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6월 모평 윤사 사단칠정 문제로 여기저기서 좀 시끌시끌한 것 같습니다.
혹시 필요하신 분들이 계실까 싶어 출전 정보만 밝혀놓습니다.
갑 :
滉謂四端之發。固曰非無氣。然孟子之所指。實不在發於氣處。若曰兼指氣。則已非復四端之謂矣。
내 생각에 사단의 발함도 확실히 기가 없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맹자가 가리킨 바는 진실로 기에서 발하는 곳에 있지 않습니다. 만일 기까지 겸하여 가리킨 것이라 한다면 더 이상 사단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 『퇴계선생문집(退溪先生文集)』 권16 「답기명언(答奇明彦)」. 여기서 '내 생각'이란 퇴계 이황 본인의 것입니다.]
을 :
栗谷以爲四端固亦隨氣而發。然不爲氣所揜而直遂者。故謂之理之發。七情固亦理乘之。然或不免爲氣所揜。故謂之氣之發。似當活看也。然七情中亦有主理而言者。舜之喜。文王之怒。非理而何。四端中亦有主氣而言者。朱子所謂四端之不中節者是也。
율곡은 “사단도 원래는 기를 따라 발동하는 것이지만 기에 가린 바가 되지 않고 바로 나온 것이기 때문에 이의 발동이라 하는 것이며, 칠정도 원래는 이가 타서 되는 것이지만, 간혹 기에 가리어지기도 하기 때문에 기의 발동이라 하는 것이니 융통성 있게 보아야 할 것 같다. 그러나 칠정 중에도 이를 위주로 하여 말할 것이 있으니 순(舜)의 기뻐함과 문왕(文王)의 노함은 이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사단 중에도 기를 위주로 하여 말한 것이 있으니 주자의 이른바, ‘사단 중의 절도에 맞지 않는 것이다.’ 한 것이 이것이다.”라고 말하였다.
[▲ 『율곡선생전서(栗谷先生全書)』 권32 「우계집(牛溪集)」]
특이한 것은, '을' 제시문을 율곡 이이 본인이 직접 집필한 글에서 가져오지는 않은 듯하다는 점(우계가 자기 나름대로 정리한 기록인 듯), 그리고 우계의 기록 중 '칠정이 간혹 기에 가리어지기도 한다'는 온건한 표현을 제시문에서는 '칠정이 기에 가리어진다'는 식으로 단정적으로 고쳤다는 점입니다.(여기서 '가리어지다'에 해당하는 원어 '揜'이 단순히 영향을 받는다는 정도의 가치중립적인 말로 쓰인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첫댓글 이 문제가 논란이 많던데, 그냥 선지 4만 말이 되네요. 그리고 이이 언급에서 '리의 발'이라는 말이 나온다는 것은 제가 예전에 언급했던 것 같기도 한데...윤사를 다시 보고 있는데, 예전 감을 빨리 되찾아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생윤에 오류들 몇 개 보이는데, 얘네들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있네요. 6평이라 그런 건지....
그렇네요. 찾아보니 예전에 율곡 리 체용 문제로 이의제기 글 쓰실 때 이미 언급하신 것으로 보입니다.
아까 이 글 올라오고 나서 사교육계의 일부 업자들이 여기를 컨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유명 강사부터 작은 연구소 관계자들까지). 단순히 출처만 밝힌 글을 어떻게 컨닝했는지 아느냐고 의문이 들 수도 있는데, 이번 건의 경우 의도한 건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이를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는 것만 말해두겠습니다. (그리고 저도 보고 듣는 게 생각보다 많습니다.)
카페 글을 보고서야 필요한 정보를 알 수 있었음에도 굳이 이 카페를 안 본 척하느라 말을 꾸미고 불필요한 고생을 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원 출처를 찾아서 직접인용을 할 것이 아니라면, 어딘가에서 도움을 얻었을 때 정직하게 밝히는 것이 제일 편하고 이는 연구윤리의 원칙이기도 합니다. 아마 학문적인 교육을 대학 때 받지 못해서 그런지 모르겠는데, 이번 기회에 얘기해둡니다. 사실 이런 일이 이번 뿐만 아니라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꾸준히 있어 왔기에 이참에 덧붙여두는 것입니다.
맞는 말씀이기는 한데, 인강강사들이 무슨 '연구윤리'를 얘기할 정도로 공부가 되어 있는 애들도 아니라서...얘네들은 컨닝 아니면 방법이 없는 애들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