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7일(토) 오전 7시 고양시 덕양구청에서 만나 가평의 석룡산을 가기로 하다.
6시 45분 인천에서 출발하신 벗과나님이 벌써 도착했다고 전화가 옴. 멀리 인천에서 어두운 초행길을 헤매는 게 아닐까 걱정했는데 예상보다 빨리 도착하심. 뒤이어 북한산님 도착.
이래서 사오모팀 3명과 고양 들메길 10명 이렇게 13 명은 3대의 승용차편으로 7시 10분 덕양구청을 출발. 2시간 25분 걸려 오전 9시 35분쯤 가평군 북면 적목리 조무락골 입구에 도착한다.
산행 초입인 38교. 바로 이 곳이 6.25전에 38선이 지나가던 곳. 오늘 산행은 이 곳 38교를 기점으로 해서 조무락골을 통해 복호동 폭포를 경유, 석룡산 정상을 올라 능선을 타고 하산, 다시 38교 원점 복귀하는 코스로 거리는 약 10km이며 예상 산행 시간은 점심시간 포함 6시간.
초입부터 눈이 많은 탓에 산행 전 스패치와 아이젠 그리고 스틱을 꺼내 산행 준비를 한다.
제법 추운 날씨였지만 그래도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아주 쾌청하게 맑은 겨울날. 그래서 발걸음이 가볍다.
밤새 추위와 어둠 속에서 떨고 있던 숲은 떠오르는 태양과 함께 서서히 기지개를 편다.
조무락골 계곡은 꽁꽁 얼어 있다. 여름엔 저 맑고 풍부한 계곡물에서 몸을 담그고 종종 놀기도 했는데.
조무락골 초입부터 눈이 생각보다 많다. 맨 우측의 북한산님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산행을 시작하다.
여름내 사람들로 붐볐던 음식점 조무락도 문을 걸어잠그고 깊은 겨울잠에 빠져 있다.
얼어붙은 계곡 사이로 가끔 맑은 물이 흘러 그 소리가 어찌나 반가운지.
눈길을 헤쳐 복호동 폭포에 도착
조금씩 몸이 더워지니 여기서 옷을 하나씩 벗어 차림을 좀 가볍게 한다. 사진은 멀리 인천서 고양시를 거쳐 우리와 함께 가평까지 오신 벗과나님
조무락골이 끝나고 이제 오르막이 시작하는데 그 오르막은 햇살이 환하게 비쳐 마음도 가볍다
마치 만행하는 스님처럼 진지한 표정으로 산을 오르고 ㅎㅎ
그 오르막이 길어질 수록 숨이 가빠진다.
저 건너 편엔 경기도에서 가장 높은 화악산이 보인다. 해발 1,468M
양지바른 오르막길에도 발목까지 빠질 정도로 눈이 많다
눈밭에 서서 꽃피는 봄날을 기다리며 겨울잠에 빠진 겨울나무의 모습이 숭고하기까지 하다
눈길을 헤치며 오르는 산행은 평소 보다도 체력소모가 훨씬 크고 미끄러움으로 인해 다리에 힘이 많이 들어간다
눈의 깊이가 더 커질 수록 더우기 오르막길은 한 걸음 한 걸음 옮기기가 힘이 든다. 밝은 햇살이 흰눈에 반사되어 눈도 부시고.
삼팔교를 출발한지 5.2km 경과. 이제 오르막은 끝나고 여기서부터 정상까지는 능선길이다.
그런데 이 능선 구간의 눈 깊이는 약 60cm. 그야말로 물 속에서 걷는 듯 발걸음 옮기기가 무척 힘이 든다. 그야말로 러셀 산행
정상으로 향하는 길엔 눈이 얼마나 많은지 지나간 발자욱조차 흐리다. 여기까지 오는 동안 만난 사람은 딱 2명, 눈 천지 속에서 호젓하고 환상적인 겨울산행의 묘미를 만끽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정상을 향하여 가는 중에 만나는 눈덮이 산등성이
산행 시작한지 3시간 정도 소요되어 12시 40분경 드디어 석룡산 정상 도착
아이젠이 끊어져 이 곳까지 아이젠 없이 올라오신 북한산님. 비록 맨 마지막에 올라왔지만 정말 대단하다 아니할 수 없다.
벗과나님도 산행 실력이 만만치 않으시다. 도시락에 족발 2 포장, 막걸리와 귤에 사탕과 쵸콜렛등 먹을 것도 정말 많이 싸오셨다는. 이 걸 보고 북한산님 오늘 사오모 산행팀에 새로운 보석을 건졌다고 대 만족하시더라는. 참고로 벗과나님은 나와는 돼지띠 갑장.^^
사오모팀 셋이서 인증 샷 남지지 않을 수 없다
13사람 중 몇사람이 빠졌지만 정상에서의 단체사진
정상에서 올려다 본 하늘 빛이 그야말로 예술이다.
정상에서부터 약 1시간 30분 정도는 능선을 따라 가는 길. 1시가 가까워 점심식사를 해야겠기에 장소를 찾아 나선다
작년 겨울에 왔을 때 점심 먹던 그 장소에서 오늘도 점심식사를 하기로 하고 서로의 짐을 푼다. 김치찌개를 준비해 오신 분이 있어 코펠과 버너를 이용, 찌개를 끓여 먹는데 그 맛이 기가 막히다.
작년 겨울에 왔을 땐 눈보라가 몰아쳐서 간신히 뒤에 보이는 군 훈련용 움막에 들어가 식사를 했는데 오늘은 사람도 많아 다 들어갈 수 없어 안과 밖에서 분산, 식사를 한다. 다행히 햇살이 따듯하고 바람이 없다.
눈밭에서 먹는 뜨끈한 김치찌개의 맛이라니. 아마도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다.
점심식사를 마치고 능선을 따라 다시 하산길에 오른다.
암릉 구간은 경사도 심하고 눈도 많아 제법 위험하다
암릉구간을 지나 잠시 편안한 길을 만나기도
그러나 그 것도 잠시
다시 능선을 따라 경사가 제법 심한 하산길을 만난다
능선을 따라 가면 완만하게 넓은 길과 만날 줄 알았는데 맨 마지막은 거의 수직에 가까운 벼랑길이더라는. 혹시라도 누가 다치지 않을까 걱정으로 마음이 편치 않다
산행 시작한지 6시간 만인 3시 40분경 다시 조무락골 너른 골짜기에 이른다
조무락 계곡엔 벌써 해가 기울기 시작하는데 계곡물은 꽁꽁 얼어붙어 있고 산골의 한겨울 분위기가 제대로 난다
산행 시작한지 6시간 20분 걸려 오후 4시경 산행 기점인 38교에 도착한 우리 일행은 뒷풀이를 가평터미널 근처의 닭갈비집에서 하자는 의견과 고양 화정까지 빨리 가서 그 곳에 가서 저녁식사를 하자는 의견으로 갈린다. 일단 화정의 덕양구청 주차장으로 가기로 하고 출발하는데 벗과나님 차에 탄 우리 4명은 기어코 닭갈비를 먹고 가자고 해서 아쉽지만 일행과 헤어져 가평터미널 근처의 닭갈비집에 도착한다
서울의 그 것과는 달리 양념이 강하지 않고 부드러운 맛의 닭갈비, 그리고 싱싱한 상추가 입맛을 자극한다
닭갈비가 익어가고 추위에 떨던 우리 얼굴도 따듯한 방안에서 술 한 잔 하니 그 기운에 벌겋게 볼이 달아 오른다.
이 집의 또 다른 별미인 동치미. 그 시원한 국물과 아삭한 무우가 정말 일품이다. 아마도 이제껏 먹어본 동치미 중에서 최고가 아닐까 싶다.
오후 7시 닭갈비에 소주 한 잔 그리고 막국수까지 개운하게 먹고 나온 시간이 저녁 7시경. 보름을 하루 앞두고 떠오른 둥근달이 정겹다.
이 곳에서 고양시 화정의 덕양구청까지는 하나도 안막히고 1시간 30분 걸려 8시 30분 도착, 아쉬운 작별을 고하고 조만간 산행을 통해 다시 만나기로 약속한다.
이 자리를 빌어 오늘 처음 정식으로 인사를 나눈 벗과나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허벅지까지 빠지는 눈길 산행은 물론 새벽부터 많은 먹거리를 준비해서 인천에서 출발, 고양시를 거쳐 가평 석룡산까지의 왕복길을 운전하시느라 얼마나 고생이 많으셨을런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신 웃으시며 말씀도 얼마나 재밌게 잘 하시는지.ㅎㅎ
정말 수고 많으셨고 약속한 대로 조만간 산행에서 다시 뵙길 바랍니다. 그리고 얼마 전 교통사고로 허리 통증이 심하셨던 북한산님 다행히 완쾌되어서 눈꽃산행도 거뜬히 하시게 되어 얼마나 다행인지요.
돌아오는 길에 우리 셋이서 이 겨울이 다 가기 전에 사오모 회원님들과 또 다른 눈꽃산행을 가기로 계획을 했습니다. 그 때는 더 많은 분들이 참석하셔서 환상적인 겨울산행의 즐거움을 함께 나누었으면 정말 좋겠군요. 이상 훈장의 가평 석룡산 후기였습니다.^^
첫댓글 먼 산행이라 엄두를 못냈는데 ㅠㅠ
작년에 함께 했던 고양 들메길 회원님 모습도 반갑습니다.
저는 쬠 날 풀리면 함께 할께요.^^*
날 풀리면 눈도 사라진다는.
덕분에 신년 눈꽃산행 잘 다녀왔습니다.오랜만에 산행을하니 조금은 힘들었지만요 그리고 벗과나님 운전하느라고 수고 많이 하셨어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북한산님과 석룡산 눈산행 가게 되어 저 역시 거웠습니다. 허리가 그만하신 게 정말 다행.
사진 잘감상 합니다....좋은 하루였군요~~
김준황님 18마넌짜리 버너가 있었어야 하는데요.
벗과나님이 대단한 기사도 정신을 발휘 하셨군요.
사진 잘 보고 갑니다.
오타다^^ 벗과나님입니당~
'번'을 '벗'으로, 오타 수정 완료
북한산님이 벗과나님 보시곤 산행에 꼭 필요한 진주같은 존재 만났다고 얼마나 좋아하시던지.
산행하면서 북한산님의 걸죽한 입담에 적절한 맞장구를 치신다면 벗과나님의 임기응변 실력도 대충 가늠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전 훈장님이 날아가는 리딩자인줄 몰랐어요...........축지법을 쓰심이 분명 ㅎㅎㅎ.
정말 수고 많으셨습니다.
근데, 언제 이리 많은 사진을........^^........정말 감사해요.....^^
북한산님 생각만 해도 저는 우스워 죽겠어요 ㅎㅎㅎ.
사진으로 보니 더더욱 귀엽네요...........^^
그리고, 무쟈게 맛있는 저 닭갈비와 동치미 또 먹고파요~~~~~~~~~~~!
ps; 저는 산에서 건강한 기를 얻기 때문에 하나도 안힘든답니다.....^^...........마냥 행복 만땅.......^^
저 역시 벗과나님과 함께 산행하며 정식으로 인사하고 얘기 나눌 수 있어 정말 좋았습니다. 조만간 가평, 포천, 철원, 화천의 경계에 있는 백운산으로 눈산행 한번 더 가시지요.
즐건 겨울산행을 하셧군요 보기 좋앗습니다 .......
낙촌님 석룡산 겨울 모습도 레이니어 마운틴 못지 않지요
정말 멋진 산행 늘 부럽습니다 덕분에 저는 앉어서 즐건산행을 늘 함에 여러분들께 감사 ㅎㅎ
언젠가는 미죽님과도 함께 할 날이 있겠지요. 가까운 곳으로 갈 때 한번 가시지요. 아님 미죽님이 가능한 때 공지를 올리셔도 좋고요.
늘~그대로의 모습들 보기 좋읍니다!~ 서해의 석양보러 가느라~~ㅎㅎ
전문 산꾼이신 은하스님 가셨어야 하는데. 작년에 고령산 앵무봉 함께 갔던 일이 생각납니다. 아또 한번은 고령산에서 우연히 만나기도 했지요.
혹시 연수동에 사시는 은하수님 이신가요?........
벗과나님 은하수님이 아니고 "은하스"님이시라는. 그래서 연수동에 살지 않고 서울에 살고 계신 분이지요.
네...........제가 착시 현상이 ㅎㅎㅎ................잘알겠습니다^^
따스한 봄날산에서 함 뵙지여!~^^
와~ 멋진 산행을 하셨군요.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입니다. 예전에 명지산 눈 덮인 산행을 한 적이 있어요. 외롭게 산행을 했던 기억. ㅎㅎ 저도 원래 촌년이라 험한 산행도 잘 합니다. 이 날은 제가 선약도 있고..... 나름 가고 싶었지만 함께 못했네요~ 잘 보았습니다.
햐초입새 부분은 하도 여러번 가서 내 고향 같아요
쩌어 우에 눈 덮힌 산등성이...고기서 나 옛날에 쉬야 했었는뎅...명이지만...고양올레길 친구들이 여럿 함께 해서 심심치 않으셨겠어요...물론 북한산님이 일당십정도는 무난한 입담이시지만... 차량봉사에 바리바리 싸간 음식까지... 난 이번 겨울 눈밭을 한 번도 못 밟아보는가
사오모친구들은 벗과나 북한산님과
첫 산행에서 벗과나님이 점수 많이 따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