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머리 사라지니 속알머리 울고 있다.
같이 사라지자니
그동안 키워 낸 부아통이 엄청 서러워서다.
웃으며
도원결의 비슷한 것을 주섬주섬 바구니에 주어담을 땐
그나마 기쁘고 행복했다.
김가, 황가, 이가, 우가랑 윤가등이
"노인이 행복한 세상"의 복마전을 무혈입성했겠다.
아니
무혈은 아니지만 있는 돈 없는 돈 거덜내며 차지한 고대광실이었다.
좋았다.
너도나도 일억을 받들어 총하고
쌈지 창 들듯 옹위하고 들었으니
주변머리 속알머리로 수호천사를 자처했으니
천하에 이런 유쾌하고 상쾌하고 통쾌하며 흔쾌하다 못해
경쾌한 왕의 자리가 또 있겠더냐 싶었다.
그도 모자라
MOU란 호위무사까지
삼삼하게
사사롭게
오매불망 오금저려가며 육혈포차고 모여들더니
게다가
고문관을 달고 떠꺼머리 낯짝이 부끄럽다 아니하고
병풍노릇 하였으니
별이 다섯개까지 붙잡았으니
오호라
대통령인들 부러울 소냐 였다.
그 자리는.
사년이 모자라서
팔년을 앞에 두고
밑 빠진 독일지언정 부어보자 붓다보면 가득차겠지
허허헉 거리면서
동가식 서가숙으로 꿰어찬 네 자리렸다.
이사장,신문사장,체육회장은 주변머리였고
보무도 당당한 노인회장을 거울삼은 천하의 속알머리 국회의원 匊獪狋猿 아바타란 사나이 내노란 정치꾼들을
귀싸대기 갈기며 호기를 부린 넓고넓은 물같은 단 하나 밖에 없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의 귀공자
한 一 사람 人 을 아룬 대大기자
그 기록記하는 사람 者를 만나
그렇게도 허구한 날 조져대고 씹어대고 나부끼고 얼러대며
더러는 호통까지 치는 치도곤이를 부렸으니
얼마나 넌더리가 났으며 배알이 터질지경이었으며 진저리를 쳤을 것이냐
그래도 그정도는 아직이었나 보다
그러다 말겠지였나 보다.
바야흐로
팔월하고도 보름달이 솟는 십오야를 앞둔
십사야의 삼경을 지나 새벽인데
독립만세를 준비하던 선열의 넋이 불러
속알머리 사라지는 꼴을 보지만 말고 고이 보내드리란다.
얼씨구~
추임새로 밤참을 삼는다.
고요한 아침의 나라가 창가에 어른거린다.
민 대머리가 된 어르신일망정
세상구경 잘 했고 먹어 보고 입어 볼 호의호식 즐겼으니 망정아닌가.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조그만 아주 조그만 염력의 여인 자청비가 웃고 서 있으니
하르르 웃다 손을 벌리고 있으니
환영의 꽃다발을 내밀고 있으니
어여 달려들어 뽀뽀뽀 입을 맞추면 좋지 아니한가
가만있자 지금 내가 누구더러 하는 말인강~
이만하면 알아 챌 인물이 경향각지에 스물스물 빽빽하구나
아무리 부아가 나도 나 몰라라 하지만
이건 아니야 아니랑께
아니올시다
아니마씸
갈아엎어야 새싹이 돋는 거라 예~
외치는 소리없는 소리가 귀청을 울리는 대명천지가 기다린다
아무렴
종교가 철학이 정치가 경제가 사회며 문화에다 체육이
그것을 바라나니
알아차리겠지~ <삶은 계란>이란 걸.
이만하면 없는 주변머리 쓸어봐야 빈 손이고
속알머리까지 사라졌으니
이제는 내 차례군하겠지
부르다가
사라져간 김소월은 청년이었네
그의 외로운 옷자락에 신명이 났으렸다
해를 부른 박두진은
해야 솟아라 솟아라 해야
맑은해야
부르짖었었지
으하하하하하
해해해해해해
함께 달려나와 얼싸안고
우리도 노래 부르자
사라진 주변머리 속알머리 다 놓아두고
민대머리
어르신으로 우렁우렁 노래불러
새 날을 점지하자.
'성춘향'의 <쑥대머리>가 이 대목을 채운다.
광복절 前날이다. 광복을 준비한 날이다.
그래서 나라도 썩었다고 버렸던 인물을 다시불러 복권이요 사면했으렸다.
~ 춘향형상 살펴보니
쑥대머리 귀신형용, 적막 옥방 찬 자리에
생각난것이 임뿐이로다.
보고지고 보고지고 한양 낭군 보고지고,
오리정 정별 후로 일장서一張書를 못 받았으니,
부모 봉양 글공부에 겨를이 없어서 이러는가,
연이신혼宴爾新婚 금실우지琴瑟友之 나를 잊고 이러는가.
계궁항아桂宮姮娥 추월 같이 번 듯이 솟아서 비치고저,
막왕막래莫往莫來 막혔으니 앵무서鸚鵡書를 어찌보며
전전반측 잠 못 이루니 호접몽蝴蝶夢을 어이 꿀 수 있나.
손가락에 피를 내어 사정을 편지할까,
간장의 썩은 눈물로 임의 화상을 그려 볼까.
이화일지梨花一枝 춘대우春帶雨로 내 눈물을 뿌렸으면,
야우문령夜雨聞鈴 단장성斷腸聲의 비만 많이 와도 임의 생각,
추우오동秋雨梧桐 엽락시葉落時에 잎만 떨어져도 임의 생각,
녹수부용綠水芙蓉 연 캐는 채련녀採蓮女와 제롱망채提籠忘採에 뽕 따는 여인네들 낭군 생각은 일반이라,
옥문 밖을 못나가니 뽕을 따고 연 캐겄나.
내가 만일에 임을 못 보고 옥중 원귀寃鬼가 되거드면,
무덤 근처 있난 돌은 망부석望夫石이 될 것이요,
무덤 앞에 섰난 나무는 상사목相思木이 될 것이오.
생전사후生前死後에 이 원통을 알어 줄 이가 뉘 있드란 말이냐.
아무도 모르게 울음을 운다.
첫댓글 다녀 갑니다