나갈 무렵이면 한국축구가 월드컵만을 위한 fc코리아로 전락하지 않기 위해서는 K리그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말합니다만....
관중은 점점 줄어들고....경기는 점점 재미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경기가 재미없으니 관중이 없다...이거 참 틀린 말은 아니지만 참인 명제는 아닌 듯 싶네요.소위 필요조건이나 충분조건이 아닌....
일본이 왜 야구에 그토록 열광하는가에 대해 많은 전문적인 과학적인 분석도 있겠지만 감정이입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본 사람들은 은퇴한 노 부부가 어떤 팀의 서포터즈로 여생을 즐기더군요.평생을 가슴에 꽁꽁 묻어두었던 연정을 펼치듯이....
어떤 노부인은 사별한 남편의 제단 앞에 텔레비젼을 두고 남편이 생전에 좋아했던 팀의 경기가 있으면 TV를 켜둔채 외출하더군요.남편은 그 팀을 통해 삶의 의미와 열정을 함께했다고 합니다.
스포츠의 진정한 의미는 그런거 아닐까 합니다.팀과 선수와 함께하는 감정.그런 감정이입이 되지 않는다면 K리그는 그냥 재미없는 축구경기일 뿐입니다.
프로야구가 성공했던 것은 그런 점에 있습니다.확실한 지역연고제로 인해 생기는 팀에 대한 감정이입과 선수 개개인에 대한 자기 동일시...서울대 정운찬 총장도 두산의 골수팬이며 안경현을 존경한다고 합니다.아니,석학중의 석하이며 우리나라가 배출한 몇안되는 경제학자에다 서울대 총장이 선동렬급도 아닌 선수에게 감정이입을 하다니!이게 두산 야구의 힘입니다.
장종훈에게서 잃어버린 야망과 열정을 바라보는 일용직 노동자를 본 적도 있습니다.재활용공장이라 일컬어지는 한화에는 별의별 드라마가 다 있습니다.어깨(인지 팔꿈치인지는...)부상으로 실의에 빠진 김해님 투수에게 당시 투수코치 김정수 선수가 그랬다고 합니다.
"야,못던져서 야구 그만두었다는 소리를 들을래,아니면 너무 연습을 많이 하다 팔이 빠져서 그만두었다는 말을 들을래?"
김해님 선수는 이를 악물고 연습끝에 재기했다고 합니다.
이런 끝도 없는 드라마를 만들어가는 한 야구는 메이저리그에 비해 형편없는(그렇지도 않지만)수준이라고 해도 살아남을 것입니다.
이것의 공의 일부는 '야구 기자'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그들은 끊임없이 팀과 선수들에게서 드라마를 만들어 냅니다.
그에 비해 축구기자들은....그런 따스함이 없습니다.드라마라고 볼 수 없는 누가 자선을 했네 누가 성장을 했네...이런 기사로는 스포츠가 주는 감동을 줄 수 없고 영혼의 불을 지피지 못합니다.
포항 팬인 관계로 다른 구단은 몰라도 포항만 보더라도 무한한 드라마가 숨쉬고 있습니다.다른 구단에서 버림받고 다시 부활한 선수...수비 구멍이란 소리를 들을까봐 심장이 멎도록 뛰는 선수...모래알같던 팀을 단숨에 불같은 전사로 만든 감독 파리아스.....
하지만 기자들의 글속에서 그런걸 발견하지 못한 채 전기리그가 끝났습니다.후기리그를 맞이하면서 '과연 저 선수의 투혼의 끝은 어디일까?,....신체적 결함은 어떻게 커버할까?....새가슴소리를 듣는 그가 그걸 극복해낼까...'이런 기대감에서 두근거릴 수 없습니다.
그래서 경기 내용만 보고 사람을 보지 못한 채 모두가 다시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K리그 재미없어서 못보겠다.'
바르셀로나가 도산의 위기에서 호나우지뉴의 마법에 힘입어 연전연승하며 구단을 구해낼 때 샴페인을 손에 들고 원정에서 돌아오는 버스를 밤새 기다리며 노래부르던 서포터즈들을 정말 잊을 수가 없더군요.....그 팀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드러누을 때까지...심장이 터질 때까지 뛸것 같았습니다.그런 팬들이 있는 한.....
K리그경기가 끝난 뒤 서포터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노래를 부르고 구호를 외치며 축제를 즐기거나 패배를 위로하는 모습을 보고 싶습니다.그것이 숨이 닿도록 뛰는 엔진입니다.엔진이 빠진 K리그가 재미있을 리 없습니다.
월드컵이 끝난 뒤....그 월드컵에서 뛴 선수들이 다시 만들어낼 녹색의 그라운드가 기다려지는 사람....거의 없을 것입니다.
이번 월드컵은 더욱더....그렇지 않나 싶네요.월드컵이 세계의 문화코드인 지금...소외되기 싫다면 한국축구의 심장을 키워야 하고 K리그를 가동해야 합니다.
K리그에서 뛴 경험...그게 얼마나 월드컵에서 중요한지 보여주는 많은 장면들이 있었기 때문에 이글을 한 번 써보았습니다.
텅빈 관중석....K리그가 그들만의 리그로 되지 않기 위해서 무작정 경기장으로 오라고 말하는 언론들이 그저....밉습니다.
선수와 감독을 죽이기만 했던 것이 한국 축구 언론이라고 생각합니니다.박주영 영웅만들기의 만분의 일의 정성으로 다른 선수들의 피눈물과 땀방울을 쫓았다면 박주영 거품이 꺼진뒤 패닉상태에 빠진 한국국내리그의 상황은 나오지 않았을 것입니다.
축구는 4년마다 한번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에 지친 사람들에게 열정과 희망을 안겨주길 바랍니다.
첫댓글 오~~ 공감 합니다, 솔직히 한국 언론이 망치는것 세가지 청소년 축구 정치
너무나 멋진 글입니다. 넘버 1 의 글 솜씨입니다. 기자들이 이 글을 반드시 보았으면 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정말 좋은글 잘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