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력에 따른 말씀 묵상>
요한복음 10장 31-38절 : 31) 이 때에 유다인들은 다시 돌을 집어 예수께 던지려고 하였다. 32) 그래서 예수께서는 그들에게 “내가 아버지께서 맡겨 주신 좋을 일들을 많이 보여 주었는데 그 중에서 어떤 것이 못마땅해서 돌을 들어 치려는 것이냐?” 하고 말씀하셨다. 33) 유다인들은 “당신이 하느님을 모독했으니까 그러는 것이오. 당신은 한갓 사람이면서 하느님 행세를 하고 있지 않소?” 하고 대들었다.
34)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의 율법서를 보면 하느님께서 ‘내가 너희를 신이라 불렀다’ 하신 기록이 있지 않느냐? 35) 이렇게 성서에서는 하느님의 말씀을 받은 사람들을 모두 신이라고 불렀다. 성경 말씀은 영원히 참되시다. 36) 아버지께서는 나에게 거룩한 일을 맡겨 세상에 보내 주셨다.
너희는 내가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한 말 때문에 하느님을 모독한다고 하느냐? 37) 내가 아버지의 일을 하지 않고 있다면 나를 믿지 않아도 좋다. 38) 그러나 내가 그 일을 하고 있으니 나를 믿지 않더라도 내가 하는 일만은 믿어야 할 것이 아니냐? 그러면 너희는 아버지께서 내 안에 계시고 또 내가 아버지 안에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게 될 것이다.” (공동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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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이 20대에 나라를 평정하지 못 한다면, 후세에 누가 나를 일컬어 대장부라 하리요?” 이 유명한 싯귀는 조선 예종 때에 기개가 하늘에 충천하던 훌륭한 무신, ‘남이 장군’의 시인 것을 우리가 다 압니다. 결국 이 시의 단 한 글자를 고쳐서 왕에게, 남이 장군이 왕위를 찬탈하려 한다고 모함하여, 그는 이른 나이, 스물 여덟에 참형을 당해 죽습니다.
어느 세월에나 인류 역사에는 간상배들이 있게 마련입니다. 그들은 자파의 부귀영달을 위하여, 나라는 어찌 되든지 간에, 없어서는 안 될 충신들을 이렇게 여지없이 죽음으로 몰아갑니다.
임진왜란이 한창 치열하던 중에도 조선조의 파벌 싸움은 그치지 않아, 나라는 경국지세로 흔들리고 있어도, 전장에 나간 맹장 이순신을 역적으로 몰아 한양으로 압송한 일이 한 두 번이었습니까? 다행히도 선조가 이순신의 의기를 알고 있어서 목숨은 구했지만, 결국 ‘백의종군’ 이라는 불명예를 안고, 충신 이순신은 다시 일선으로 나가 기울어져 가는 군사들을 추스려 임진왜란을 승전으로 끝냅니다.
마지막 전투였던 노량해전에서 그만 전사합니다. 후세의 역사가들은 그가 죽음을 면할 수도 있었다고 말합니다. 일부러 자신을, 도망하던 적군에게 노출한 것이라고 보는 것이지요. 만약 전쟁이 끝난 후, 살아남아 돌아간다면, 또 다시 파벌싸움 속에서 시달릴 것을 우려했다고 보았기 때문에, 그는 죽음을 택했다는 일설인 것입니다.
이것이 사실일는지 모르겠지만, 인간 역사가 이렇게 비틀려 돌아가는 속에서 우리 인간이 의롭게 산다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고뇌를 하다가, 죽으면 그뿐인 것을, 하고 악역으로 세상을 사는 사람도 있지만, 죽더라도 의롭게 죽겠다고 의인의 길을 가는 사람도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을 향해서 ‘신성 모독’ 한다고 정죄한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예수님께서 하느님의 아들이시며, 하느님과 일체이시며, 하느님 자신이신데, 그런 분을 어떻게 ‘신성 모독’ 한다고 말할 수가 있습니까? 정말 ‘신성 모독’의 극치입니다.
자신의 부귀영달을 위해서 사는 사람들은 못하는 짓이 없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을 처형하는 일까지 감행한 것입니다. 십자가 사건이 바로 그것입니다.
누가 매국노이며, 누가 적과 밀통하는 자입니까? 누가 주 하느님을 향해 ‘신성 모독’ 이라 합니까? 세상을 거꾸로 돌리려고 하는 자들이 누구인지를 바로 압시다. 마귀는 우리를 한없이 속이려 하고 있습니다.
마이크-스피커를 통해서 말한다고 다 맞는 말이 아니며, 신문에 났다고 다 맞는 말이 아닙니다. 직함이 ‘기자’라고, ‘교수’라고, ‘성직자’라고, ‘고급공무원’이라고, 그들이 하는 말이 다 맞는 말은 아닙니다. 때로는 그들이 마귀의 하수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므로 그들의 입이 마귀의 도구로 사용되는가, 아니면 진실을 말하는 것인가를 판단할 힘은 오로지 하느님의 말씀에 있으며, 성령의 도우심으로 확인될 수가 있습니다. 우리의 영이 영적 분별력을 지니도록 늘 말씀 안에 살며, 늘 기도해야 합니다.
<기도>
주 하느님, 영적 분별력을 주시옵소서.
이 험한 세상에서 무엇이 진실인지 알게 하시고, 누가 정의에 속한 사람인지 깨닫게 도와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하느님을 거스리는 일에 가담하는 일 없이, 하느님의 나라를 위하여 싸우는 군사로 살아가게 도와 주시옵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